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되는데 우리는 왜'…비트코인 현물 ETF 논란 점화
[https://youtu.be/cPZRcEJD2TQ]
※ 이 내용은 1월 24일(수) 오후 4시 연합뉴스경제TV의 '경제ON' 프로그램에서 방영된 콘텐츠입니다. (출연:정필중 연합인포맥스 기자, 진행:이민재)
[이민재 앵커]
최근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가상자산 시장으로 쏠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비트코인 현물 ETF를 거래할 수 없는데 어떤 이유 때문인지, 그리고 전망은 어떤지 투자금융부 정필중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오늘 주제가 비트코인 현물 ETF인데, 생소한 시청자를 위해 비트코인 현물 ETF란 어떤 건지 간략하게 설명 부탁드립니다.
[정필중 기자]
비트코인 현물 ETF란 말 그대로 비트코인을 담은 ETF를 말합니다. 앞서 ETF라는 개념을 간단하게 살펴보면요. ETF는 상장지수펀드, 즉 거래소에 상장돼 자유로이 거래할 수 있는 펀드입니다. ETF는 특성상 여러 자산을 담고 있어 분산 투자에 용이하고, 장내 시장에서 자유로이 거래가 이루어져 쉽게 처분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 ETF를 통해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마련됐습니다. 지난 10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 등이 신청한 11개의 비트코인 현물 ETF의 상장 및 거래를 승인했습니다.
[앵커]
비트코인에 투자해도 되는데 비트코인 현물 ETF에 투자자 관심이 몰리는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우선 비트코인 현물 ETF로 투자 편의성이 커졌다는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전에는 가상자산에 투자하려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지갑, 즉 가상자산 보관 계정을 만들어야 했는데요. 비트코인 현물 ETF가 등장하면서 가상자산 거래소를 거칠 필요 없이 증권사 계좌 등을 통해 쉽게 거래할 수 있게 됐습니다. 비트코인 ETF로 퇴직연금 계좌에서도 거래할 수 있게 됐구요.
기관 역시 좀 더 수월하게 투자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해외에서는 일부 기관이 가상자산에 일찍이 투자해왔었는데, 일부 기관의 경우 투자 수단 문제 등으로 가상자산에 투자할 수 없었습니다. 이 자산을 투자하기에는 불분명하고 변동성이 큰 자산 혹은 그 무언가라고 판단해 직접 투자하지 못했다는 의미인데요. 비트코인 현물 ETF의 경우 그 안에는 가상자산을 담았지만, 표면적으로는 ETF라 좀 더 접근하기 용이해진 측면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기존 금융기관도 투자하는 검증된 자산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실제 미 연기금 중에서는 최초로 비트코인에 투자한 곳으로 알려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소방관 연기금 등 해외 일부 연기금도 투자하고 있지만, 그 외의 기관도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점에서 가상자산의 제도권 편입을 앞당기게 된 것입니다.
실제 비트코인 현물 ETF에 꽤 큰 규모로 자금이 몰리기도 했습니다. 예로 블랙록의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NAS:IBIT)는 지난 11일 출시 이후 1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유치했습니다.
[앵커]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되기 전에 이미 비트코인 선물 ETF도 상장됐는데, 비트코인 선물 ETF와 현물 ETF의 차이를 설명해주시죠.
[기자]
현물 ETF는 담고 있는 자산의 현재 가치에 투자한다면, 선물 ETF는 선물 계약을 ETF에 담아 해당 자산의 미래 가치에 투자하는 상품입니다. 가령, 현물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면 선물 ETF 가격이 좀 더 높게 형성되는 식입니다.
그런 점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는 비트코인에 투자한 것과 비슷한 효과를 지닙니다. 가상자산 시장 내 비트코인 가격에 즉각 반응하기 때문입니다. 비트코인 선물 ETF는 선물 계약에 투자하는 상품이라 현재 시점에서의 자산 가격 변동에서 비교적 자유롭지만, 추후 가격 변화를 예측하기 어렵고 이 때문에 현물과 선물 간 가격 차이가 종종 발생하기도 합니다. 복잡하게 미래 가치를 따져가며 투자하는 선물 ETF보단 현재 가치를 추종하는 현물 ETF가 좀 더 접근하기 수월한 측면도 있습니다.
[앵커]
비트코인 선물 ETF가 먼저 승인됐는데도 현물 ETF가 이렇게 늦게 승인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자]
현물 ETF의 경우 가상자산 시세를 조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산운용사가 현물 ETF를 운용하려면 상당 규모의 비트코인을 갖고 있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비트코인을 대량 매매해 시세를 조작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와의 시장 감시 공유 조항을 포함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미국에서는 비트코인 현물 ETF를 거래할 수 있게 됐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금융당국이 비트코인 현물 ETF를 상장하거나 중개하는 걸 허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는데요. 당국이 판단한 배경은 무엇인가요?
[기자]
지난 14일 금융위원회는 기존 정부 입장과 자본시장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며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과 중개 등을 금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서 기존 정부 입장이란 지난 2017년 말에 발표된 '가상통화 관련 긴급 대책'을 말합니다. 금융회사의 가상자산 투자가 투기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고 우려해 금융사들의 가상자산 보유, 매입, 담보취득, 지분투자 등을 금지했는데요. 당시 정부의 입장을 그대로 따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 2017년은 가상자산 투기 광풍이 불던 시기로 여러 가상자산이 강세를 띠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당국은 자본시장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며 당장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은 어렵다는 뜻을 드러냈습니다. 실제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기초자산으로 가상자산은 명시돼 있지 않기도 합니다.
