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외환시장 전망②] 변수는 '디스인플레·경기침체'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서울외환시장 전문가는 21일 내년 달러-원 환율 향배를 결정할 변수로 미국 등 글로벌 디스인플레이션(인플레 둔화)과 경기침체 등을 지목했다.
디스인플레가 순조롭게 진행됨에 따라 미국 등 글로벌 경제가 연착륙하면 달러-원이 하락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디스인플레에 제동이 걸리고 미국 경제가 경착륙하거나 글로벌 경기가 침체에 빠지면 달러-원 하락세가 제한되거나 달러-원이 상방압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또 중국 경제가 부동산부문 부진과 지방정부 부채 부담 등을 이겨내고 성장할지도 중요한 변수로 꼽혔다. 우리나라 수출회복 강도도 달러-원 방향을 가를 재료로 판단됐다.
◇ "디스인플레 속 연착륙…달러-원 하락 전망"
내년에도 인플레이션은 달러-원 향방의 키를 쥔 변수로 지목됐다. 특히 글로벌 중앙은행의 고강도 통화긴축 속에서 미국 등 글로벌 경제가 연착륙에 성공할지에 따라 시장 분위기가 바뀔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먼저 미국 등 글로벌 디스인플레가 순조롭게 진행됨에 따라 미국 등 글로벌 경제가 연착륙하면 위험선호 속에서 달러-원이 하락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에 인플레가 낮아지고 경제 성장세가 둔화했는데도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방기금금리를 동결하면 실질금리는 더 제한적인 수준으로 바뀐다.
이 때문에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진단됐다.
내년 미국 디스인플레와 연준 금리인하 등이 이뤄지면 연준은 가격안정과 일치하는 수준에서 최대 고용에 힘을 쓸 수 있다.
이에 따라 미국 경제 경착륙 위험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연준 피벗(정책 전환)으로 금융여건이 느슨해지고 기업 이익이 증가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준의 디스인플레 낙관론이 드러났다. 연준은 이달 경제전망에서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와 근원 PCE 인플레 예상치를 지난 9월 경제전망보다 하향 조정했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디스인플레 흐름 속에서 미국 경제가 연착륙하면 주식과 채권이 동반 강세를 보일 수 있다"며 "달러-원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시나리오는 현재 외환시장의 주류 의견"이라고 진단했다.
◇ "인플레 반등 시 경기침체 가능성…달러-원 상방압력"
반면 미국 등 글로벌 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이 평탄하지 않고 글로벌 경기가 침체국면에 진입하면 달러-원 하락세가 제한되거나 달러-원이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내년 연준이 인플레 통제에 실패하면 연준은 통화긴축에 다시 나설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경기침체 우려가 불거질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금융여건이 느슨해져 경제가 살아나고 인플레가 반등할 것이란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 이 같은 인플레 반등과 경기침체는 달러 강세를 자극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 미국 경제의 상대적 우위로 달러 강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유럽과 영국 등 다른 국가의 경기둔화로 달러가 상승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달러-원에 상방압력을 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됐다.
은행 한 딜러는 "디스인플레와 금리인하는 미국만의 얘기가 아니다"며 "미국 경제가 다른 국가보다 견고한 만큼 디스인플레와 금리인하는 다른 곳에서 더 빠르게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에 따른 금리차가 달러를 지지할 것"이라며 "달러-원도 상방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정학 위험도 외환시장의 주요 변수로 꼽혔다. 올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이 계속됐고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추가됐다. 또 내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무역 전쟁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은행 다른 딜러는 "최근 미국 여론조사를 보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앞서고 있다"며 "이런 여론이 이어지면 중국 등에 무역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무역전쟁이 확대되면 우리나라 수출이 타격을 입고 달러-원도 상방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 中 위안화 향방 '주목'…韓 수출 회복 강도도 '관건'
외환시장 참가자는 중국 경제가 부동산시장 침체 등을 극복하고 회복세를 이어갈지도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올해 중국 경제는 위드 코로나(with covid19) 전환과 기저효과 등에 힘입어 소비가 빠르게 회복됐으나 부동산부문 위축과 대외수요 둔화로 투자와 수출이 부진했다.
시장은 내년 중국 부동산시장 부진이 완만해지고 투자와 수출이 다소 회복해 4% 중후반대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올해와 내년 각각 5.2%, 4.7%다.
증권사 다른 연구원은 "내년 달러-원의 주요 변수로 달러-위안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며 "내년 중국 경기개선 기대가 높지 않으나 부동산 경기는 저점을 통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하반기 1조 위안 특별국채 발행 등 일부 부양책 효과가 발생하면서 경기도 점차 안정화될 것"이라며 "내년 위안화는 추가 약세보다 강세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시장참가자는 내년 우리나라 수출 회복과 무역수지 개선 강도도 눈여겨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수출 개선으로 무역수지가 개선되고 국내로 자금유입이 확대되면 원화가 강세를 보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수출 개선세가 예상보다 약하면 달러-원 하락세도 제한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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