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경제 디지털화 피할 수 없다…CBDC 파일럿 의의 커"
  • 일시 : 2023-12-15 09:00:01
  • 이창용 "경제 디지털화 피할 수 없다…CBDC 파일럿 의의 커"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경제의 디지털화 흐름을 피할 수 없다면서 중앙은행도 민간과 경쟁하며 디지털 환경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용 총재는 15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공동 콘퍼런스에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파일럿(시험 운용)은 디지털화 노력의 시작이고 의의가 매우 크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현재 자금 이체 시스템과 범용 CBDC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 '프로그래밍 기능'을 꼽았다. CBDC 도입으로 화폐에 프로그래밍 기능을 적용하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봤다.

    이 총재는 "프로그래밍 기능을 활용하면 복잡한 거래의 실시간 결제와 원자적 결제(atomic settlements)가 가능해진다"라며 "다양한 거래 상황을 다루는 스마트 계약을 '머니 레고'처럼 하나로 묶어서 처리할 수도 있다"라며 장점을 소개했다.

    이번 국제결제은행(BIS)과의 CBDC 파일럿에서는 화폐에 프로그래밍 기능을 부여해보고 장점과 문제점을 테스트해볼 계획이다.

    이 총재는 이번 실험을 범용이 아닌 기관용 CBDC로 진행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은행의 탈중개화'를 피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범용 CBDC를 발행하면 예금이 CBDC로 이동하며 은행의 금융 중개·신용 창출 기능이 약해질 수 있다.

    이번 실험은 은행이 예금 토큰을 발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기존 통화시스템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며 CBDC 가능성을 점검할 수 있다.

    이 총재는 또 이번 파일럿 운용이 투기적 성격의 가상자산이나 민간 스테이블 코인 양산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예금 토큰 등 새로운 지급결제 인프라가 국가 간에 연계될 때를 대비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다만 비은행의 실험 참가 허용 여부와 관련 규제와 제도 등에서 많은 검토가 필요하다는 점은 아직 남아있는 과제라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그러면서도 "세상에는 직접 경험해야만 알아낼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이번에 시도하는 디지털 통화 인프라는 책상 연구로는 충분한 결과를 얻을 수 없는 것"이라며 "실제 부딪혀보면서 확인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경제의 디지털화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며 "중앙은행도 앉아서 기다리기보다는 민간과 경쟁하며 새로운 디지털 환경에 대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또 "이번 파일럿에서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예금 토큰을 활용한 실거래 테스트도 예정돼 있다"라며 "CBDC 시험 운용 국가 중 예금 토큰 연계 실거래 테스트를 진행하는 국가는 거의 없다. 파일럿의 의의가 매우 크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국제 콘퍼런스는 14일부터 이틀간 진행된다.

    전일에는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 스테판 잉베스 전 스웨덴 중앙은행 총재, 신현송 BIS 조사국장 등이 가상자산 발행과 유통 체계 등을 논의했다.

    연합뉴스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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