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외면받았던 태영건설 PF 채권…데이터가 보낸 워크아웃 워닝
  • 일시 : 2024-01-08 09:50:32
  • 거래 외면받았던 태영건설 PF 채권…데이터가 보낸 워크아웃 워닝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황두환 연구원 = 태영건설은 어디서부터 잘못됐을까. 모두가 부동산 경기 하락과 시장금리 고공행진에 따른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을 염려할 때 태영건설은 신용공여를 멈추지 않았다.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민감한 서울채권시장은 유통 채권의 각종 옵션과 특성을 세세히 살피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다. 겉으로는 좋아 보여도, 사업성이 부족한 PF 유동화 채권은 거른다. 연합인포맥스의 단독 데이터에서는 거래되지 않는 태영건설 시공의 PF 종목들이 발견돼, 시장의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 감지 능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 태영건설 신용공여 확대일로

    8일 연합인포맥스 부동산 PF 신용공여현황(화면번호 4726)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태영건설의 부동산 PF 신용공여 총액은 9천427억원으로 집계됐다. 자금보충 3천435억원을 비롯해 채무인수 50억원, 기타(책임준공) 5천942억원으로 구성됐다.

    undefined


    중요하게 볼 부분은 자금보충과 채무인수다. 주로 아파트 등 건축물 신규 건축과 재건축 과정에서 현금이 부족해지면 태영건설이 채우거나 대신 갚아주는 부분이다. 사업이 원활치 않을 때 직접 재무 부담을 지게 된다. 기타 부문은 책임준공으로 사업을 끝까지 수행하겠다는 의지적인 표현과 담보 제공의 의미로 해석된다.

    태영건설의 PF 자금보충은 작년 8월 하순에 8천593억원까지 불었다. 2020년 말 잔액이 5천279억원이니, 산술적으로 연간 20%가량의 성장률을 보인 셈이다. 소량이던 채무인수를 더 줄이긴 했지만, 태영건설이 직접 자금을 대야 하는 위험한 구조로 변한 모습이 포착됐다. 연대보증이 없는 점도 특징으로 분류된다.

    사실 이러한 PF 신용공여 자체가 나쁘다고 볼 수는 없다. 토지소유자들에게 적정 가격을 지불하고 주택 등을 지어 상품 가치를 높이는 것이 건설사 본연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어긋나는 현금흐름을 건설사가 메워 사업성을 키우는 효과도 있다.

    분양만 잘되면 건설사에도 마진이 많이 남는 사업이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하락과 고금리로 탈이 났다. 갑작스러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예상하지 못할 수는 있지만, 수습은 빠르지 않았던 것으로 평가된다.

    ◇ 양보다 중요한 PF 질…일일이 뜯어본 인포맥스와 시장

    사실 PF를 시공사가 신용공여했다고 해서 모두 부담을 짊어지는 것은 아니다. 유동화증권의 투자 가치가 매력적이면 기관투자가나 개인이 사들인다. 만기와 금리 수준이 매수 유인이 된다.

    하지만, PF 채권 투자에 있어 중요한 또 다른 요인이 안정성이다.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정도로 분양 혹은 인수가 잘 되는지가 필수다.

    그런데 태영건설이 시공·신용공여 하는 PF로 특수목적법인(SPC)이 발행한 CP(기업어음)·전자단기사채(전단채) 중 규모가 큰데도 거래가 한 번도 되지 않은 종목들이 있다. SPC는 사업장을 뜻해 회차별로 자금 조달을 담당한다. 일부 SPC, 즉 사업장은 부실하다고 본다는 뜻이다. 연합인포맥스 화면번호 4738(CP/전단채 유통-거래요약)에 정리돼 있다.

    태영건설이 700억원의 자금보충을 책임지는 발행사명 '와이즈제일차' 전단채는 경북 구미에 공원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또 500억원의 자금보충을 태영건설이 맡은 '마인드크레이티브'라는 SPC 발행은 경남 김해시에서 진행된다. 모두 발행 이후 거래가 없다.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11월 기준으로 구미는 1년간 부동산 가격이 4.41%, 김해는 8.04% 떨어졌다.

    undefined


    반면, 대구 동구의 주상복합개발 사업인 '엠에이신천제삼차'(670억원)는 674억원의 거래량을 기록했다. 수도권인 오산시에서 진척되는 개발사업 기반의 '알피오산제이차'(600억원)의 거래량은 479억원으로 집계됐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이 도시 규모와 부동산 시장 분위기에 비례해 사업 진척을 전망한 것으로 분석된다.

    PF 기반의 채권들은 서울채권시장에서 거래 당사자가 아니면 상황을 파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연합인포맥스는 발행 코드와 거래자, 기초자산 분류, 신용보강 등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했고, 산출 프로세스를 통해 보정했다. 2012년 이후 발생한 유통(체결) 정보 총 500만건을 포함해 추정치를 제작했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거래에 정통한 시장참가자들이 부동산 부문, 더 나아가 부실 사업장이 많은 태영건설 같은 곳의 거래를 기피하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며 "간접적인 워닝 사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jhlee2@yna.co.kr

    dwhwang@yna.co.kr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