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차대조표 불황 직면…"사라진 455조원"

(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올해 중국의 경제 회복세가 더디다는 우려가 확산됐지만 최근에는 좀더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불황에 직면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8일 보도했다.
신문은 통상적인 대책으로는 경기를 부양하기 어려워 중국 당국이 본격적인 정책을 꺼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일부 매체는 중국이 일본화의 문턱에 서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를 표시했다.
물가 침체, 예상을 밑돈 경제성장률, 인구 감소 등 1990년대 일본이 직면했던 문제가 중국에서 반복될 것이라는 논란이 나온 것이다.
중국이 구조적 불황에 빠질 수 있다는 설은 새롭지 않지만 최근 상황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1990년대 일본은 대폭적인 채무 조정에 따른 '대차대조표 불황'에 빠져 있었다. 기업과 가계 등 경제 주체들이 채무 상환을 서두르고 투자와 소비를 억제하는 현상으로, 지난 2008년 리먼 사태 때도 같은 현상이 목격된 바 있다.
중국이 이미 이와 같은 대차대조표 불황에 발을 내디뎠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폴슨연구소의 씽크탱크인 매크로폴로는 지난 1~6월 중국 가계가 주택담보대출 조기 상환을 위해 2조5천억위안(약 455조8천억원)을 썼을 것으로 추정했다.
해당 규모만큼의 자금이 소비나 투자로 흘러들어가지 않았다는 얘기다. 실제 소비 증가율은 코로나19 위기 이전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매크로폴로 관계자는 "보복 소비가 중국 경제를 구제할 것이라는 생각에는 원래부터 회의적이었다"며 "4~6월 데이터(경제지표)로 지갑이 열릴 것이라는 전망에 종지부가 찍혔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채무 상황은 점차 악화되고 있다. 정부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 산하 국가금융발전실험실(NIFD)에 따르면 GDP 대비 주택담보대출 잔액 비율은 63.5%로 1~3월의 63.3%보다 높아졌다.
주택판매 부진은 대출 수요를 낮추지만 한편으로 GDP 감소로도 이어질 수 있다. NIFD는 이 비율이 오르기 쉬운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NIFD는 "유효수요 부족에 따른 경제성장 둔화는 주택가격 하락을 초래해 가계의 대차대조표를 악화시킬 수 있다"며 "대차대조표 불황 위험에 직면한 중앙 정부로서는 국채 발행 증가가 필수다. 이자 지급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금리의 대폭적인 인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7월 정치국 회의에서 제시된 부동산 대책과 인민은행의 경제 대책 등으로 금융시장에서는 중국·홍콩 주식을 물색하는 움직임이 나타났으나 지속되진 못했다. 대책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왔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지방재정의 악화를 불러온다는 인식에 지금까지 금기시되던 대규모 재정 지출이나 비전통적인 금융완화 등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총력전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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