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금리 내린다는데 왜…환율 연중 최고치
※이 내용은 4월 1일(월) 오후 4시 연합뉴스경제TV의 '경제ON' 프로그램에서 방영된 콘텐츠입니다. (출연 : 이규선 연합인포맥스 기자, 진행 : 권용욱)
환율 다시 1,350원대…배경과 전망은? (이규선 연합인포맥스 기자) | 경제ON 취재파일 240401[https://youtu.be/JjB4T4NURxY]
[권용욱 앵커]
최근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관심이 뜨겁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인하를 시사하고 있는데도 왜 환율은 오히려 오르고 있는 걸까요? 또 우리나라 외환당국은 지난해 4분기 3년 만에 달러를 사들였다는데요.
환율 상승세와 당국 개입의 의미, 그리고 4월 환율 전망까지 짚어보는 시간 가져보겠습니다. 금융시장부 이규선 기자 나와 있습니다.
[이규선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먼저 최근 외환시장의 특징적인 변화부터 짚어주시죠.
[기자]
네, 환율 흐름을 말씀드리기 앞서 최근 외환시장에 3년 만에 변화가 나타나 먼저 짚고 넘어가려고 합니다.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 행태에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당국은 2019년 3분기부터 분기별로 달러 순매수 금액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시장에서 같은 분기에 50억 달러를 사고 30억 달러를 팔았다면 20억 달러 순매수한 것으로 공표하는 식인데요.
그런데 그간 아홉 분기 연속 달러를 팔아온 당국이 지난해 4분기 20억 달러가량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2020년 4분기 이후 3년 만에 처음입니다.
지난해 4분기 달러-원 환율의 저점은 1,284원이었는데요. 이는 당국이 1,280원대에서도 달러 매수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물론 외환 당국은 특정 환율 수준을 목표로 삼지는 않는다고 하지만, 1,280원대가 높은 수준은 아니라는 판단이 깔려있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또한 1,280원대에서 매수한 규모는 당국이 밝힌 20억 달러보다 더 클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작년 10월 초 달러-원 환율이 1,360원대 연고점을 찍었을 때는 달러 매도 개입이 있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걸 감안하면 1,280원대에서의 매수 규모는 20억 달러를 웃돌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지난해 4분기에는 당국이 달러를 샀을 정도로 환율이 안정됐는데 최근에는 또 연고점에서 움직이고 있어요. 최근 환율이 상승한 배경은 무엇일까요?
[기자]
네, 지난주에는 달러-원 환율이 연중 최고점까지 치솟았습니다. 사실 2022년부터 환율 상승은 대부분 비슷한 배경에서 비롯됐습니다. 미국 물가 급등에 따른 연준의 공격적 긴축 우려 때문이었죠. 그런데 이번엔 좀 달랐습니다. 지난달 FOMC는 오히려 비둘기파적인 기조로 해석됐음에도 환율은 계속 올랐거든요.
그림을 보시면 제가 초록색으로 동그라미 표시한 날이 지난달 FOMC가 있었던 날입니다. 파란색 음봉이 보이시죠.

FOMC가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되며 환율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날 곧바로 반등하더니 연고점까지 뚫어버린 것이죠. 보통 연중 최고치까지 올라면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되돌림이 나타나기 마련인데 고점 저항을 뚫고 1,350원대까지 올랐습니다.
[앵커]
네, 차트만 봐도 최근 환율 상승세가 심상치 않아 보이는데요.
미국 금리 인하 예상에도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이유, 설명 부탁드립니다.
[기자]
무엇보다 달러 외에는 투자할 만한 통화가 없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달러 인덱스라는 지표를 볼 때 이 점이 잘 드러나는데요. 아시겠지만 달러 인덱스는 달러 가치를 유로화, 엔화, 파운드화 등 주요 여섯 개국 통화와 비교한 것인데, 달러 인덱스가 오르면 이들 통화 대비 달러 가치가 상승한 것을 의미합니다.
문제는 달러 인덱스 바스켓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유로화, 유로존 경기가 좋지 않다는 건데요.
유로존의 큰형님 국가죠. 독일은 작년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대중 수출 비중이 높은 독일로서는 중국 경기마저 부진하면서 전망도 그리 밝지 못한 상황입니다. 올해 들어서도 0%대 성장이 예상됩니다.
