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사도 투자자도 웃었다…한국물 시장 활황
마이너스 NIP 지속, 유통물도 안정적
금융권 불안감은 여전, 가격 매력 저하 주시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이 연초 풍부한 유동성 등에 힘입어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달 시장을 찾은 모든 발행사가 완판에 성공한 것은 물론, 대부분이 유통물보다 낮은 금리를 형성하면서 완연한 강세를 보였다.
발행 후 유통시장에서도 스프레드를 축소하면서 한국물 인기는 더욱 치솟았다. 한국물 투자 이점이 커지면서 후속 발행물로 매수세가 확산하고 있다.
다만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사태 등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남아있어 은행을 포함한 금융권은 조달 부담을 완전히 떨치지 못한 모습이다. 연이은 강세로 가격 측면의 매력이 떨어지고 있는 점 또한 주시하고 있다.
◇연초효과·금리인하·수급 삼박자, 한국물 활황 계속된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달 한국수출입은행(20억달러)을 시작으로 공모 달러화 채권 시장을 찾은 국내 기업들이 모두 강세로 조달을 이어가고 있다. SK하이닉스(15억달러)와 한화토탈에너지스(4억달러), 포스코(5억달러), 우리은행(7억달러) 등이 해외 채권 시장에서 유통물보다 낮은 금리로 발행을 마쳤다.
이종통화 조달도 재개됐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이달 북빌딩(수요예측)을 통해 3억5천만 스위스프랑 규모의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커버드본드) 발행을 확정했다.
한국물 시장은 연초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연내 미국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진 데다 아시아에서는 중국의 발행량 감소 등으로 수급 측면의 분위기가 개선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한국물의 인기는 다른 국가와 비교해도 압도적이다. 미국은 물론 연초 시장을 찾은 아시아 발행물들도 일정 수준의 뉴이슈어프리미엄(NIP)을 감수하고 있지만 한국물은 유통물보다 10bp까지도 낮은 금리로 조달을 이어가고 있다는 후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물의 경우 수요가 풍부한 데다 발행 후 유통시장에서도 잇따라 스프레드를 축소하면서 투자자들의 성과가 좋은 편"이라며 "수익률이 괜찮다 보니 이후 시장을 찾은 기업들도 연쇄적으로 호조를 보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물론 한국물에 대한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와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우려 등이 불거지면서 글로벌 기관 역시 진행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관련 이슈가 대부분 은행과 여전사, 증권사 등의 금융기관과 얽혀있다는 점에서 도리어 기업물의 투자 매력이 높아졌다.
연이은 강세로 가격 측면의 매력이 약화하고 있는 점도 변수다. 스프레드가 지속해서 축소하면서 투자자 측면에서도 차츰 금리 부담이 드러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연이어 마이너스 NIP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우량 기관은 가격 부담을 드러내고 발행사는 가격에 집중해 물량을 배정하다 보니 양질의 투자자 확보 측면은 다소 약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완판 행렬의 이면, 은행채 주시…코리아 리스크는 거뜬
연초 한국물 시장이 활황을 이어가곤 있지만 면면을 살펴보면 최근 태영건설과 ELS 사태 등으로 인한 부담도 드러났다.
일례로 우리은행은 지난 17일 북빌딩에서 총 23억5천만달러의 주문을 확보했다. 3억달러를 찍은 3년물에 9억5천만달러가, 4억달러를 찍은 5년물에 14억달러가 유입됐다.
넉넉한 수요를 확인한 것은 물론 유통물보다도 낮은 금리를 보여 마이너스 NIP을 달성했지만, 다른 발행물 대비해선 주문량이 다소 주춤했다는 의견이 나온다. 같은 주에 달러채 북빌딩에 나선 기업들이 발행량의 5~8배 수준의 주문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태영건설발 부동산 PF 우려와 ELS 손실 가능성 등이 은행과 같은 금융기관에 밀접하게 관련되다 보니 이보다는 관련 리스크가 덜한 기업물 쪽으로 투심이 쏠리는 분위기"라며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로 관련 불확실성이 줄긴 했으나 글로벌 투자자들 역시 연쇄적으로 미칠 파장 등을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뒤이어 미래에셋증권과 현대캐피탈, KDB산업은행 등 금융권의 달러채 발행이 대기 중인 점은 관전 포인트다. 신한은행 역시 유로화 커버드본드 조달을 준비하고 있다.
국가 신용위험도를 나타내는 한국 CDS 프리미엄은 5년물 기준 지난 17일 30bp를 넘어섰다.
연합인포맥스 'CDS 프리미엄 추이'(화면번호 2498)에 따르면 17일과 18일 한국 5년물 CDS 프리미엄은 30bp를 웃돌았다. 해당 지표가 30bp를 넘어선 건 지난해 11월 22일 이후 처음이다.
다만 한국 5년물 CDS 프리미엄이 최근 20bp 후반대를 유지했다는 점에서 절대적인 상승 움직임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만 총통 선거 이후 중국 CDS 프리미엄이 상승하면서 한국에도 관련 리스크가 연쇄적으로 반영된 결과라는 설명이다. 이후 해당 지표는 지난 19일 29.6bp로 다시 20bp 후반대를 보였다.
앞선 업계 관계자는 "한국 5년물 CDS 프리미엄이 상승하면서 한때 30bp대에 진입하긴 했으나 해당 시기에 대만 총통 선거 및 중국 CDS 프리미엄 상승 등이 맞물려있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에 대한 불안감이 반영된 결과는 아닌 듯하다 하다"며 "태영건설과 ELS 사태 속에서도 한국물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기는 굳건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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