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초강대 경제블록 탄생…"의미깊은 정상회담"
  • 일시 : 2023-08-24 19:08:15
  • 한미일 초강대 경제블록 탄생…"의미깊은 정상회담"

    첫 재무장관 회의, 10월 또는 11월 개최할 수도

    연말 서울서 한중일 정상회담도 열릴 듯



    [https://youtu.be/AxGc8HzeBXc]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지난 18일 미국 워싱턴 근교 한 산장에서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1%를 차지하는 한·미·일의 정상이 삼각 경제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세 나라는 산업 측면에서 공급망과 첨단기술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팬데믹 등으로 겪은 공급망 교란을 되풀이하지 않고, 첨단기술을 통한 번영을 열어가자는 차원에서다. 세 나라 기업의 경제교류를 뒷받침할 금융협력도 논의됐다.

    다만 이들의 안보·경제협력이 동북아를 넘어 남중국해를 포함한 인도·태평양을 겨냥한다는 점에서 중국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윤석열 정부가 연내 서울에서 열고자 하는 한·중·일 정상회담에서 한국과 중국의 경제협력도 강화할지 관심이 쏠린다.

    이달 미국 대통령의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의 경제적 성과 중 하나는 상무·산업 분야 장관회의의 연례화다. 경제와 안보가 결합하는 시대에 한국의 공급망과 전략산업이 더욱 탄탄해질 수 있어서다.

    연원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경제안보팀장은 "굉장히 의미 있던 정상회담"이라며 "중층적이라는 부분과 정례화라는 부분이 의미 깊다"고 말했다. 한·미·일의 경제협력이 실무적으로도 긴밀해진 데다 제도화를 이뤄냈다는 평가다.

    앞으로 매년 머리를 맞댈 세 나라의 상무·산업 분야 주무 부처 장관과 실무진은 반도체·배터리 등의 공급망과 미래 먹거리를 창조할 첨단기술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코로나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흔들렸던 공급망의 강화는 세 나라의 공통과제다. 3국은 조기경보시스템(EWS)을 마련했는데, 각국 대사관에서 반도체·배터리 등 특정 물자의 공급망 정보를 교환하는 방안이다.

    반도체 분야에선 각각 제조·설계·장비에 경쟁력을 가진 세 나라가 끈끈한 협력관계다. 삼성전자가 일본 요코하마에서 반도체 개발 거점을 추진하는가 하면, 일본 히타치하이테크 등이 한국에 투자하기도 했다. 퀄컴 등 미국의 반도체 팹리스는 삼성전자의 주요 고객사다. 세 나라 민간기업의 끈끈함은 배터리산업에서도 관찰된다. 국내 배터리업계의 주요 고객은 미국과 일본의 자동차 제조사로, 특히 내년부터 미국 전기차 4대 중 3대에 한국산 배터리가 탑재될 전망이다. 국내 배터리 3사가 미국에서 생산시설을 확장 중인데, 지난 3월,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7조억원 이상을 투자해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세 나라가 첨단산업에서 보일 행보도 기대된다. 인공지능(AI)·우주·양자 분야 등에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연원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경제안보팀장은 "첨단 기술과 관련해 국제 표준 등이 언급됐다"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시장을 선점하고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세 나라가 함께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진단했다. 한·미·일 3국 정부는 표준화 기관간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문재인 정부 시기에는 한반도 이슈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미·일이 첨단기술 분야에서 가까워질 동안 소외됐던 한국이 존재감을 갖게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재계에서는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경제계는 한·미·일 협력이 안보를 넘어서 경제협력, 첨단기술, 경제안보 강화로 포괄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방향을 크게 환영한다"고 말했다.

    세 나라는 금융분야에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연내 최초로 3국 재무장관회의를 개최할 전망이다. 일각에선 10월 모로코 마라케시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회의 또는 11월 샌프란시스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를 계기로 한·미·일 재무장관이 만날 것으로 관측했다.

    이들이 세 나라간의 교역과 투자를 뒷받침할 금융·외환시장 안정과 관련해 소통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일본과 미국을 상대로 금융·외환시장 협력을 이어왔다.

    일본과는 지난 6월 한일 재무장관회의에서 양국 통화스왑 복원에 합의하며 금융협력을 정상화했다. 한일 통화스왑은 2015년 2월에 종료된 바 있다.

    미국과는 유사시에 협력한다는 서로의 의지를 그간 확인해왔다. 한미 통화스왑과 관련해선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 등을 고려할 경우 긴급한 사안이 아니라는 의견이 나온다. 또한 미국은 유사시가 아닐 경우 비기축통화국과 상설 통화스왑을 체결하지 않는다.

    세 나라 정상은 3국을 넘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이들은 공동성명문을 통해 "한미일 협력은 단지 우리 국민들만을 위해 구축된 파트너십이 아닌 인도·태평양 전체를 위한 것"이라며 "연례 3자 인도·태평양 대화를 발족하고, 인도·태평양 대화(차관보급·국장급)를 출범해 인태지역에서 협력을 촉진하고, 신규 협력 분야 발굴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미·일의 주요 무대가 될 인도·태평양은 전 세계 인구 65%가 거주하고 GDP의 62%를 차지하는 지역이다. 한국의 수출과 수입 대부분이 인·태 지역에서 나온다. 지역의 번영이 개방형 통상 국가인 한국의 국익에 직결되는 배경이다.

    다만 인·태 지역의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미국과 주변 동남아 국가와 마찰을 빚고 있다. 중국이 한·미·일의 공동성명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까닭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미국은 아시아·태평양을 교란하려는 시도를 포기하고, 한국과 일본은 미국 패권의 바둑돌이 되지 않길 바란다"고 논평했다.

    전문가들은 중국과의 관계도 슬기롭게 풀어야 한다고 제언한다. 한·중 양국의 경제관계가 밀접해서다. 경제계는 2019년 이후 중단된 한·중·일 정상회담이 연내 서울에서 개최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한·중·일 회의를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또는 리창 중국 총리가 방한할 경우 다양한 경제 분야에서 한·중 협력이 재개될 전망이다.

    최근 중국이 6년 넘게 잠갔던 한국 단체관광 빗장을 풀어 화장품·여행레저 등 중국 소비 관련 기업의 주가가 달아오른 점에서 한·중 경제협력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중국 유커(관광객)이 돌아온다는 소식에 관광·여행업계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도 기대감에 술렁였다.

    한·중 경제협력에 정통한 한 인사는 "중국과 한국이 서로 비교우위를 발휘할 수 있고, 협력 잠재력이 아무래도 더 크다"며 "공급망을 더 안정적으로 보장하고, 미래 산업 분야에서 공동발전하는 데 더 서두르길 바란다"고 말했다.

    ytseo@yna.co.kr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