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YMI] 연준 부의장이 염두에 두고 있는 '1995년'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가 '완벽한 소프트랜딩'(perfect soft landing)을 달성한 적이 있을까.
앨런 블라인더 전 부의장에 따르면 딱 한 번 그런 사례가 있었다.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과 자신이 연준을 이끌던 1995년이다.
1995년은 블라인더 전 부의장이 2년 전 '완벽한 소프트랜딩'이라는 평가를 내놓으면서 경제학계와 금융시장에서 화제가 됐다. 그 뒤로 제롬 파월 현 의장도 '1995년의 재현'을 내심 바라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했다.
1995년은 연준이 급격한 금리 인상 뒤 인하로 전환한 해였다. 바로 전인 1994년은 '채권시장 대학살'이 벌어진 해로 유명하다.
1994년 2월부터 1995년 2월까지 300bp 금리를 올린 연준은 마지막 인상 뒤 5개월 만에 인하로 전환한다. 연준이 신속하게 통화정책 기조를 바꾼 덕에 미국 경제는 침체를 모면할 수 있었다는 게 대부분 전문가의 견해다.
필립 제퍼슨 현 부의장도 최근 블라인더 전 부의장이 내린 '완벽한 소프트랜딩' 평가를 인용하면서 1995년을 거론했다. 그는 연준의 지난 여섯 차례 금리 인하 사이클을 복기하는 내용의 지난달 하순 연설에서 1995년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제퍼슨 부의장은 "대부분 완화 사이클은 경제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로 시작했다"면서 "하나의 예외는 1995년 7월 시작된 완화 사이클"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특별한 사이클은 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줄어들어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제퍼슨 부의장의 이같은 발언은 경제성장이 나빠져서가 아니라 인플레이션이 크게 낮아졌기 때문에 금리 인하를 시작하려는 것이라는 연준의 현재 입장과 맥락이 같다. 1995년과 지금이 유사한 경제환경을 공유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이번에도 연준이 1995년과 비슷한 행보를 취할 것이라는 예상이 등장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1995년에는 첫 금리 인하(7월) 뒤 5개월이 지나 두 번째 인하가 이뤄졌다. 초반부터 잇달아 금리를 내리진 않았던 셈이다. 세 번째 인하는 한 달 뒤인 1996년 1월에 이뤄졌다.
제퍼슨 부의장은 1995년의 인하 스텝을 "신중한 완화"라고 명명한 뒤 이를 통해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게 됐는지 데이터와 정보를 평가할 수 있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이 특별한 완화 사이클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줄어드는 것을 목격하면서 완화를 시작했고, 더 많은 정보를 기다리며 세 번의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하고 나서 완화를 지속했다"고 말했다.
현재 시장은 연준이 점도표를 내놓는 간격에 따라 석 달 주기로 금리 인하가 진행될 것으로 추측하는 관성이 여전히 강하다. '6월 개시 → 9월과 12월 추가 인하'(올해 세 번) 시나리오다.
하지만 1995년의 사례는 금리 인하가 일정한 주기 없이 이뤄질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또 한 가지 주목할 점은 당시 인하 사이클은 꽤 짧게 끝났다는 점이다. 1996년 1월 인하가 마지막이었고, 이듬해 3월 연준은 금리를 다시 인상했다.
s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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