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달러화 후순위채 조달 막전막후…CS 사태·변동성 거뜬
KP 발행 물꼬, 투자자 우려 불식…희소성·장기물 부각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신한은행이 5억달러 규모의 후순위채(Tier 2) 발행에 성공해 한국물(Korean Paper) 자본성증권 조달의 물꼬를 틔웠다. 크레디트스위스(CS)의 신종자본증권(AT1) 전액 상각 사태 후 얼어붙었던 외화 자본성증권 발행의 포문을 열었다.
신한은행은 적극적인 소통으로 글로벌 기관을 사로잡았다. CS 사태 후 자본성 증권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와 은행업을 둘러싼 불안감 속에서도 역대 최저 가산금리(스프레드)를 달성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CS·시장 변동성에도 발행 성사…KP 조달 재개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전일 아시아와 유럽, 미국 등에서 달러화 후순위채 발행을 위한 북빌딩(수요예측)을 통해 5억달러 조달을 확정했다. 트랜치(tranche)는 10년 단일물이다.
한국물(Korean Paper) 후순위채가 등장한 건 2022년 4월 이후 처음이다. 앞서 국내 시중은행과 보험사 등은 자본 확충을 위해 외화 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 발행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CS AT1 상각 사태로 해당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한국은 물론 전 세계 발행사가 관련 조달에 나서지 못했다.
분위기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차츰 풀리기 시작했다. 해외 시장에서 후순위채를 중심으로 속속 발행이 재개됐다. 신한은행은 이러한 흐름을 포착해 후순위채 조달을 준비했다.
복귀전이 수월했던 것만은 아니다.
자본성 증권을 바라보는 우려의 시선이 남아있던 데다 은행업을 둘러싼 불안감도 이어졌다.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사태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등이 불거지면서 무디스가 대한민국 은행 시스템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꾸기도 했다.
신한은행은 글로벌 투자자와의 적극적인 소통으로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지난달 아시아와 미국을 찾아 신한은행의 우량한 펀더멘탈을 강조하면서 기관들의 불안 심리를 잠재웠다.
특히 당시 NDR에는 김기흥 경영기획그룹장(CFO)이 참석해 신한은행에 대한 신뢰를 끌어올렸다. 그는 40여곳 이상의 글로벌 기관을 직접 만나 신한은행은 물론 한국의 은행 전반에 대한 불안감을 완화하는 데 집중했다는 후문이다.
북빌딩을 앞두고 시장 변동성이 커진 점도 부담 요소였다.
최근 미국 경기지표가 양호한 분위기를 보이자 미국 국채금리가 상승세를 이어갔다. 10년물 국채 금리가 5%를 가시권에 두기 시작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러한 분위기는 후순위채와 같은 장기물에 더욱 타격을 줬다.
하지만 신한은행은 북빌딩 개시 후 아시아에서부터 압도적인 주문을 확인하면서 불안감을 곧바로 털어냈다. 북빌딩 중 최대 35억달러의 주문이 몰리는 등 기관들의 견고한 투자 심리가 드러났다는 후문이다.
◇역대 최저 스프레드 달성…경쟁력·상징성 다 잡았다
신한은행은 이번 채권의 희소성과 장기물이라는 측면 또한 강조해 투자 수요를 자극하는 데 주력했다.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비교적 금리가 높은 장기물을 주목하는 수요층을 겨냥한 것이다. 2년 만에 등장한 한국 자본성 증권인 터라 흔치 않은 투자 기회로 여겨진 점도 매력을 높였다.
신한은행은 KP 자본성증권에 물꼬를 틔웠다는 상징성은 물론, 스프레드 측면의 금리 경쟁력 또한 드러냈다.
가산금리(스프레드)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에 140bp를 더한 수준으로 확정한 것이다. 최초제시금리(IPG, 이니셜 가이던스) 대비 35bp 절감한 수준이다.
이는 공정가치(fair value)보다 5bp 낮은 수준이다. 자본성증권을 둘러싼 글로벌 우려와 시장 변동성 속에서도 마이너스(-) 뉴이슈어프리미엄(NIP)을 달성하면서 조달 비용 절감 효과를 누렸다.
특히 역대 한국물 자본성증권으로는 최저 스프레드를 달성했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신한은행은 지난 1월 첫 유로화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커버드본드)을 찍은 데 이어 달러화 후순위채 발행으로 한국물 조달 이정표를 세워나가고 있다.
이번 채권은 소셜본드(social bond) 형태로 발행된다. 신용등급은 상환 후순위성 등으로 신한은행 등급(무디스 기준 Aa3)보다 낮은 'Baa1'을 인정받는다.
BoA메릴린치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크레디아그리콜, HSBC, 소시에테제네랄, 웰스파고가 주관했다.
phl@yna.co.kr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