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과 '경제 밀착' 택한 尹…높은 대외의존도 '돌파구' 될까
(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일본과 전방위적으로 협력을 강화하며 경제 부문에서도 밀착하는 선택을 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최근 경제의 높은 대외 의존도를 반복적으로 언급하며 문제의식을 드러냈는데, 한미일 협력을 돌파구 중 하나로 본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 국무회의에서 한미일 정상회의 성과를 전하며 "한미일 3국의 포괄적 협력 체계를 제도화하고 공고화했다. 안보뿐만 아니라 경제, 첨단기술, 개발 협력 등을 망라한 포괄적 협력체를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8일 미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만나 경제 안보 분야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첨단기술 분야 협력으로 미래 성장동력도 확보하기로 했다.
미국, 일본과의 한차원 높은 관계 강화는 외교·안보 이슈뿐만 아니라 대외 의존도가 높은 경제 구조에 대한 고민의 결과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의 연대와 협력은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가 번영하고 발전하는 토대"라고 말했다.
앞서 잼버리 대회와 국가 브랜드 이미지의 중요성을 강조할 때도 경제의 대외 의존도가 세계에서 가장 높기 때문이라고 했고, 그간 수출, 투자 유치, 세일즈 외교 등의 중요성을 언급할 때도 늘 대외 의존도가 높은 점을 짚었다.
실제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수출입 비율인 무역 의존도는 60~80% 수준인데 다른 선진국 대비로 높은 편이다.
이로 인해 대외 경제 여건이 악화할 때마다 예상보다 수출이 더 위축되고 성장 전망이 어두워지는 게 현실이다.
게다가 일부 선진국 중심으로 보호무역주의가 대두하면서 원자재나 핵심 광물 등 공급망 상의 물자가 '무기화'되거나 불리한 규제에 직면할 리스크가 커진 상황이다.
일본은 지난 2019년 한국 대법원의 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반발로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에 나선 바 있고, 2021년에는 중국발 요소수 품귀 사태로 물류 마비 우려가 고조되기도 했다.
또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과학법 등 한국 기업에 부담을 주는 규제 카드를 꺼내 세부 사항을 손질 중이다.
이런 국제통상 질서의 변화와 대외 의존도가 높은 경제 구조를 고려할 때 신뢰할 수 있고 대화가 통하는 '내 편'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판단일 수 있다.
윤 대통령은 "각종 도전 요인이 얽힌 전례 없는 글로벌 복합 위기가 우리에게 새로운 차원의 대응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특정 국가와의 밀착이 중국 등 일부 국가를 배제하는 셈이 돼 교역과 투자에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정부는 한미일 간의 관계 강화를 중국 배제와 연결 짓는 것은 잘못된 해석이라는 입장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중국은 중요 경제 파트너이고 상호 존중하며 긴밀히 협력한다는 방침"이라며 "중국을 배제하거나 척질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대중국 수출 감소도 양국 관계의 악화 때문이라기보다는 경기 사이클, 산업 경쟁력 변화 등의 결과물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최근 우리 수출의 특징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대중 수출 감소의 65%는 중국 자체의 수요가 줄어드는 경기 요인의 영향이고, 나머지 35%는 한국의 경쟁력 감소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현실을 냉정하게 보고 실리를 쫓는 것이 우선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한미일 협력이 당장 수출과 투자 성과로 이어지지 않아도 3국의 GDP가 전 세계 GDP의 3분의 1에 가까운 만큼 경제 협력을 강화하면 장기적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게 윤 대통령의 생각이다.
장재철 KB국민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 이후 글로벌 경제가 분절화, 탈세계화되고 있다"며 "한미일 정상회의는 우리의 노선을 분명히 한 것으로 불확실성이 줄어든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3국이 공급망 재편에 대해 협력하는 방향인데 우리의 목소리를 높여야 하는 숙제가 있다"면서 "새로운 산업을 함께 리드하고 위기 시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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