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와 벽계원의 공통점은 높은 단기외채 부담…"외환위기와 비슷"
(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최근 중국 부동산 시장 위기의 진원지인 헝다그룹과 컨트리 가든(벽계원)의 공통점은 '높은 단기 외채 부담'이며 한국의 외환위기와 비슷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1일 '중국 대외 부채 점검' 보고서에서 "2021년 이미 신용 이벤트가 발생했던 헝다와 벽계원의 공통된 특징은 다른 중국의 대형 부동산 기업 대비 외화 표시 부채의 규모와 비중이 크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벽계원의 지난해 말 기준 외화 표시 부채 잔액은 100억달러 수준이다. 부채 금리를 평균 5%로 가정하면 1년 동안 외화 이자액은 5억달러, 원화로 6천억원을 상회한다. 이번 이자 미지급액이 300억원 수준으로 미미한데도, 해결하지 못하는 이유다.
한 연구원은 "자국 내 은행 대출이나 위안화 채권은 정부 개입 하에 만기 연장·이자 유예가 가능하지만, 대외 부채의 경우 외국인 투자 비중이 높아 신용 이벤트가 발생하기 전에 조정이 어렵다"며 "우려 확산과 조달 금리 상승은 중국의 외화 부채 신용 리스크를 고조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의 대외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2조5천억달러로 10년 전보다 3.3배 증가했다. 그중에서 만기 1년 이하의 단기 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이 현재 60% 내외로 높은 수준이다. 금융기관 비중이 45%로 정부·비금융기업 대비 높아 부채 안정성은 낮다.
한 연구원은 "금융 시장이 전반적으로 안정적이고 단기 금리 변동성이 낮은 시기에는 단기 부채가 크게 문제 되지 않지만, 최근같이 금융 시장 변동성이 높을 경우 급격한 유동성 부족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며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둔화와 글로벌 금리 상승은 중국의 대외 부채 부담을 높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중국의 총 대외자산 9조달러 중 유동화가 용이한 자산은 4~5조달러 수준으로 추정했다.
한 연구원은 특히 단기외채 비중이 높은 중국의 현 상황이 과거 한국 외환위기 때와 비슷하다고 진단했다. 현재는 양호하지만, 급격히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1996년 당시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330억달러인데 대외부채는 1천620억달러, 단기 대외 부채 비중은 36%였다.
한 연구원은 "중국은 단기 외채가 총 외채·외환보유액·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 1996년의 한국보다는 좀 더 나은 상황"이라면서도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시장금리 상승, 중국 채권에 대한 투자 심리 저하가 지속될 경우 중국의 외화 채권 차환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결국 중국 정부가 민간 외화 부채를 부담할 가능성이 높으나, 그 전에 외국인 투자자와의 협상을 통해 부채 수준을 최대한 낮출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지방 정부 기관, 민간까지 중국 정부의 부채 부담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hrsong@yna.co.kr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