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vs 트럼프] 정책보다 대외 변수…유가와 동조화
(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에너지 분야는 조 바이든 현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가장 극명하게 정책 차이를 나타내는 분야다.
바이든은 핵심 정책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에 중점을 두는 반면 트럼프는 화석연료와 같은 전통적인 에너지로의 복귀를 추진한다.
대선 결과에 따라 에너지 산업의 정책과 규제가 많은 변화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에너지 기업의 실적과 주가는 정책만으로 결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분쟁과 같이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커다란 외생 변수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 유가와 관련 기업의 실적, 주가는 이와 같은 '글로벌 불확실성'에 계속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 트럼프와 바이든의 주요 에너지 정책 어땠나
'미국 우선주의'를 주창해온 트럼프는 외국이 에너지 자원을 무기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극도로 꺼린다. 이 때문에 에너지 자립에 방점을 둬왔다.
반면 바이든은 풍력과 태양광, 전력 등 재생에너지원을 우선시해 기후변화 대응에 나서 '에너지 전환'을 선도하길 원한다.
한국석유공사 자료에 따르면 트럼프는 2017년 취임 직후 △에너지 자립과 일자리 창출, 에너지 혁명에 따른 대규모 국부 창출 △50조달러 규모의 셰일·원유·천연가스·석탄 자원 개발 △OPEC 혹은 적대국으로부터의 에너지 수입 중단 등을 골자로 하는 '아메리칸 퍼스트 에너지 플랜'을 발표했다.
이와 같은 정책에 따라 트럼프는 파리기후협약에서 탈퇴하고 오바마 정부의 청정전력계획을 백지화했으며, 이란 제재에 나섰다.
2016년 일일 884만배럴이었던 미국 원유 생산량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에 일일 1천231만배럴로 급증했다. 2018년과 2019년 전년 대비 증가율은 각각 17%, 12%에 달했다
미국 내 원유 및 가스 굴착장비 수는 2016년 658개에서 2018년 1천83개까지 증가했다.
반면 바이든은 파리기후협약에 복귀하고 행정명령을 통해 △미국과 캐나다간 원유수송 사업인 키스톤XL 파이프라인 프로젝트 취소 △화석연료 관련 보조금 폐지 △해상 풍력발전 확대 △저탄소 전력 및 전기차 우선 구매 등을 추진했다.
현지 매체들은 트럼프가 백악관에 복귀한다면 그간 바이든이 추진해왔던 많은 정책이 바뀌거나 폐기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는 바이든이 환경·경제적 영향 평가를 위해 올해 시행한 LNG 수출 허가 일시 정지 조치를 신속하게 종료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석유 및 가스산업의 메탄 배출에 부과했던 t당 900달러~1천500달러의 부담금을 폐기할 가능성이 높으며, 광물·석유·가스 시추를 확대하려는 주에 연방 소유의 토지 매각을 늘릴 것으로 예상됐다. 파리기후협약 재탈퇴도 예상된다.
이 밖에 전기차로의 신속한 전환을 위해 검토됐던 차량효율표준을 재검토할 수 있으며, 기후 관련 세금 감면도 폐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 유가 따라가는 에너지 주가
다만 이와 같은 정책 차이가 금융시장에 고스란히 반영될지는 미지수다.
S&P500의 업종별 지수를 보면 아이러니하게도 에너지 섹터의 주가가 트럼프 재임 시절 최악의 성적표를 기록했다. 2017년 1월 20일부터 2021년 1월 20일까지 에너지 섹터 지수는 39.6% 급락해 11개 업종 가운데 유일한 하락세를 나타냈다.
코로나19가 발생했던 2020년을 제외하고 취임일부터 2019년 말까지 하락률도 약 20%를 기록했다.
반면 바이든 재임 기간(2021년 1월20일~2024년 4월5일) 에너지 섹터 지수는 126.8% 급등해 전체 업종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에너지 업종의 주가 성적은 대체로 국제유가와 궤를 같이한다.
트럼프의 경우 전통 에너지 산업의 규제를 푸는 한편으로 유권자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유가 상승을 경계해 산유국에 견제구를 날려왔고 이후 코로나19 위기 발생까지 겹쳐 유가가 급락했었다.
반면 바이든 정부 때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산유국 감산이라는 외부 변수로 유가가 급등했다.
WTI 가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 국가들의 러시아산 원유 보이콧 움직임에 2022년 3월 초 130달러를 돌파했다. 미국의 주요 에너지 종목 주가도 유가에 대체로 동조되는 흐름을 나타냈다.
마켓워치는 최근 분석에서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석유 및 가스 기업 주가에 혼재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씨티그룹은 트럼프 행정부가 화석연료에 대해 매우 우호적인 수사를 한다고 할지라도 미국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생산 동향이 "주로 기술개선과 생산비용, 유가에 의해 주도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들은 오히려 트럼프 재선으로 인해 새로운 무역갈등이 발생할 경우 원유 수요에 타격을 줄 수 있다며 내년 유가가 60달러로 내려앉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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