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동산 위기 지방정부로 확산하나…"LGFV 파탄 나면 만사 끝난다"

(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중국 지방정부 산하 인프라 투자회사의 자금 사정이 악화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8일 보도했다.
지방정부 산하 투자회사가 발행한 채권 잔액은 약 13조6천억위안(2천496조원)에 이르며 일부 채권 금리는 급등하고 있다. 신문은 대응을 잘 못할 경우 금융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 내륙에 있는 구이저우성 쭌이시(遵義市) 신시가지에는 30층이 넘는 오피스 빌딩 건설의 공사가 멈추어 서 있다. 현장에서 일하는 경비원은 "올해 들어 한 번밖에 급여를 받지 못했다"고 한탄했다.
건설 주체는 쭌이시 산하의 쭌이도로교각건설그룹(遵義道橋建設集団)으로, '융자평대(融資平台)'로 불리는 지방정부 산하의 투자회사(LGFV) 중 한 곳이다. 여기서 '평대'는 플랫폼을 의미한다. 즉 지방정부의 대출 플랫폼이라는 의미다.
중국 정부는 인가된 채권 발행 이외의 자금 조달을 할 수 없다. 지방채 발행은 각 성(省)별 발행액 할당 등을 통해 중앙은행이 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
융자평대가 별동대로서 자금을 조달, 공공사업을 통해 지방경제를 지탱해왔다.
쭌이도로교각건설은 인프라 개발을 목적으로 한 채권발행이나 은행 대출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 쭌이시 교외에 대형 국제회의장과 고급 호텔 등을 건설해왔다.
하지만 낮은 채산성의 프로젝트, 부동산 불황, 제로 코로나 정책에 직격탄을 맞으며 자금 사정이 악화됐다. 대금 미지급 등으로 다수의 소송에도 휘말렸다.
거액의 채무를 안은 쭌이도로교각건설은 작년 말 은행 대출 조건을 재검토한다고 공표했다. 상환 기한을 20년으로 두고 금리를 연 3.0~4.5%로 적용한다는 내용이었다. 기존 조건은 밝히지 않았지만 회사에 크게 유리한 내용으로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추정했다.
쭌이도로교각건설에 대출해주는 은행이 부담을 안게 되면서 중앙 및 지방정부 지원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됐다. 이 여파로 추가 자금조달이 어려워져 오피스 빌딩 등의 건설을 언제 재개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쭌이도로교각건설과 같은 융자평대가 발행하는 채권을 중국에서는 '성투채(城投債)'라고 부른다. 중앙정부는 2014년까지 지방정부에 의한 지방채 발행을 원칙적으로 금지해왔다. 그럼에도 자금을 조달하고 싶은 지방정부가 빠져나갈 구멍 중 하나가 바로 성투채였다.
중국 조사회사 윈드에 따르면 성투채 발행 잔액은 13조6천억위안(약 2천490조원)으로 5년 새 두배로 급증했다. 미국 씨티그룹에 따르면 성투채를 포함한 융자평대의 이자부 부채 규모는 작년 기준 약 47조위안(8천609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39%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성투채는 지방정부 지원을 전제로 일반 민영기업이나 국영기업이 발행하는 회사채와 구별된다.
그간 성투채는 암묵적인 정부 보증을 받는 것으로 인식돼 신용평가사들로부터 높은 등급을 받아왔다. 하지만 지방재정을 지탱해온 토지사용권 매각 수입이 급감하면서 지방정부의 지원 여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성투채는 역내 은행과 펀드, 보험사뿐만 아니라 외국인과 개인도 매입하고 있어 디폴트가 발생하면 그 영향이 클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는 우려했다.
윈난성 쿤밍시에서 지난 2012년 문을 연 쿤밍창수이국제공항의 경우 주변 개발이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공항 주변의 경제개발구와 주택, 도로 개발 등을 담당하는 쿤밍공항투자개발그룹이 자금난에 빠졌기 때문이다
중국 신평사인 충청신에 따르면 쿤밍공항투자개발그룹의 작년 부동산 개발 수입은 '제로'였다. 해당 그룹이 발행한 성투채는 디폴트를 우려하는 투자자들의 매도에 유통시장 수익률이 12%를 넘어섰다. 한 시장 관계자는 "쿤밍시 정부 산하의 투자회사 대부분이 자금 조달 능력을 잃고 있다"고 우려했다.
니혼게이자이의 한 편집위원은 중국 지방정부의 숨은 빚인 LGFV가 최종 출연자, 즉 최종 보스 격에 해당한다며 "LGFV까지 파탄 나면 만사가 끝난다. 중국 당국은 사태를 제어할 수 있는가"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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