반면 미국 경제는 꽤 견조한 모습입니다. 작년 2.5% 성장에 이어 작년 4분기에도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호조세를 보였죠.
여기에 통화정책 기대감도 엇갈리고 있습니다. ECB는 6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지만, 연준은 아직 금리 인하 시점을 구체화하지 않고 있거든요.
결국 미국과 유럽의 경기 격차, 통화정책 기대 차이 등이 달러 강세로 이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우리 환율에도 상방 압력을 가할 수밖에 없겠죠.
[앵커]
미국과 유럽 간 온도 차, 잘 설명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정작 금리 인하를 예고한 연준에서조차도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죠?
[기자]
네 맞습니다. 연준 내부에서도 금리 인하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 상황인데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올해 초 예상보다 높게 나타난 미국의 물가 지표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는데요. 반면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물가 지표가 실망스럽다는 의견을 내비쳤습니다. 금리를 내리기 위해 서두를 필요가 없고 금리 인하 횟수를 줄이거나 미뤄야 한다는 의견도 피력했죠.
시장에서는 이러한 의견을 근거로 연준의 연내 금리 인하 횟수가 현재 전망인 3회가 아닌 2회로 줄어들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은행의 외환 딜러들에게 물어보니 이제는 연준의 금리 인하 그 자체보다 속도가 중요해진 때라고 평가했습니다. 연준이 금리를 내리더라도 유럽중앙은행이 더 비둘기파적이거나 미국 경제가 계속 탄탄할 경우 환율이 쉽게 내리기 어려울 것이란 의견도 덧붙였습니다.
[앵커]
네 연준 내 의견 대립으로 외환시장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어 보이는군요
그런데 원화 약세에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 요인도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경기 부진에 따른 위안화 약세가 원화 가치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요.
아시다시피 중국 경기는 예상보다 상당히 부진합니다.
업황을 가늠할 수 있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개월 연속 기준선을 하회했고, 소비 부진으로 물가마저 마이너스 영역으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최근에 조금 반등하긴 했지만 미국에 비하면 여전히 부진하죠.
이에 중국인민은행은 2월에 지급준비율을 50bp나 인하했고, 필요하면 추가 완화 조치도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처럼 경기 둔화에 통화정책마저 완화 기조로 선회하면서 위안화 약세가 불가피해진 상황입니다.
문제는 위안화 약세가 곧바로 원화 약세로 전이된다는 건데요.
최근 달러-원 환율이 연고점까지 튀어오른데는 위안화 약세 요인도 크다는 게 시장의 평가입니다.
[앵커]
독일뿐만 아니라 중국도 경기가 부진하니 대외적으로 마땅한 원화 강세 요인이 없어보입니다.
그런데 원화 약세에 대외 요인 외에 대내 요인도 있다고요?
[기자]
글로벌 요인과 함께 계절적 요인까지 겹치면서 4월 한 달간은 달러-원 환율 하락이 제한될 것으로 보입니다.
4월은 계절적으로 원화가 약해지는 시기입니다.
국내 기업들의 배당금 지급이 몰리는 시기여서 외국인 투자자금의 이탈 압력이 높아지는데요. 국내 기업들은 대부분 12월 결산을 하고, 4월에 배당금을 지급합니다. 최근 분기배당이 활성화되고는 있지만, 연 1회 결산배당 규모가 여전히 큰 편입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배당금을 본국으로 송금하기 위해선 원화를 달러로 바꿔야 하므로 달러 수요가 급증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저희가 은행과 증권사 등 11개 금융사의 딜러와 연구원을 토대로 4월 환율 전망을 물었습니다. 고점 평균 전망치가 1,360원이었고 저점 평균 전망치는 1,318원 수준이었습니다. 저점 수준이 상당히 높은 셈입니다.
딜러들은 달러-원 환율이 레인지 상단에 다다랐다고 보면서도 쉽게 내리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연준의 금리 인하 횟수 축소, 중국 경기 부진으로 인한 위안화 약세, 배당 시즌 외국인 자금 이탈 등을 주된 요인으로 꼽았습니다.
(연합인포맥스 금융시장부 이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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