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發 악재에 이중 압력 받는 원화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무력 충돌로 빚어진 중동 불안이 원화에 이중 악재로 본격 반영될지 주목된다.
지정학 충돌 우려가 국내외 증시에 위험회피 요인으로 반영되는 데다 미국 재정 지원 이슈에 따른 미 국채 발행 증가 우려로 국채 금리까지 급등하고 있어서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전일 달러-원 환율은 7.80원 상승한 1,357.40원에 마감했다. 연고점(1,363.50원) 이후 2주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하루 만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지역을 둘러싼 지정학 분위기가 돌아선 점이 환율 상승에 결정적이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내 아랍 병원에 대규모 인명피해를 낳은 폭발 사고로 미국과 주변국의 회담은 무산됐다.
이러한 중동 정세는 원화에 겹겹이 약세 요인을 쌓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주식과 채권 등 금융시장 전반에 원화 가치에 부정적 요인이 늘어나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가장 먼저 미국 국채 금리는 고공행진을 재개했다. 지난달부터 미 금리는 인플레이션 및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긴축 장기화 우려로 상승했다.
전일 미 10년 장기 금리는 장중 4.99%대를 기록해 지난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경신했다.
여기에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을 위한 재정 지원은 국채 공급 부담으로 금리에 상승 압박을 더 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 대만 등에 대한 1천억달러 규모의 안보 지원 예산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정학 이슈로 글로벌 증시가 부진한 가운데 금리는 위험회피 심리에 연동하지 못한 채 상승하고 있는 셈이다.
국내 증시도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했다. 이로써 채권과 주식, 원화가 동반해서 트리플약세 국면을 나타냈다.
은행의 한 딜러는 "미국 금리가 예전처럼 안전선호 이슈뿐 아니라 수급 문제로 상승하고 있다"며 "이런 식으로 계속되면 달러 강세가 완연하다"고 말했다.
그는 "환율이 틈 메우기를 하고 1,340~1,360원 레인지를 본다"고 덧붙였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8월부터 외국인은 한국 채권이나 주식을 전반적으로 매도하는 트렌드"라며 "최근 미국 금리가 오르고 유가가 전쟁 상황에 불안해지면서 달러-원은 상단을 열어둬야 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러한 패턴이 지속할 경우 원화는 추가 약세가 불가피하다.
주요 통화 대비 원화가 상대적으로 선방한 측면도 있어 이를 되돌리는 조정을 받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최근 지정학 이슈가 유가와 인플레이션 불안을 자극하고, 미국 국채 수요가 예전만큼 많지 않다는 견해도 나온다"며 "미 금리가 작년 고점을 넘어선 만큼 달러-원은 추가 상승 시도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엔 중동 이슈가 일회성 요인으로 국내 시장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며 "지금처럼 양쪽이 강 대 강으로 나오면 쉽게 끝나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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