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금리 인상] 추락한 G2의 몸부림…'미래가 생겼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일본은 'G2'로 불리며 세계 경제를 주름잡을 때가 있었다. 엔화 가치가 급변한 '플라자 합의' 이후 모든 게 달라졌고 잃어버린 시간을 보냈다. 좀처럼 해소되지 못한 디플레이션(물가 하락)에 연구 대상이 되기 일쑤였다.
일본은행(BOJ)의 통화완화를 비롯한 끈질긴 정책 노력 끝에 이제 일본은 물가가 상승하는 '미래'가 생겼다. 이날 BOJ가 단행한 금리인상은 17년 만이지만, 실질적으로 30년 이상의 세월을 되찾으려는 몸부림으로 평가되는 이유다.
◇ 플라자 합의 이후 침체한 日 경제
19일 BOJ는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하고 기준금리(무담보 콜 익일물 금리)를 0~0.1%로 설정했다. 이제 시장금리를 플러스(+)로 운용해 금리가 있는 세계를 맞이했다. 플러스 금리는 8년만, 금리인상은 17년 만이다.
돈을 맡기려면 이자를 내야 하는 비정상적인 통화정책의 발단은 더 많은 과거 시계열로 거슬러 가야 한다. 일본 경제의 침몰이 오랜 기간 누적된 결과기 때문이다. 굵직한 사건을 추리면 지난 1985년의 '플라자 합의'를 빼놓을 수가 없다.
엔화 가치 절상(달러-엔 환율 하락)을 골자로 한 이 합의로 일본은 수출 가격 경쟁력을 대거 잃었다. 대미 수출은 급감했고 경기침체가 본격화했다. 이를 타개하고자 기준금리를 내리기 시작했는데, 이는 일본 경제의 '버블'을 중점적으로 부풀렸다.
부동산·주식 등의 자산 가격이 급등했고 이를 꺼드리려는 BOJ의 금리인상은 걷잡을 수 없는 파장을 일으켰다. 부실이 터지며 금융기관이 위험해지자 1990년대에 꺼내든 경제 부활의 카드는 다시 금리인하였다. 일본도 아마 이때는 수십 년 후 마이너스 금리까지 가리라고 생각하진 못했을 것이다.
◇ 인플레이션 도래…미래 향한 BOJ의 결단
플라자 합의 이후 30년이 지나도록 일본 경제는 살아나지 않았다. 물가는 줄곧 예전보다 낮아졌다.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이끄는 정권이 재정을 풀면서 물꼬를 찾으려 했지만, 쉽게 나아지지 않았다. '오늘이 제일 비싸다'라는 디플레이션은 소비와 자금 융통에 모두 해악이었다. 어두운 전망에 경제가 꼬여버려서다.
아베노믹스 아래서 BOJ가 동원됐다. 세계 최초로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고 양적완화까지 병행했다. 2006~2007년에 금리 인상기를 잠시 가졌다가 디플레이션과 엔화 강세가 극심해진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으려고 끈질기게 밀어붙였다. BOJ의 마이너스 금리는 그렇게 8년간 흘렀다.
일본의 아베노믹스는 통화완화와 재정 확대, 더불어 규제 완화를 비롯한 경제 체질 개선까지 갖췄다. 이른바 '3개의 화살'이다. 일본에서는 젊은 기업가들이 탄생했고, 정보기술(IT) 등 다양한 부문에서 수출을 이끄는 기업들이 탄생했다. 성장이 소비로 연결되는 고리가 단단해지면서 인플레이션이 반등했다. 2022년부터 두 해 연속으로 2% 이상의 물가상승률을 보였다. 21세기 이후 경험해보지 못한 부분이다.
BOJ가 긴축으로 전환하고자 마지막 퍼즐로 기다린 것이 임금상승률이다. 선순환에 확신을 가지면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할 수 있다고 BOJ 인사들은 줄곧 강조했다. 일본 최대 노동조합 조직인 '렌고'(連合·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가 춘투 이후 중간 집계한 평균 임금 상승률은 5.28%로 조사됐다. BOJ는 지체하지 않고 금리를 올리면서 새로운 미래의 문을 열게 됐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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