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금융권으로 번진 유동성 우려…부동산 위기, 금융 전이 조짐
  • 일시 : 2023-08-16 07:50:43
  • 中금융권으로 번진 유동성 우려…부동산 위기, 금융 전이 조짐

    "문제 인정하면 뱅크런…도미노 위기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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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중국 금융투자업계에 유동성 문제가 불거졌다. 3천900조원의 규모를 뽐내던 신탁업계가 디폴트 루머와 뱅크런 우려에 휩싸였는데, 관련 업체들은 풍문을 부인하고 있지만 한 회사는 일부 투자상품의 상환 중단을 시인했다.

    시장에선 신탁업계 유동성 문제가 부동산 대출 등과 관련됐다는 추측과 함께 "회수할 수 있는 자금은 빨리 회수하라"는 경고가 나온다.

    16일 차이신·상하이증권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중국 인터넷에서 "중롱신탁(中融)이 2대 주주인 중즈그룹(中植) 문제로 상환을 중단했다" "우쾅신탁(五鑛)·광다신탁(光大)·중항신탁(中航)에도 문제가 생겼다"라는 소문이 퍼졌다. 여기에 폭뢰(爆雷)라는 표현이 쓰였는데, 중대한 문제를 일컫는 중국 금융권 용어다.

    같은 날 밤엔 중롱신탁에 돈을 맡긴 일반 기업체가 상환을 받지 못한 사실을 공개했다. 이후 12일부터 현재까지 10여 곳의 기업체가 중롱신탁 상품에 투자하고 있지 않거나, 보유 중인 중롱신탁 상품은 안전한 상품이라고 밝혔다.

    ◇ 중롱, 상환 중단…다른 업체 "루머에 법적대응"

    중롱신탁은 2조9천억달러(3천900조원)에 달하는 중국 신탁업계에서 가장 큰 업체 중 하나다. 중국 신탁회사는 상업은행·투자은행·프라이빗에쿼티(PE)·자산운용사와 비슷한 사업을 한다. 기업과 부유층으로부터 자금을 모집해 부동산 개발회사 등 법인에 대출을 내주거나 주식·채권 등에 투자한다. 신탁업계가 서비스하는 자산관리 상품인 리차이(理財)의 경우 은행예금보다 고수익을 제공해 단기자금을 굴리려는 투자 수요가 많다.

    루머에 대해 중롱신탁 관계자는 "(일부 상품의) 상환 중단이 발생한 건 맞다"고 차이신에 밝혔다. 최근 시장 심리가 나빠져 캐시 풀링(Cash Pooling) 상품에서 자금을 빼내려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캐시 풀링이란 여러 기업체가 웅덩이(Pool)에 자금을 부어 공유하는 것을 뜻한다. 자금을 부은 기업은 이자 수익을 올리고, 자금을 빌려 가는 기업은 저금리 혜택을 본다. 중롱신탁은 서로 만기가 다른 여러 신탁플랜을 차환 발행하는 식으로 자금 풀을 관리했다. A 기업이 만기 도래로 찾아가려는 자금을 새로 들어온 B 기업의 자금으로 돌려막은 것이다.

    중롱신탁 관계자는 "캐시 풀링 상품의 경우 자금이 끊임없이 들어와야 한다"며 "누군가 상품을 매수해야 상환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최근 자금이 모이지 않아 어쩔 수 없었다는 해명이다.

    우쾅·광다·중항신탁 관계자는 루머를 부인했다. 회사와 투자상품이 모두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허위사실 유포에 법적인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 "사태 처리 못하면 뱅크런"…中, 그림자금융 리스크 직면

    신탁업계의 해명과 부인에도 중국 금융시장은 뱅크런(대규모 자금 인출) 발생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모 신탁회사 관계자는 "소문이 너무 크게 퍼졌다"며 은행권에서 관련 사실을 문의하고 있다고 차이신에 말했다. 이어 "사태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뱅크런(대규모 자금 인출) 리스크 터질까 우려스럽다"고 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문제가 있는 신탁회사라면 문제가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며 "문제가 있다고 하는 순간 캐시풀링 상품에서 뱅크런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도미노 효과로 신탁업계 위기가 가속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중롱신탁의 유동성 문제가 부동산금융과 관련됐을 수 있다는 추측을 하고 있다. 지난해 중롱신탁을 비롯한 신탁업체들이 부동산 경기가 반등한다는 판단하에 다수의 부동산 프로젝트에 투자했기 때문이다. 중롱신탁은 부실한 개발업체에 자금을 공급한 2대 주주 중즈그룹과 그 관계회사에도 상당한 자금을 내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적인 부동산 투자회사 블랙스톤의 중국판이라고 불린 중즈그룹의 문제로 중롱그룹의 유동성이 꼬였다면, 중국 부동산 시장의 리스크가 금융권으로 전이되는 상황이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시장 심리 악화로 투자상품 매수가 적어졌다는 중롱의 해명은 부차적인 이야기인 셈이다.

    지난 수년간 그림자금융에 속하는 신탁회사의 리스크 해소에 힘쓴 중국 금융당국은 지난달 테스크포스(TF)를 꾸린 것으로 전해졌다. 신탁업계 리스크를 과거부터 인지했던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NFRA)이 중롱에 앞으로의 상환 계획과 처분 가능한 자산을 보고하라고 지시했다는 보도다.

    그림자금융이란 은행과 비슷한 역할을 하면서도 규제·감독 사각지대에 있어 상대적으로 불투명한 금융회사를 뜻한다.

    우리나라 감사원 격인 중국 심계서(NAO)도 지난해 그림자금융의 중심인 신탁산업을 들여다본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손실이 늘어나는 가운데 신탁업계가 금융시스템에 어떠한 영향을 줄지 가늠하려는 작업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중롱 사태와 관련해 "모두 터질 줄 알았던 일이다"라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yt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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