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0년 금리, 韓 시장도 직격탄…네가지 경로 확인됐다
[https://youtu.be/b-m7Fch5IQI]
※ 이 내용은 10월 24일(화) 오후 4시 연합뉴스경제TV의 '경제ON' 프로그램에서 방영된 콘텐츠입니다. (출연 : 권용욱 연합인포맥스 기자, 진행 : 이민재)
[이민재 앵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핵심적인 변수로 떠오른 것이 미국 10년물 국채금리입니다. 그런데 한국 경제와 미국 금리와 관련한 흥미로운 연구도 발표됐다고요?
[권용욱 기자]
네, 글로벌 금융시장의 벤치마크가 되는 것은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입니다. 최근 5% 선마저 뚫고 올라가며 고금리에 대한 우려가 커졌는데요. 이런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이 우리나라를 포함한 신흥국에 더욱더 치명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국제결제은행, 즉 BIS는 세계 중앙은행들의 중앙은행이라고 불릴 정도로 세계 각국의 거시정책을 권고하는 보고서를 내놓고 있는데요. BIS에 따르면 최근처럼 미국 장기 국채 금리가 기간 프리미엄 때문에 오를 경우 신흥국에 유의미하게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앵커]
기간 프리미엄이란?
[기자]
기간 프리미엄이란 기간, 즉 채권을 길게 보유하고 있음으로써 채권 보유자에게 제공하는 프리미엄인데요. 투자자가 단기채권보다 장기채권에 투자하면 투자 자금이 오랜 기간 채권에 묶여 있게 됩니다. 이렇게 오랜 기간 자금이 채권에 묶여 있으면 그때까지 인플레이션이나 금리 상승에 따라 채권의 가치가 하락할 위험이 있는데요. 이런 위험성 때문에 투자자들은 통상 단기채권보다 장기채권을 투자할 때 높은 금리를 요구합니다.
BIS는 지난 2004년 1월부터 작년 6월까지 미국 10년 국채 금리가 급등했던 30개의 시기를 선정해서 분석했는데요. 30개의 시기마다 변수 간의 관계는 매우 다양하고 상이하게 나왔는데, 거의 공통으로 나온 변수의 관계가 이 기간 프리미엄과 신흥국 경제 간의 관계였습니다. 이 신흥국 범주에는 우리나라도 포함이 됐고요.
미국의 기간 프리미엄이 확대되는 경우에는 신흥국의 자국 국채 금리가 상승하고요, 신흥국의 통화 가치는 하락하고, 신흥국 주가도 하락하며, 신흥국의 외국인 채권 자금 유입이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다 구체적인 수치로 확인해보면, 미국 기간 프리미엄이 100bp, 즉 1%포인트 오를 때 한국과 같은 신흥국 자국 국채금리는 1.15%포인트 오르는 것으로 분석됐고요. 같은 경우에 신흥국 통화 가치는 약 6% 평가절하되며 신흥국 국내 주식시장 가격은 5% 떨어집니다. 그리고 신흥국의 채권과 주식 외국인 자금은 최대 8%까지 순유출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최근 미국 국채금리 상승이 기간 프리미엄 때문이라면, 연구 결과에 특히 주목해봐야겠네요?
[기자]
네, 최근 미국 연방정부가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국채 발행을 늘리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재정건전성도 나빠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정부의 재정 상황이 나빠진다는 것은 아무리 미국 국채라지만 만기가 긴 국채에 투자하는 위험성을 높이는데요. 만기가 긴 국채를 투자하는 데 따른 위험을 보상해달라는 것이 기간 프리미엄인 만큼 최근 금리 상승은 기간 프리미엄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에 BIS가 발표한 연구 내용은 여러 가지로 주목할 만한데요. 기존에는 중앙은행의 기준금리를 주요 기준으로 삼는 연구가 많았지만, 이번에는 10년물 국채 금리라는 시장금리의 움직임을 주요 기준으로 30개의 시기를 선정했습니다. 또, 우리나라를 포함한 총 17개 신흥국을 대상으로 미국 기간 프리미엄을 비롯한 28개의 변수를 활용했고, 그 부정적인 전이 효과가 큰 시기별로 특징을 파악했다는 점에서 기존 연구들과는 차별화됩니다.
참고로 기간 프리미엄뿐만 아니라 미국 달러 지수도 신흥국 경제에 유의미하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미국 달러화 지수는 신흥국의 달러 대비 명목 환율과 신흥국의 주가지수, 신흥국의 외국인 증권자금 유출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구체적인 숫자를 보면 미국 달러인덱스가 10% 상승하면 신흥국 통화 가치는 약 8% 평가절하되고요. 또 8% 정도 신흥국 주식 가격이 내려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고금리뿐만 아니라 강달러까지 이어지는 만큼, 우리나라의 환율 움직임이나 주가지수, 외국인 자금 유출 등을 더욱더 각별하게 주시해야겠습니다.
[앵커]
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와 관련해서 또 다른 얘기도 나눠보겠습니다. 미국에선 금리가 크게 오르는 데 주택 가격도 덩달아 오른다고요?
