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30억달러 글로벌본드 조달 성공…'SSA 발행사'로 도약
  • 일시 : 2024-02-07 07:51:37
  • 산업은행, 30억달러 글로벌본드 조달 성공…'SSA 발행사'로 도약

    3년·5년물 구성, 역대 최대 규모…초우량 기관 겨냥, KP 지평 확대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KDB산업은행이 30억달러(약 3조9천900억원) 규모의 글로벌본드(SEC Registered) 발행에 성공했다. 이번 조달로 KDB산업은행은 역대 최대 발행 규모를 경신했다.

    눈길을 끄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국내 최초로 정부·국제기구·기관(SSA) 스타일로 조달에 나서 이머징마켓(EM)으로 여겨지던 한국물(Korean Paper)에 대한 관념을 깨뜨렸다. 한국은 물론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최초의 시도로, 대한민국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시장을 선도하는 모습이다.



    ◇SSA 발행사로 우뚝, 북빌딩부터 달랐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지난 5일과 6일 이틀간 진행한 북빌딩(수요예측)을 통해 30억달러어치 채권을 발행키로 했다.

    트랜치(tranche)는 3년과 5년물 고정금리부채권(FXD)으로 각각 17억5천만달러, 12억5천만달러 규모다. KDB산업은행이 발행한 한국물(Korean Paper) 중 역대 최대 물량이다.

    가산금리(스프레드)는 3년물과 5년물 각각 SOFR(Secured Overnight Financing Rate) 미드 스와프(MS)에 66bp, 78bp를 더한 수준이다. 이에 따른 쿠폰 금리는 3년물과 5년물 각각 4.625%, 4.50%다.

    KDB산업은행은 이번 조달로 SSA 발행사로 자리매김했다. SSA는 부·국제기구·기관(Sovereign, Supranational&Agency)의 약자로,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초우량 발행사로 꼽힌다.

    초우량 발행사답게 이들이 찍는 채권은 주로 중앙은행과 국부펀드, 연기금 등 안정성이 높은 기관들이 담는다. 이들 대부분이 장기 보유를 위해 투자에 나서는 만큼 SSA 발행사의 조달 입지 또한 강화된다.

    글로벌 SSA 발행사는 통상 이틀에 걸쳐 북빌딩을 진행한다. KDB산업은행 역시 5일 유럽과 미국에서 투자자 모집에 나선 후 6일 아시아를 포함한 글로벌 시장 전반에서 주문받았다. 기존 한국물 발행사가 하루 동안 북빌딩을 진행하던 것과 대조적이다.

    주요 투자자층이 일반 채권과는 상이한 점이 이러한 형태를 정착시킨 것으로 보인다. 우량 기관 투자자가 주로 유럽과 미국 등에 포진해있다는 점에서 KDB산업은행 또한 이들을 주요 타깃으로 설정해 북빌딩에 집중했다.

    최초제시금리(IPG, 이니셜 가이던스) 역시 SSA 스타일을 따랐다. KDB산업은행은 IPG 기준점으로 SOFR MS를 활용했다. 3년물과 5년물 IPG는 각각 유통금리인 SOFR MS에 69bp, 81bp를 더한 수준에서 ±5bp 범위로 제시했다.

    SSA 발행사는 초우량 투자 기관이 FXD를 변동금리(FRN)로 스와프한다는 점을 고려해 IPG 기준점을 SOFR MS로 설정한다. IPG 범위 역시 한국물을 포함한 EM형 발행사들이 일반적으로 유통물 대비 30bp가량 높게 설정하는 것과는 차이를 보인다.

    첫 도전이었지만 투자자들의 호응은 상당했다. 3년물과 5년물에 각각 29억달러, 21억달러 이상의 주문이 몰리면서 거뜬히 사상 최대 조달을 마쳤다. 북빌딩에는 유럽과 미국은 물론, 남미 등 이외 지역의 초우량 기관들까지 주문을 넣으면서 관심을 높였다는 후문이다.



    ◇이머징마켓 장벽 깬 산은, KP 시장 선진국 진입 이끈다

    KDB산업은행은 이번 도전으로 이머징마켓으로 불리던 한국물 시장의 장벽을 한겹 깨뜨렸다. 대한민국은 글로벌 시장에서 국가 신용등급 기준 AA급 우량 등급을 보유하곤 있지만 오랜 기간 이머징마켓으로 분류되면서 선진국형 조달과는 거리를 보였다.

    KDB산업은행은 지난해부터 SSA 발행사로의 도약을 준비했다. 수년 전부터 초우량 기관 등으로 투자자층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한국물 IPG 축소에 대한 투자자들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SSA 스타일로의 전환을 뒷받침했다.

    KDB산업은행은 투자자들이 유통물 대비 높은 IPG를 제시한 후 스프레드를 대폭 낮추는 방식으로 조달하는 것에 불편함을 드러낸다는 사실을 포착했다. 이를 통해 유통금리 수준에서 프라이싱(pricing)을 마치는 SSA 스타일의 조달 또한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KDB산업은행의 도약으로 한국물 시장 또한 AA급 국가 신용도에 걸맞은 선진국 대열에 한층 가까워진 양상이다. 그동안 아시아에서 SSA 스타일로 조달에 나서는 건 일부 일본 정책금융기관 정도였다.

    대한민국은 무디스 기준 2015년부터 'Aa2' 등급을 받고 있다. 일본(A1) 보다도 높은 신용등급이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여전히 이머징마켓으로 분류하는 기관이 상당해 그만큼의 위상까지는 인정받지 못하는 듯한 분위기를 보였다.

    다만 최근 한국물이 아시아 안전자산으로서의 입지를 구축하면서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더해 한국물 대표주자로 꼽히는 KDB산업은행이 SSA 발행사로 나서 시장 입지를 더욱 공고히 했다.

    KDB산업은행은 이후에도 SSA 스타일로 조달을 이어갈 전망이다. SSA의 경우 발행사와 투자자 간 신뢰 관계를 기반으로 형성된다는 점에서 조달 안정성이 한층 강화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KDB산업은행의 국제 신용등급은 AA급 수준이다. 무디스와 S&P, 피치는 각각 'Aa2', 'AA', 'AA-'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이번 딜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과 HSBC, ING 증권, KB증권, KDB 아시아, MUFG 증권, 소시에테제네랄이 주관했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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