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글로벌 통화정책-①] 연준, 득도했으니 하산
  • 일시 : 2023-12-18 07:10:00
  • [2024년 글로벌 통화정책-①] 연준, 득도했으니 하산



    [※편집자주: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에 따른 미국 금융권 혼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지속, 챗GPT의 확산…. 올해 금융시장은 연초부터 이어진 대형 뉴스로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습니다. 연말까지도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정책 전환(피벗)'이란 빅이슈가 이어지면서 내년 금융시장이 만만치 않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연합인포맥스는 18일부터 20일까지 사흘간 2024년 글로벌 주요국의 통화정책과 미국 및 중국 금융시장, 유가와 금 등 원자재 시장을 전망하는 기사를 7꼭지로 정리해 내보냅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미국의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글로벌 자본시장의 산타 그 자체였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기자회견은 '이제 할 만큼 했으니 피벗(정책 전환) 논의를 하자'라는 요지가 깊이 각인됐다.

    원래 2024년 연준의 기준금리 방향성은 아래로 예상됐다. 하지만, 생각보다 비둘기(도비시) 색채를 빨리 드러내 시장 컨센서스는 혼란스러운 상황이 됐다. 연초부터 주요 인사들과 지표에 대한 관심도가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18일 연합인포맥스 매크로차트(화면번호 8888)와 연준 점도표(화면번호 8846)에 따르면 올해 12월 FOMC에서 공개된 연준위원들의 점도표 상 내년 말 기준금리 전망치 중간값(중앙값)은 4.625%로 집계됐다. 중간값대로 기준금리가 간다면 내년 말에 4.50~4.75%로 이동하게 된다는 뜻이다. 25bp씩 세 차례 인하로 추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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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들어서 연준위원들의 2024년 말 금리 전망치 중간값은 계속 현 수준보다 낮았다. 어쨌든 내년에는 인하를 시작할 수밖에 없다고 본 것이다. 그런데 매파(호키시)로 평가받던 파월 의장과 다수 위원이 연말에 스탠스를 바꿨다. 내년 말 금리전망치 중간값이 이전 대비 50bp 낮아졌다.

    이제 시장참가자들은 앞다퉈 연준의 금리인하 전망 시기를 앞당기고 있다. 인하 횟수도 늘려 잡았다.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6번가량의 인하가 반영되는 상태다.

    골드만삭스는 기존 전망 대비 인하 시점을 6개월 앞당겨 내년 3월로 본다. 상반기에만 세 차례 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진단했다. 소시에테제네랄(Societe Generale·SG)도 3월 인하 가능성에 가담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처럼 7회의 금리인하를 점치는 곳들은 시점을 특정하지 않아도 1분기 내 금리인하를 밝힌 것과 마찬가지다.

    JP모건과 바클레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내년 6월 첫 인하에 무게를 둔다. 블랙록은 이 부근이나 좀 더 이른 인하 시점을 제시했다.

    씨티는 7월 인하를 언급했고, UBS는 성급한 인하 기대를 지적하며 3회라는 횟수만 우선 내걸었다. 하반기 인하 가능성을 좀 더 높게 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러한 전망 내지는 시장의 컨센서스가 언제든지 흔들릴 수 있다. 올해만 봐도 연준위원들조차 갈지(之)자 행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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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기마다 공개된 FOMC 점도표 상 다음해 말 금리 전망치 중간값을 시계열 분석하면, 올해 들어 회차당 평균 45.8bp씩 변했다. 막판에는 방향까지 바뀌었다. 최근 5년 동안 이렇게 오르락내리락한 적이 없었다. 두 번가량의 금리 변경 횟수가 왔다 갔다 한다는 의미다.

    글렌메드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알렉스 아타나슈는 "연준 위원들이 3개월 이후의 미래 금리가 어떤 수준일지에 대해 일반인들만큼이나 모른다"고 지적했다.

    뉴욕채권시장의 미국채 금리는 극심한 변동성과 함께 누적된 손실을 만회하려 아래쪽으로 달리고 있다. 이제 득도(물가를 잡았다)했으니 하산(인하)한다는 연준보다 빠르게 가는 것이 목표다. 하지만, 종착지가 어딘지 모르기는 마찬가지다.

    결국 새해부터 나오는 각종 연준 인사들의 발언과 지표를 보며 컨센서스를 조정하는 과정이 불가피하다. 돌이켜보면 연준 인사들은 시장금리가 급등했을 때, 시장이 연준의 긴축을 대신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반대인 지금의 상황을 누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이목이 쏠린다. 변동성과 피로도가 동반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케임브리지 퀸스칼리지 총장이자 알리안츠 수석 경제고문인 모하메드 엘 에리언은 "과거 앨런 그린스펀 의장 당시에는 표현 난독이 어려웠지만, 오늘날은 연준 발언(Fedspeak)이 넘쳐나고 있다"며 "한 주에 연준 고위 관계자 11명이 20차례 연설할 때도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과도한 의사소통이 금융 시장의 정상적 기능, 효율적 자원 배분, 글로벌 시스템의 안정성에 미치는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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