[기자]
네. 일반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주택가격의 상승은 억제되거나 하락합니다. 금리가 높다는 것은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높다는 것이고, 대출 금리가 높으면 주택을 사기 위해 은행에서 돈을 빌릴 문턱이 높아진다는 뜻인데요. 쉽게 말해 고금리는 시중의 유동성을 옥죄기 때문에 주택 가격도 상승하기 어려운 게 정설입니다.
그런데 최근 미국에서는 매우 이상한 일이 나타나고 있는데요. 먼저 미국 주택가격부터 보실까요?
파란 선은 미국 전국의 주택가격이고, 붉은 선은 20개 대도시의 주택 가격인데, 전국주택가격은 역사상 최고치를 넘어섰고요. 20대 조시 주택가격도 역사상 최고치 수준에 근접했습니다. 미국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0년 고정금리 기준으로 최근 7.7%까지 올라 8%에 육박했고요. 지난 2000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앵커]
매우 신기한 현상인데, 그 이유가 무엇인가요?
[기자]
여러 가지 분석들이 제기되고 있는데, 우선 새롭게 짓는 신축 주택의 공급이 부족한 것이 하나의 원인으로 꼽힙니다. 실제로 미국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신규주택 착공 실적은 지난 8월에 약 3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었는데요. 9월 들어 7% 정도 늘어나긴 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입니다.
신규주택의 착공이 중요한 원인은 기존 주택 보유자들이 집을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인데요. 기존 주택 보유자는 예전에 저금리로 대출받았었는데, 비싼 고금리로 갈아타면서까지 집을 내놓을 이유가 없는 겁니다. 현재 집주인들은 통상 3% 안팎의 금리로 대출받았는데, 그때보다 두 배가 넘는 수준의 금리에서 새로 집을 살 생각을 못하는 거죠.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에 따르면 가장 최근 수치인 9월 기존 주택 판매는 8월보다 2%가 감소했는데요. 지난해 9월보다는 15.4%나 줄었습니다. 기존 주택 판매는 지난 2010년 10월 이후 1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이렇게 기존주택과 신규주택 모두 공급이 크게 부족해지면서 집값은 자연스레 올라가고 있는 겁니다.
[앵커]
현재 금리 수준에선 기존 주택 보유자가 매물을 내놓기 어려울 텐데, 그러면 집값도 계속 오른다는 의미인가요?
[기자]
기존 주택 매물이 없어서 신규 주택으로 부동산 수요가 몰리고, 신규 주택 중심으로 집값 상승이 이뤄지고 있긴 한데요. 그런데 신규 주택을 사더라도 높은 이자 부담을 견뎌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이거든요. 미국 가계의 주택구입여력지수는 1986년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공급도 부족하지만, 수요도 쉽게 살아나지 못하는 셈이죠. 집값이 내려가기에는 공급이 부족하고, 집값이 계속 오르기에는 수요도 죽어 있는 건데요. 그렇기 때문에 집값이 하락하지는 않고 느린 속도로 조금씩 계속 오를 것이란 관측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골드만삭스의 경우 미국 주택가격이 2008년 금융위기 이전보다 더 비싸지만, 제한된 공급과 낮은 모기지금리에 돈을 묶어두는 기존 주택 보유자들 때문에 주택가격은 계속 오를 것으로 전망했고요.
다른 대형 기관인 JP모건도 주택가격이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 은행은 지난 4월만 해도 주택시장을 비관적으로 봤었는데요. 경기 침체가 현실화하면 올해에만 주택가격이 8%가량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하기도 했었는데요. 하지만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이라는 새로운 변수 속에 전망을 바꿨습니다. 금리 상승 여파에 수요보다는 공급이 줄어들면서 주택가격이 계속 오를 수 있다고 봤는데요. JP모건은 기존 주택의 매물 숫자가 8월 기준으로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고 평가했고요. 새로 건설되는 주택 숫자는 더 줄어들 수 있다고 봤습니다. 대출 금리가 오르면서 건설사들도 신규 주택 물량이 소화될 수 있는지 의심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궁극적으로 주택 수요도 적지만 공급은 수요보다 더 적을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미국의 예금보험공사 의장을 지낸 실라 베어라는 사람도 미국 주택시장은 전형적으로 수급 불균형 때문에 거품이 발생했다고 보고 있는데요. 지금처럼 공급이 제한된 상태가 계속되면 높은 주택가격이 한동안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앵커]
미국에서 집값이 크게 오르며 주택 크기가 과거보다 작아지는 경향도 있다고요?
[기자]
네, 주택중개 플랫폼 리버블이란 곳의 집계에 따르면 2018년 이후 미국에서 착공한 신규 주택의 평균 넓이가 10% 줄었는데요. 집값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적은 크기의 집을 더욱더 선호하게 됐기 때문입니다. 새로 짓는 단독 주택의 착공 건수는 지난해 이후 감소하고 있지만 침실 3개 미만의 소형 주택은 오히려 착공 건수가 늘고 있다는 통계도 있는데요. 별도의 식사 공간이나 욕조를 없애면서 거실 크기를 줄이는 방식이 많이 활용된다고 합니다.
(연합인포맥스 방송뉴스부 권용욱 기자)
※본 콘텐츠는 연합뉴스경제TV 취재파일 코너에서 다룬 영상뉴스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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