[앵커]
자본시장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으면 논란의 소지가 없어야 하는데, 투자자 사이에서는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이 펼쳐졌다고 하는데요.
[기자]
물론 가상자산의 자산 성격이 명시돼 있진 않지만, 그렇기 때문에 명확하게 금지돼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자본시장법 제4조10항에 따르면 기초자산 범주에는 금융투자상품, 통화, 일반상품, 신용위험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이외에도 그 밖에 자연적, 환경적, 경제적 현상 등에 속하는 위험으로서 합리적이고 적정한 방법에 의해 가격, 이자율, 지표, 단위 산출이나 평가가 가능한 것도 기초자산에 해당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법조계에서는 제4조10항5호인 앞서 말씀드린 '적정한 방법에 의해 가격, 이자율 등의 산출이나 평가가 가능한 것'에 주목하고 있는데요. 비트코인 역시 가격 평가가 가능한 자산이라 기초자산으로 삼을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는 게 그 이유입니다. 그러니까 비트코인이란 자산을 어떻게 해석할지의 문제일 수 있다는 것이죠.
[앵커]
최근 들어 금융당국이 비트코인 현물 ETF의 국내 거래 승인 여부를 재검토할 것으로 보인다고 하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최근 대통령실은 금융위원회에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해 특정 방향성을 갖지 말아 달라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브리핑을 통해 "우리나라는 기초자산으로서 거래가 가능한 자산을 나열하고 있는 형태의 법체계를 갖고 있다"면서 "우리나라의 법률 체계를 적절하게 변화시키거나 또는 해외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우리나라에 수용되거나, 그러면서 부작용이 없거나 이런 방향이 될 수 있는 것들을 함께 고려하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즉, 가상자산을 기초자산으로 고려하는 걸 검토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남겨둔 셈인거죠.
[앵커]
당장 지금은 비트코인 현물 ETF가 거래되지 않는데 가상자산업계는 어떤 반응인가요?
[기자]
이번 금지 역시 규제 일변도 정책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면서 산업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는 분위기입니다.
앞서 말했듯, 비트코인 현물 ETF를 통해 법인 역시 투자할 수 있는 길이 마련됐는데, 그 통로를 막고 있어 시장 성장을 제한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법인 투자를 활성화하려면 은행이 법인에도 실명계좌를 발급해 원화마켓 거래소를 이용할 수 있게 해야 하는데, 지난 2017년에 발표된 '가상통화 관련 긴급 대책' 지침 이후로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를 금지하는 기조가 그대로 이어지는 상황입니다.
해외에서는 연기금 등 다양한 기관이 가상자산에 투자하기 시작한 반면, 우리나라는 여전히 법인 진입을 막고 있어 갈라파고스로 남는 게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비트코인 현물 ETF가 우리나라에서도 거래가 된다고 하면, 기관 투자자들이 개인보다 더 선호할 거라고 하는데 그렇습니까?
[기자]
그런 해석도 있습니다. 앞서 설명했듯, 기관은 자산 투자에 있어 비히클, 즉 투자 수단의 적합성 등 다각도로 검토하는데요. 가상자산은 투자 자산에 해당하지 않아 투자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근데 ETF는 기존 투자 상품이기에 컴플라이언스 이슈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구요. 자산 배분 입장에서도 가상자산이라는 새로운 자산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리스크를 방지하는 수단으로서 이걸 활용할 수 있습니다.
[앵커]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됐는데도 비트코인 가격은 떨어졌습니다. 왜 그런가요?
[기자]
일단은 차익실현 매물이 나왔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이전부터 승인 기대감 때문에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는데요. 승인 소식이 알려지면서 차익실현 매물이 대거 나왔을 수 있다는 해석입니다.
또 다른 요소로는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현물 ETF가 꼽히고 있는데요. 그레이스케일의 경우 이전부터 비트코인 신탁 상품을 운용했는데, SEC에 현물 ETF 전환 상장 신청을 해 다른 운용사들과 함께 승인을 받았습니다. ETF 전환 이전에는 신탁형 상품이다 보니 비트코인에 비해 할인된 가격에 거래돼 왔는데, ETF 전환으로 할인율이 사라져 투자 유인이 사라진 것입니다. 그래서 매도 물량이 대거 풀렸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앞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중요할 텐데, 가격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올해 특히 비트코인이 강세를 띨 것이라는 전망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호재 중에서는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뿐만 아니라 반감기 등도 함께 거론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반감기란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점을 의미합니다. 보통 4년 주기로 반감기가 도래하는데요. 비트코인은 지금까지 총 3차례 반감기가 있었습니다. 2012년 11월, 2016년 7월, 2020년 5월 이때 반감기가 왔었는데요. 오는 4월쯤 비트코인 반감기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그 기대가 미리 가격에 반영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연합인포맥스 투자금융부 정필중 기자)
※본 콘텐츠는 연합뉴스경제TV 취재파일 코너에서 다룬 영상뉴스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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