달러-원, 해외여행 환전 수요 영향 얼마나…"미미하거나 없거나"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코로나19 팬데믹이 종식되면서 휴가철을 맞아 해외여행 보복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
해외여행을 위해 값이 크게 떨어진 엔화뿐만 아니라 달러화 환전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달러-원 환율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결론부터 보자면 영향이 거의 없거나 미미하다고 할 수 있다.
수급상으로 국내 수출업체와 수입업체의 네고 및 결제, 그리고 역내외 투기 세력의 물량과 비교하면 개인 환전, 특히 여행경비 목적의 환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아주 영향이 없는 것은 아니다. 환전 수요가 몰린다면 달러-원 상승 흐름을 더 가속하는 이슈로는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NH선물의 김승혁 연구원은 3일 "여행수지나 환전 수요 등이 환율을 움직이는 핵심 요인은 아니지만 짧게는 환율의 움직임에 '플러스알파'의 영향을 미치는 것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개인이 은행에서 환전한 당일 은행이 당장 달러화를 사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달러화가 오르고 있는 경우라면 추가적인 상승 부담을 피하고자 환전 수요를 일찍 확정할 수 있다고 김 연구원은 설명했다. 여기에 심리적인 부분까지 가세하면 달러화를 더 튀게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통상 은행들은 엔화나 유로화 등 주요 통화를 포함해 모든 통화를 사기 위해서는 먼저 원화를 달러화로 바꾼 이후에 해당 통화를 매수한다.
김 연구원은 3, 4분기에 환율이 내려갈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라면서 우리나라의 여행수지 적자가 하락 속도를 늦추는 요인이 될 수는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영향력 측면에서 주목할 만한 변수인지는 의문이라면서 장기적 관점에서 여행수지는 환율의 '결정변수'는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시중 은행의 한 딜러는 "환전 규모가 (외환 시장 전체에 비해) 소액이어서 시장에 영향을 미치기 어렵고 거의 영향이 없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규제가 풀리고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지면서 우리나라의 여행수지 적자는 최근 늘어나고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기간 여행 수입과 지급이 모두 줄어들었고, 코로나가 끝나고 나서는 완만하게 회복하는 추세를 보이면서 2022년 하반기부터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1분기 우리나라 여행수지 적자는 32억3천500만달러로 3년 반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4월과 5월 여행수지 적자는 각각 5억달러와 8억2천만달러로 집계됐다.
겨울방학 기간인 1월에 14억9천만달러 적자를 나타내면서 올해 월간으로는 최대를 기록했다.
실제로 국내 4대 시중은행 중 한 곳에 따르면 창구에서 발생하는 개인들의 달러화 환전 금액은 지난 1월 전년동월대비 73%나 급증했다. 개인들의 창구 환전은 대부분 여행경비 마련을 목적으로 이뤄진다.
작년 1~2월까지만 해도 코로나19 팬데믹이 거의 종식 수순이었음에도 환전 수요는 예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지만, 3월 이후 꾸준한 회복세를 보였다. 작년 6월 이후 지난 1년 동안에는 대체로 안정적인 수요를 보이면서 월별로 소폭 차이만 났을 뿐이다.
엔화 환전은 달러화에 비하면 30% 수준에 불과하지만, 지난 1월 기준 전년대비 800%, 즉 8배나 급증했다. 달러화와 유로, 엔화를 제외한 기타 통화 환전 금액은 같은 기간 4배 늘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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