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침체 빠지면 韓 신용위험 커진다는 데…매파 한은 언제까지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한국이 주요 신흥국 중에서 미국의 경기침체에 따른 부정적 파급효과에 취약하다는 평가가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행은 매파적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통화정책 효과의 시차를 고려하면 정책적 실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7일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신흥국의 신용 사이클은 지금으로선 양호해 보이지만 한국과 브라질, 중국, 태국 등의 부채 상환 리스크를 향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침체 가능성이 커졌을 뿐만 아니라 국제 유가의 상승과 글로벌 교역량의 감소, 취약한 금융 사이클 등의 배경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BofA는 특히 한국의 민간 비금융부문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높아진 점과 국제결제은행(BIS) 신용 갭 지표가 플러스인 점을 위험 요인으로 꼬집었다.

BIS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민간 비금융부분의 DSR은 23.6%로 집계됐다. 조사 대상 32개국 가운데 우리나라보다 높은 곳은 홍콩(35.6%)과 브라질(26.8%)뿐이었다.
DSR은 차입자의 총 금융부채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비율로, 해당 비율이 높을수록 부채 상환 부담이 크다는 뜻이다.
DSR은 작년 1분기 21.0%였던 것에서 점진적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2018년에는 19.0%였다.
BofA가 두 번째로 제시한 BIS 신용 갭은 민간대출(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의 합)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장기 추세에서 어느 정도 벗어났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통상은 2% 미만이며, 2~10%는 주의, 10% 이상은 경보 단계로 평가된다.
한국의 경우 지난 1분기 기준 12.7%를 나타냈다. 작년 3분기에는 16.8%까지 높아진 바 있다. 그러나 2019년의 5.9%와 비교하면 매우 높아진 편이며, 2018년에는 0.3%에 불과했다.
눈에 띄는 점은 대부분 국가의 BIS 신용 갭이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다. 43개국 가운데 우리나라보다 높은 곳은 일본(19.0%) 뿐이었고, 태국이 9.2%로 우리나라의 뒤를 이었다.
BofA는 이같은 상황에서 신흥국 중앙은행이 상대적으로 매파적 기조를 보인다면서 특히 한국과 태국이 눈에 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DSR이 높아지고 신용 갭이 플러스를 보이는 상황에서 정책 실수의 위험에 크게 노출돼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몇 달 사이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다소 낮아졌지만 뉴욕과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이 평가한 향후 1년 뒤 침체 확률은 60%를 웃도는 수준으로 낮지 않다.
침체 시기가 지연되고 있지만 고금리 환경이 지속되면 피하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침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국의 신용 사이클에 위험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을 매파라고 평가하기는 좀 어렵다"면서 "다만 금리 인하를 서둘러서 해야 하는 입장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BofA가 제시한 우려에 대해서는 "취약한 상황은 분명히 맞다"면서 "팬데믹 이후 가계부채가 많이 늘었고, 상대적으로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 기업 부채와 정부부채가 많이 늘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경기침체가 오고 중국도 침체에 빠진다면 상환 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다"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은 이미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고 전반적인 가계 부채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석길 JP모건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이) 가계 부채의 증가 추세를 긴축적 통화정책 기조로 제한할 필요가 있고 그것이 가계 대차대조표의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적 선택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박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에 대해 "특별히 비둘기파적 견해를 가질만한 요인은 없는 것 같다"면서 "지난 회의와 비슷하게 매파적 경향성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중동의 정세 불안으로 유가가 오를 가능성이 있는데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으로 수렴되는 것이 얼마나 지연됐을지와 생각했던 수준의 성장률을 유지하는 지 등이 고려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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