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KP 리뷰②] 사무라이본드 날았다…역내 시장 공략 잰걸음
  • 일시 : 2023-12-14 09:20:01
  • [2023년 KP 리뷰②] 사무라이본드 날았다…역내 시장 공략 잰걸음

    한국정부·한국證·네이버 데뷔 속속…유럽부터 대만까지 틈새 겨냥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올해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에서는 이종통화 시장을 겨냥한 조달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달러채 금리 레벨이 높아진 데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발행사들은 속속 비용 경쟁력이 부각되는 해외 역내 시장을 찾아 발 빠르게 움직였다.

    확장세가 두드러진 곳 중 하나는 사무라이본드(엔화 표시 채권)다. 한국투자증권을 시작으로 대한민국 정부(외국환평형기금채권)와 네이버 등이 데뷔전을 마쳤다. 한국과 일본 양국 간 교류에 활기를 띠면서 조달 시장에도 훈풍이 부는 모습이다.

    이 밖에도 유로화와 스위스프랑, 호주 달러(캥거루본드) 등 다양한 역내 시장에서 발행이 이어졌다. 포모사본드로 대만 시장을 겨냥한 곳도 등장했다.



    ◇데뷔 이슈어 급증…한·일 훈풍 타고 조달 활기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공모 한국물(496억6천729만달러) 중 411억5천만달러가 달러화로 발행됐다. 전체 발행량의 82.85% 비중이다. 유로화(10.5%)와 스위스프랑(3.16%), 엔화(1.90%), 호주 달러(1.59%)가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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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통화는 달러채 시장의 변동성을 피해 금리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현지 채권 시장 분위기는 물론 통화 스와프 여건 또한 보다 까다롭게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발행사들은 달러채 대비 경쟁력이 두드러지는 틈을 포착해 시장을 찾는다.

    이종통화 시장 대부분이 135일 룰에서도 비껴가 있어 글로벌본드(144A/RegS) 발행이 제한된 시기에도 외화를 조달할 수 있다는 점도 플러스 요소다.

    올해 가장 큰 변화를 보인 곳은 사무라이본드 시장이었다. 공모 사무라이본드 발행사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한항공(한국수출입은행 보증)과 신한은행 정도였다.

    엔화는 달러화·유로화와 함께 G3 통화로 손꼽히지만, 한국물 시장에서만큼은 한동안 외면받아왔다. 2019년 한·일 갈등 탓에 양국 조달 시장이 가로막힌 여파였다. 이후 2021년 롯데지주가 사모채 조달로 시장 문을 연 데 이어 지난해 대한항공이 공모 사무라이본드 물꼬를 틔웠다.

    올해는 사무라이본드 발행이 한층 활발해졌다. 특히 대한민국 정부와 한국투자증권(일부 SMBC 보증), 네이버가 사무라이본드 데뷔전을 마치면서 일본 시장으로 조달처를 확대했다.

    특히 대한민국 정부의 엔화 외평채는 일본 기관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북돋웠다. 뒤이어 네이버가 사무라이본드 발행을 마치면서 물량 공급을 뒷받침했다. 대한민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면서 양국 간 조달 시장이 해빙기를 맞은 모습이다.

    한국투자증권은 국내 증권사 최초로 사무라이본드를 찍어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국내 증권사의 경우 초대형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이제야 달러채 시장으로 조달처를 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은 2021년 달러채 발행에 이어 올해 사무라이본드 시장에서도 데뷔전을 마쳐 조달처 확대에 속도를 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사무라이본드 발행을 마쳤다. 지난 6월 한국수출입은행 보증으로 200억엔 규모의 사무라이본드를 찍어 올해 엔화채 조달의 물꼬를 틔웠다.

    다만 사무라이본드에 대한 관심은 엔화 자금 수요가 있는 기업으로 국한될 것으로 보인다. 달러화로 통화를 스와프할 경우 여전히 비용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사무라이본드를 찍은 발행사들도 통화 스와프 없이 해당 자금을 엔화로 사용하는 곳들이었다.



    ◇경쟁력 쫓아 역내 시장 관심…현지 수요 뒷받침

    커버드본드 부상과 함께 유로화 채권 발행량도 꾸준히 늘고 있다. 2018년 한국주택금융공사를 시작으로 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 등이 커버드본드의 본고장인 유럽 시장에서 해당 채권을 찍으면서 물량을 공급하고 있다.

    올해에도 한국주택금융공사와 하나은행, KB국민은행이 모두 유로화 커버드본드 시장을 찾아 총 21억유로(약 2조9천915억원)어치 채권을 찍었다. 뒤를 이어 신한은행이 내달 첫 유로화 커버드본드 조달을 준비하고 있다.

    국책은행 또한 유로화 채권 발행량을 끌어올렸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올해에만 총 18억5천만유로, KDB산업은행은 10억유로어치 채권을 찍었다. 두 발행사의 경우 매년 상당한 물량의 외화채를 발행한다는 점에서 통화 다변화를 통한 조달 안정성 강화 등에 더욱 힘쓰고 있다.

    호주와 스위스 시장 역시 국내 발행사가 자주 찾는 이종통화 시장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올해 두 역내 시장에서 커버드본드를 찍어 발행량 증가를 뒷받침했다.

    이종통화 조달이 수월하기만 한 건 아니다. 스위스프랑 채권의 경우 경쟁력이 드러난 틈에 두 달여 간 세 곳의 발행사가 우후죽순 조달에 나서면서 수급 측면의 부담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후 스위스프랑 발행을 준비했던 한국주택금융공사(커버드본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은 결국 연내 조달을 마치지 못했다.

    대만 역내 시장을 타깃으로 한 포모사본드도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6월 한국도로공사(3억달러)를 시작으로 KDB산업은행(3억달러), 신한은행(5억달러), 한국수출입은행(2억달러) 등이 발행을 마쳤다. 한국도로공사는 지난달에도 2억달러어치 포모사본드를 찍었다.

    공모 포모사본드는 지난 2021년 이후 2년여만에 발행이 재개됐다. 2018년 발행했던 한국물 포모사본드가 대거 올해 만기를 맞으면서 현지 기관들의 재투자 수요가 늘어난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 대만과 중국 간 갈등이 심화하면서 현지 기관들이 중국을 대체할 투자처를 찾아 나선 점도 한국물 조달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이종통화는 프라이싱과 통화스와프 여건, 현지 투자 수요 등을 고려해 달러채 대비 이점을 보이는 순간을 포착해야 한다"며 "달러채 변동성이 극심할 경우 USD 발행은 녹록지 않지만 비교적 후행해서 움직이는 통화 시장에서는 이점을 찾을 수 있어 외화채 발행 경험이 많은 곳을 중심으로 조달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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