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난 중동과 중국…고백엔 역시 돈다발
  • 일시 : 2023-08-14 09:10:19
  • 바람 난 중동과 중국…고백엔 역시 돈다발

    오일 머니, 中 첨단산업으로 유입

    美, 기술전쟁 속 중동에 러브콜



    [https://youtu.be/QoOFD8oYaKk]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앞으로도 아부다비 투자기관과 전략적 협력을 다져 나가겠다"

    중국 전기차 시장을 선도 중인 니오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정부의 펀드로부터 7억3천850만달러(약 9천800억원)에 달하는 전략적 투자를 받았다며 지난달 이같이 공시했다. 아부다비 정부가 세운 CYVN이 떠오르는 중국 전기차 업체의 지분 7%를 사들인 것이다. 시장에선 중동 국가들이 중국 전기차 산업 곳곳에 손을 내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수년간 중동 국가들이 중국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오일머니가 중국의 첨단 산업을 키워주는 양상으로, 중국과 기술경쟁을 벌이는 미국이 중동에 다급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글로벌 투자업계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자랑하는 중동 국부 펀드들이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어떠한 역할을 할지 주시하고 있다.



    ◇ 10대 국부펀드 중 4곳이 중동…"중국 기술에 투자"

    국부펀드연구소(SWFI)에 따르면, 세계 10대 국부펀드 중 중동 지역 국부 펀드는 4곳으로, 아부다비투자청(ADIA)·쿠웨이트투자청(KIA)·사우디 국부펀드(PIF)·두바이투자청(ICD) 등이다.

    작년 기준으로 중동 국부펀드가 굴리는 자금은 3조6천400억달러(약 4천820조원)에 달하는데, 전 세계 국부 펀드의 운용자산 규모(AUM) 중 3분의 1을 차지하는 액수다. 일각에선 중동 국부펀드가 2030년까지 10조달러 수준으로 불어난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중에서 10%는 중국에 투자한다는 관측이다.

    이미 오일머니는 중국 자본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중동 국부펀드가 적어도 40여개 A주 상장사의 10대 주주 중 하나라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 아부다비투자청은 투자한 34곳 중 18곳의 10대 주주이며, 쿠웨이트투자청은 42곳 중 29곳의 10대 주주라는 분석이다.

    중동 기관의 투자처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달라졌다. 2000년대 중반, 중국 진출 초기에는 건설업 또는 금융업을 중심으로 투자하며, 은행 기업공개(IPO) 등에 참여했다.

    최근에 와서는 중국의 기술기업에 투자하는 게 달라진 점이다. 중국 매체는 이들이 전기차·친환경 에너지·인터넷·바이오 등 분야를 넘나들며 투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예컨대 중국화공그룹 산하의 농업기술기업 신젠타가 상하이거래소 상장을 준비 중인데, 여러 중동 국부펀드가 투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650억위안(약 11조9천억원) 규모의 신젠타 IPO은 올해 세계 최대 규모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중동은 간접적으로도 중국의 첨단산업에 자금을 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일본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에 투자한 게 대표적이다. UAE 국부펀드 무바달라도 출자한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는 틱톡을 운영하는 바이트댄스나 중국판 우버인 디디에 투자하고 있다.



    ◇ 사우디·중국, 에너지 협력 강화…질투하는 미국

    특히 중국과 아랍 맹주인 사우디의 관계가 갈수록 돈독해지는 분위기다. 사우디 측은 경제 변혁을 겨냥한 비전 '2030'에 필수적인 파트너로 중국을 꼽는다. 실제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심혈을 기울이는 첨단 미래 도시인 네옴 관련 계약을 중국 기업들이 여럿 따내고 있다. 사우디 수도 리야드 내 중국 요릿집이 출장 온 중국인으로 붐빌 정도다. 첨단 산업을 중심으로 오일머니가 중국으로 향할 뿐만 아니라 차이나 머니도 중동으로 향하는 흐름이다.

    여기에 더해 석유 분야에서도 양국은 더욱 가까워졌다. 세계 최대 석유기업인 사우디 아람코가 중국 석유화학 업체 지분을 사들였는데, 이로써 중국 측이 원유를 수십 년 동안 안정적으로 공급받게 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2월 리야드에서 열린 '중국·걸프 정상회의'에서 "원유 거래에서 위안화를 쓰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당시 시장에선 중국이 미국의 패권을 가능케 한 페트로-달러 체제를 페트로-위안으로 대체하려고 시동을 걸었다고 해석했다.

    이처럼 중동과 중국이 첨단 기술과 에너지 분야 등 미국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는 움직임을 보이자 미국 측은 다급해졌다. 지난 6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리야드를 방문해 "미국은 중동을 떠나지 않았다"고 말한 게 하나의 사례다. 파이살 빈 파르한 알사우드 사우디 외교장관도 미국·중국과의 관계를 동시에 다지는 게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중동 지역은 오래된 안보 파트너인 미국에 불만을 품고 있다. 미국의 중동 정책을 예측할 수 없고, 안보 중재자로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앞으로도 중동은 오일머니를 통해 중국과의 관계를 끈끈하게 만들어 갈 전망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미국에 대한 신뢰가 약해진 상황에서 걸프 국가는 미국에 의존하는 질서에서 벗어나 동맹을 다각화하기 시작했다"며 "이 과정에서 미국의 경쟁 세력으로 부상하는 중국이 대안으로 자리매김했다"고 진단했다.

    yt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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