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대차대조표 축소 후 채권 매수 주체는 '가계·외국인'
(뉴욕=연합인포맥스) 정선영 특파원 = 유럽중앙은행(ECB)이 대차대조표 축소에 나서면서 채권시장에서 물량을 흡수하는데 가장 기여한 투자자들은 가계와 외국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유럽중앙은행 이코노미스트들은 22일(현지시간) ECB 블로그에 '누가 지금 채권을 사나. 시장이 작아진 유로시스템 대차대조표를 처리하는 방법'을 주제로 한 보고서에서 유로시스템이 대차대조표를 축소한 후 가장 크게 신규 채권을 흡수한 매수 주체는 가계와 외국인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유로시스템의 대차대조표는 2022년 중반 이후 약 2조 유로, 22% 이상 감소했다.
은행이 유로시스템에서 가져온 대출의 상당 부분을 상환하고, 유로시스템이 자산매입프로그램에서 더 이상 만기 도래 채권을 재투자하지 않으면서 채권 보유 규모를 줄인 영향이 컸다.
그렇다면 시장에 제공되는 국채의 증가 규모를 어떤 투자자들이 흡수하고 있을까.
ECB 전문가들은 "역사적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로존 국채의 최대 보유자이며, 유로시스템의 자산매입 프로그램이 시작되기 전에는 약 40%의 채권을 보유했다"고 분석했다.
유로시스템이 대차대조표를 확대했을 때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로존 국채 보유비중을 절반 정도 줄였는데 유로시스템이 APP에 따른 재투자를 종료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다시 돌아와 크게 증가한 국채 순발행 물량을 흡수했다.
ECB는 가계의 매수 속도와 강도도 주목할 만하다고 봤다.
가계가 보유한 국채 비중은 거의 3.5%로 회복돼 유로시스템이 2015년 공공채권매입프로그램(PSPP)을 시작하기 전 수준에 가까워졌다고 ECB는 설명했다.
ECB는 "여러 요인으로 국채 매수가 민간의 가계 투자자들에 매력적이었다"며 리테일에 초점을 맞춘 상품을 제공한 것과 높은 수익률이 가계의 투자를 끌어들였다고 봤다.
많은 상업은행들이 더 높아진 정책 금리를 예금 금리에 반영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팬데믹 기간 동안 저축이 증가하면서 가계들이 그만큼 국채와 단기재정증권(Bill)에 투자할 자금이 있었다고 ECB는 설명했다.
전세계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면서 정책 금리를 인상하는 동안 유로시스템의 채권 포트폴리오 축소는 매우 순조롭게 진행됐고, 국내외 투자자들이 채권 순발행 물량을 흡수했다고 봤다.
변동성이 높아지면 거래위험이 증가하면서 보통 유동성이 감소할 가능성이 크지만 채권 거래는 최근 몇 달 동안 안정적이거나 더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ECB는 금융시장의 원활한 기능에 도움을 준 요인도 분석했다.
유로시스템 대차대조표 축소를 시기적절하게 전달함으로써 은행, 보험사, 헤지 펀드와 같은 시장 참가자들이 계획적으로, 더 쉽게 적응하도록 한 것이 시장 안정에 기여했다고 봤다.
아울러 채권 공급업체들의 전략적인 조정도 꼽았다. 정부와 민간기업 등의 채권 발행 쪽은 만기를 단축해 대응했고, 개인 투자자를 위한 전용 투자 상품을 발행하기도 했다고 ECB는 분석했다.
또 딜러 은행들은 세컨더리 마켓의 유동성과 효율성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 이를 통해 채권 매매가 원활하게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ECB는 또 "유로존 국채의 가용성이 증가하면서 레포(환매조건부채권;Repo) 시장에도 긍정적 영향을 줬다"며 "자산부족 현상이 크게 완화되고, 레포 금리가 주요 정책금리와 비슷한 수준에 가까워졌다"고 설명했다.
2022년말 전체 레포 거래량의 50%가 예금금리(DFR)보다 30bp 이상 낮았고, 현재는 전체 거래량의 50% 이상이 예금금리보다 10bp 안쪽에 있다고 설명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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