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부동산 리스크-①] '미지의 영역' 진입…금융시장 뇌관 부상
  • 일시 : 2024-02-22 09:40:11
  • [해외 부동산 리스크-①] '미지의 영역' 진입…금융시장 뇌관 부상



    [※편집자주: 상업용 부동산 위기의 충격파가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일본 등 주요 지역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의 대출 손실과 이에 따른 주가 폭락 속에 글로벌 주요 은행들의 주가도 덩달아 하락하면서 작년과 같은 은행 위기가 다시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2008년 금융위기를 떠올리기도 합니다. 한국도 이와 같은 상업용 부동산발(發) 충격에서 예외가 아니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에 대한 대응과 관리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연합인포맥스는 해외 부동산 리스크의 현황과 파장을 짚는 기사를 네꼭지로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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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 불황이 금융시장 혼란을 야기시킬 숨은 뇌관으로 지목되고 있다. 일부 기업은 이미 실적에 타격을 입고 있어 불안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아직은 지속되고 있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고금리 기조에 상업용 부동산 회복이 요원한 상황이라 향후 충격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문제는 이 여파가 얼마나 깊게, 넓게 미칠지다.



    ◇ "오피스 섹터, 아직 저점 도달하지 않았다"

    현재 미국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지난 금융위기 이후 가장 가파른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데이터 분석회사 그린스트리트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 지수(CPPI)는 지난 1월 121.8을 기록해 2022년 3월 기록한 고점 대비 21% 하락했다.

    그린스트리트의 피터 로터문드 리서치 전략 헤드는 "대부분의 부동산 섹터 가격이 저점을 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오피스는 예외다. 오피스 섹터의 가치는 앞으로도 계속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모기지은행협회(MBA)의 조사에 따르면 오피스를 담보로 한 대출의 연체율은 4분기 말 기준 6.5%로, 전 분기의 5.1%보다 상승했다.

    MBA는 "장기 금리가 작년 최고치보다 낮아진 점은 일부 대출에 안도감을 주겠지만 많은 부동산 관련 대출은 여전히 높은 금리와 펀더멘털 변화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오피스 담보 대출 연체율이 올해 말 8% 이상으로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처럼 오피스를 중심으로 한 상업용 부동산이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고금리 지속과 재택근무 증가에 따른 공실률 확대 때문이다.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작년 4분기 오피스 공실률이 19.6%라는 기록적인 수치를 기록했다며 1986년과 1991년에 기록했던 이전 최고치인 19.3%를 뛰어넘었다고 지적했다.

    무디스는 2021년 1분기 이후 가장 가파른 분기 기준 상승세를 나타냈다며, 공실률이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2.8%포인트 높다고 설명했다.

    무디스는 미국 오피스 시장이 '아무도 가보지 않은 미지의 영역(uncharted territory)'으로 들어서고 있다고 우려했다.

    연준이 올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앙은행은 시장이 기대하는 급격한 인하는 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대출은 고정금리 대출의 비중이 높은 일반 주택대출과는 달리 변동금리 비중이 50%에 가까워 고금리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는다.

    여기에다 재택근무가 기업 근무의 한 형태로 자리 잡으면서 팬데믹 이전과 같은 수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 오피스 시장의 발목을 계속 잡고 있다.

    부동산 조사회사인 트랩에 따르면 올해 5천440억달러(726조원) 규모의 미국 상업용 부동산 대출이 만기를 맞는다. 2028년까지 5년간 누적으로는 2조8천억달러(3천739조원)의 대출이 만기 도래한다. 연체율 증가에 따른 시장 혼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출처: 그린스트리트


    출처: 무디스 애널리틱스, 악시오스


    ◇ 우려의 현실화…美·日·유럽 은행주 줄줄이 폭락

    상업용 부동산과 관련한 모든 지표가 불길한 신호를 보내는 가운데, 작년 파산한 시그니처은행을 인수한 뉴욕 지역은행인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S:NYCB)의 주가가 연초부터 폭락하며 우려가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공포가 일었다.

    NYCB는 오피스 대출 손실로 지난 4분기에 2억6천만달러(3천472억원)라는 거액의 손실을 냈다고 발표했고 1월31일 하루에만 주가가 37.67% 폭락했다. 주가는 2월 초에도 10~20%에 달하는 급락세를 나타내다 최근에야 겨우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일본 아오조라은행(TSE:8304)도 미국 산업용 부동산 대출과 관련한 충당금이 늘면서 오는 3월로 끝나는 2023회계연도에 280억엔(2천49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지난 1일과 2일 21%, 15% 급락했던 아오조라은행 주가는 현재도 연일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독일 도이체방크도 분기 실적 발표에서 상업용 부동산 손실에 대비한 충당금이 1억2천300만유로(1천77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배 수준으로 늘었다고 밝혀 주가가 조정을 받았다.

    작년 실리콘밸리은행(SVB)의 갑작스러운 파산으로 은행권 대혼란을 겪었던 투자자들은 위기가 재발할 수 있다는 공포감에 시달렸다.

    미국 은행권이 보유한 상업용 부동산 대출 가운데 약 70%가 중소은행에 집중돼 있어 NYCB 이외 은행으로 혼란이 확산할 수 있다는 추측도 제기됐다.

    일부에서는 상업용 부동산 규모가 전체의 약 70%에 달하는 주택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작다는 점, 관련 대출의 금융기관 간 연계성이 낮다는 점을 들며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도 "이 문제로 매우 스트레스를 받는 금융기관들이 일부 있을 수 있지만, 관리 가능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피스 시장의 저점이 아직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 우려는 지속되고 있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부진한 수요와 높은 금리로 인해 오피스 빌딩 가격이 20% 더 급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상업용 부동산이 2008년 이후 최대 규모의 붕괴 위기에 처해 있으며 이로 인해 미국 은행권에서 1천600억달러(213조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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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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