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부동산 리스크-②] 트로이목마인가 총알받이인가…과거와 다른점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미국 상업용부동산(Commercial Real Estate·CRE) 부실이 글로벌 금융시장의 시한폭탄으로 평가되고 있다.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 등의 대출 손실이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수 있어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과거 리먼 브러더스 사태나 실리콘밸리은행(SVB)에 비교될 위력이 아니라는 의견이 나온다. 관련 익스포저(위험노출액)의 범위나 금융권의 체력이 과거와 같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시장을 붕괴시키는 트로이목마라기보다 자산 관리에 실패한 '총알받이'가 어울린다는 평가다.
◇ CDO라는 연환계 걸린 서브프라임
NYCB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시발점이자 주범이던 리먼 브러더스처럼 부동산 관련 대출이 많다. 이는 시장 부진과 함께 실적 직격탄이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은 부동산 불황을 부추겼다. 복합적인 부분을 제외하고 도식적으로만 보면 여기까지는 NYCB나 리먼 브러더스나 공통으로 적용되는 부분이다.
리먼 브러더스와 NYCB가 서로 다른 핵심적인 부분은 얼마나 다른 금융권과 연결돼 있느냐다. 2000년대 들어서 미국 은행들은 저신용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인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대거 취급했고, 이에 대한 리스크를 부채담보부증권(CDO)으로 엮어 전 세계 금융사들에 팔았다.
도덕적 해이가 곁들여진 CDO는 모기지 대출 연체와 함께 금융사들을 줄도산시키는 트리거가 됐다. 배를 서로 묶어 연환계에 당한 셈이다. 보험연구원은 이를 '위험 사슬 체계'라고 표현했다.
사실 리먼 브러더스와 NYCB는 몸집부터 차이가 난다. 리먼 브러더스는 미국의 4대 은행이었고, NYCB는 중소형의 지위다. 유사시 초기 충격의 강도가 다르다는 뜻이다.
◇ 금리인상은 은행에 호재…탐욕이 문제
1년 전 봄이 들어서기 전에 미국은 또 다른 지역은행인 실리콘밸리은행(SVB)을 비롯해 시그니처은행의 파산을 겪었다. NYCB는 시그니처은행을 인수하기도 했다.
작년에 파산한 은행들은 장기 미국채를 비롯해 가상화폐 등 돈벌이가 될 만한 수단을 찾았다. 저금리 시기에는 모두 효자 역할을 했지만, 금리인상기가 되자 탐욕의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금융사가 기본적으로 준수해야 할 자금 유출입 관리에 소홀했다.
NYCB도 이러한 부류 중 하나다. NYCB는 CRE 대출 비중이 5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지역은행들이 20% 내외, 대형은행들은 1~4%에 불과한 점과 대비된다.
코로나 팬데믹(대유행) 이후 진행된 연준의 금리인상은 그 속도만큼 가파르게 은행들의 배를 채워주는 역할을 했다. 연방예금보험공사가 분석한 부분을 보면 최근만큼 금리를 많이 올렸던 2004~2006년이나 과거 인상기보다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과 관련 이익이 대폭 확대했다. 중소형은행들은 20% 내외의 수익 증가가 목격됐다.
마이클 바 연준 부의장은 "시스템 전반에 걸쳐 유동성 문제의 징후가 보이지 않는다"며 "한 은행의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고 충당금이 늘어났다고 해서 전체 은행 시스템이 강력하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고 말했다.
◇ 제2의 NYCB 누가 알겠나…이미 터널 지났다는 반론도
NYCB 우려는 지난달 실적 발표를 통해 드러났다. 사실 은행 규모가 그렇게 크지 않다 보니 시장참가자들에게 미리 모니터링되지 않은 측면이 있었다. 일본에서 관련 리스크에 노출됐다는 아오조라은행도 비슷한 이유로 변동성이 커졌다.
억만장자 투자자이자 스타우드캐피탈 최고경영자(CEO)인 배리 스턴리히트는 이를 두고 "오피스뿐만 아니라 부동산 모든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해 1조2천억달러의 손실이 퍼져 있는데, 그 손실이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은행이 미국 전체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약 절반을 취급하고 있지만, 상황이 악화할 때까지 대출 건전성이나 대출 대상 건물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적었다.
그래도 미국 당국은 면밀히 모니터링 중이다. CRE 포지션의 분포를 꿰고 있다.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하면서 작년 SVB 사례를 시나리오에 포함하기도 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상업용 부동산 공실률이 급증하며 금융위기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는 과장됐다고 보도했다.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와 스탠다드차타드(SC) 등은 지역은행들의 상업용 부동산 문제가 금융권 전반에 시스템적 위험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콜드웰뱅커리처드엘리스(CBRE)는 "침체한 사무실 임대 시장의 최악 상황은 끝났다"고 평가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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