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인도 중앙은행 총재 "SVB 사태, 현재진행형…NYCB 주목"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실리콘밸리은행(SVB)을 포함한 미국의 중견 은행 세 곳이 파산한 후 1년이 지난 지금 뉴욕 커뮤니티 뱅코프(NYS:NYCB) 등 은행 위기가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왔다.
라구람 라잔 전 인도 중앙은행 총재이자 시카고 부스 경영대학원의 금융학 교수는 17일(현지시간) 마켓워치 논평에서 "미국의 소형 은행들의 위기가 발생한 지 거의 1년이 지난 지금 이 사태를 다시 살펴봐야 한다"며 "일부 불량은행에만 국한된 문제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문제는 시스템적이었다"고 지적했다.
◇ SVB 사태, 연준 도움으로 시스템 위기 막아
지난해 3월 SVB 사태가 발생하면서 2008년 워싱턴뮤추얼 파산 이후 미국 역사상 두 번째로 큰 은행 도산 사례로 기록됐다. SVB의 예금 중 약 90%가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예금이었다.
설상가상으로 SVB는 장기 채권에 상당한 금액을 투자해 금리 상승에 따른 가격 하락을 겪었으며 SVB가 자금 조달을 위해 보유 자산 중 일부를 매각하자 채권 포트폴리오에 내재된 미실현 손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특히 주식 공모 실패는 뱅크런을 촉발시켰다.
라잔 교수는 "역사적으로 미국의 소규모 은행들은 보수적으로 자금을 조달했으며, 무보험 요구불 예금은 부채의 약 10%에 불과했다"며 "그러나 연준이 팬데믹 시대의 양적완화(QE)를 완료했을 때 이들 은행의 무보험 요구불 예금은 부채의 30%를 초과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08년 말 QE가 시작된 당시 자산이 500억 달러 미만인 은행들은 이들이 발행한 무보험 요구불 예금을 초과하는 준비금을 보유했다. 하지만 이후 2023년 초까지 이들 은행은 유동적 준비금을 보유하는 대신 상업용 부동산(CRE) 대출을 포함한 장기 대출에 더 많은 비중을 두게 됐다.
라잔 교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이들 은행 자산의 경제적 가치는 급격히 떨어졌다"며 "나스닥 은행 지수는 25% 이상 하락했고, 수많은 은행에서 예금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는데 그 중 상당수는 갑작스러운 유출을 감당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미 재무부는 근본적으로 뱅크런을 차단했고 연준은 계속되는 예금자 유출에 대응할 자금을 은행에 제공했다.
연준은 금리 상승으로 인한 유가 증권의 가치 하락을 조정하지 않고 은행이 보유한 유가 증권의 액면가 또는 액면가에 대해 최대 1년간 돈을 빌려주는 관대한 새 프로그램을 개설하기도 했다.
또한 미국 정부의 한 축인 '연방주택대부은행(FHLB)'은 연준의 정책 긴축으로 인해 2022년 3월과 2023년 3월 사이에 총대출이 세 배로 증가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은행에 대한 대출을 늘렸다.
◇뉴욕커뮤니티은행 손실 주목…"아직 위기 진행 중"
라잔 교수는 최근 뉴욕 커뮤니티 은행의 대규모 손실에 주목하면서 이러한 은행 위기가 아직도 진행형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뉴욕커뮤니티 은행은 2023년 파산한 시그니처은행을 인수한 바 있으며 최근 CRE 부문 손실을 공개하며 주가가 급락해 지역은행과 상업용 부동산 대출에 대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2023년 3월 이후 소규모 기업의 러셀 마이크로캡 지수가 대규모 기업의 S&P 100 지수를 크게 밑돌면서 소규모 은행의 문제가 기존 고객인 중소기업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점도 라잔 교수는 짚었다.
그는 "재무부와 연준이 개입하지 않았다면 상황은 훨씬 더 악화됐을 수 있지만, 패닉이 쉽게 진정된 것처럼 보여 대중의 관심은 다른 곳으로 옮겨갈 수 있었다"며 "열렬한 자유주의자들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소규모 은행을 구하기 위해 필요한 개입의 정도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 같고, 은행의 취약성을 초래한 데 대한 광범위한 조사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SVB의 실패 이후 공식적인 백스톱에 의존한 은행들이 부실 CRE 차입업체를 계속 떠받들고 있다는 점도 우려 사항으로 꼽혔다.
라잔 교수는 "은행가와 무보험 예금자 등 고의로 위험을 감수하는 사람들이 위험이 닥쳤을 때 아무런 대가도 치르지 않는 것은 자본주의에 좋지 않다"며 "지난 15년 동안 대대적인 은행 개혁에도 당국은 동일한 위험을 감수한 시장 참가자가 충분하다면 구제금융을 제공할 용의가 있음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마불사, 즉 실패하기에는 너무 큰 은행들도 매우 나빴지만 이제 '실패하기엔 너무 많은' 은행들이 있다"며 "2023년 3월의 작은 위기는 은행 역사상 각주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묻어둬선 안 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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