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안정됐는데…' 美 연준 긴급대출 잔고 급증에 눈길
(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작년 미국 은행권 혼란으로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만든 긴급대출 프로그램의 잔액이 계속 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8일 보도했다.
연준이 은행 유동성 지원을 위해 조성한 BTFP(Bank Term Funding Program·은행기간대출프로그램)의 잔액은 지난 3일 기준으로 1천412억달러(185조4천억원)로, 2개월새 30% 급증했다.
BTFP는 작년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연준이 위기 확산을 막기 위해 만든 긴급 대출 프로그램이다. 많은 은행이 채권가격 급락에 따른 보유채권 미실현손실을 안고 있었던 상황에서, 예금유출에 시달리던 SVB가 채권을 투매해 사태가 확산됐다.
BTFP의 가장 큰 특징은 은행이 미실현손실을 안고 있는 채권을 담보로 내도 액면으로 평가해 대출해주는 파격조건이 붙어있다는 점이다. 대출 기간은 최장 1년이다. 미국 오안다증권은 "BTFP로 미국 지역은행 위기는 순식간에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오는 3월 11일에 BTFP가 만료된다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는 금융시장이 안정된 가운데 왜 BTFP 잔액이 증가하는지, 이대로 중단해도 괜찮은지 의문이 뒤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매체는 일단 심각한 은행 위기가 나타날 가능성은 낮다며 1년물 스와프 금리에 0.1%포인트를 가산하는 금리 구조가 잔액 증가의 한 요인인 것으로 추정했다. 시장 금리가 베이스이기 때문에 정책금리 인하 전망에 따라 해당 금리도 하락한 것이다.
BTFP 금리는 재할인율 금리 외에 준비금에 대한 이자도 밑돌기 때문에 BTFP로 확보한 자금을 준비금에 예치하는 것만으로도 이자를 벌 수 있다.
작년 11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BTFP와 관련해 "오는 1~3월에 어떻게 할지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니혼게이자이는 이자를 버는 것이 중심이 된다면 제도 연장이 정당화될 수 있을지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폐지가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보기도 어렵다. 은행 자금조달과 관련한 잠재적인 불안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모건스탠리는 작년 12월 '2024년 10대 서프라이즈'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만약 발생할 경우 영향이 클 리스크 가운데 하나로 "예기치 못한 자금조달 시장의 압박으로 연준이 금리 인하 이전에 양적긴축(QT)을 중단할 가능성'을 꼽았다.
QT는 공식적으로 2025년 초에 종료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금리 인하가 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6월 이전인 봄으로 앞당겨질수 있다는 것이다.
그 요인 중 하나가 BTFP의 폐지로 꼽혔다. QT는 민간이 사는 국채를 늘려 시장의 잉여자금을 빨아들인다. 여기에 BTFP 종료가 겹치면서 은행 자금조달 환경이 급속히 악화돼 QT를 지속할 수 없게 된다는 시나리오다.
니혼게이자이는 은행의 채권 미실현손실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작년 9월 말 기준 미국 은행권의 보유증권(주식 제외) 미실현손실은 6천800억달러(약 89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BTFP의 존재가 은행권에 안도감을 줘 은행 대출을 자극해왔다는 견해가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미즈호증권은 중소은행에서 부동산 대출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재무부가 금융여건의 긴장도를 보기 위해 산출하는 금융 스트레스 지수를 보면, 금리 인상이 정점을 쳤다는 인식이 강해진 작년 이후 금융환경은 뚜렷하게 완화돼왔다. 니혼게이자이는 BTFP가 여기에 간접적으로 기여했다면 폐지가 그 흐름을 바꿀 수 있다고 판단했다.
미즈호증권은 "연준이 BTFP를 중단하는 대신 일찍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니혼게이자이는 BTFP 폐지가 시장 혼란이나 경기 둔화의 계기가 될 가능성이 완전히 제로라고 볼 순 없다며, 적어도 금리 인하나 QT 종료를 전망하는데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이슈라고 전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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