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 선진화 중간점검-②] IT 치고 나가는 외국계은행…주도권 잡나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김용갑 기자 = 국내 은행이 외환시장 개방 준비에 쫓기는 사이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은행은 한 발짝 앞서나가고 있다.
글로벌 은행이 보유한 해외 주요 거점의 인력과 인프라를 활용해 내년 시장 개방에 따른 수익 기회를 노리고 있다. 특히 국내 전자거래가 속속 도입되는 추세 속에서 이미 고도화된 IT 시스템을 갖춘 외국계 은행이 원화 주도권 경쟁에 불을 붙였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국내 지점을 둔 외국계 은행은 내년 시장 개방에 맞춰 본점이나 주요 거점에 있는 지점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은행마다 전략의 차이는 있으나 글로벌 시장에 사용하는 전자거래플랫폼(API)의 도입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고객 주문에 대한 알고리즘 체계가 고도화된 만큼 가격 경쟁력이나 기능 면에서 상당한 수준을 갖추고 있다.
반면 국내 은행권은 일부 은행을 제외하면 API 운영 경험이 없다. 외국계 은행과 비교하면 인프라 격차가 존재한다. 국내 전자거래가 보편화된다면 역내 수출입 기업 물량이 외국계 은행 API로 처리될 가능성이 있다.
외환시장의 한 관계자는 "국내 은행들은 API 영역에 아직 진입하기 전이다"며 "시장 효율적 측면에서 전자거래는 유용하지만, 최상위 글로벌 은행이 운영하는 성능이나 경쟁력을 따져보면 국내 시장을 선점할 우려가 있는 건 사실이다"고 말했다.
국내 지점을 둔 외국계 은행은 외환시장 선진화 논의에도 적극적이다.
시장 개방에 맞춰 신설되는 제도나 정책 추진 과정에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런던과 싱가포르 등 해외 소재 지점에서는 해외외국환업무취급기관(RFI) 참여 의사를 여럿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발표한 RFI 사전 수요조사에 참여할 의향을 밝힌 30여개 기관에서 국내 은행은 없었다. 반면 외국계 은행 중에는 복수의 지점을 써낸 경우도 있었다.
외환당국은 내년 시범운영 기간에 RFI의 국내 외환시장 직접 참여를 허용하면서 외환시장 선진화에 첫발을 뗄 예정이다.
국내 은행이 야간시간 딜링룸 운영에 대응하기 위해 인원 충원 부담과 씨름하는 사이에 외국계 은행이 RFI 및 RFI 업무 대행 은행 관련 논의를 이끌고 있다.
RFI는 해외에서 직접 신규 원화 거래 수요가 유입하는 창구 역할을 한다.
RFI 업무대행은행 역시 당국의 보고 의무 등을 대신하면서 RFI로부터 원화 차입 등 추가적인 거래 기회가 생길 수 있다.
외환시장을 대외 개방해도 신규 수요가 외국계 은행을 경유해 처리된다면 원화 시장 내 입지에서 국내 기관의 몫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개장 시간이 연장될 경우를 가정한 모의거래도 차례로 실시한다. 새로운 RFI와 거래에 필요한 전산과 회계 등 기술적 사항을 점검한다.
외환 거래에 수반되는 후속 작업에 대한 준비를 먼저 끝낸 은행들은 본격적인 시장 개방 이후에도 선점 효과를 누릴 수밖에 없다.
외은 중에서 커스터디(수탁) 업무에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쌓은 경우엔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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