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총재 "깜빡이 켤지 고민 단계"…7월은 인하 기대는 후퇴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국제유가의 상승 등 물가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시장의 기대도 후퇴하는 양상이다.
한은은 12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한 이후 아직 금리를 내릴지 '깜빡이'를 켤 시점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7월 등 비교적 빠른 시간 금리 인하를 예상했던 시장의 기대도 되밀리는 양상이다.
◇이창용 "깜빡이 켤지 고민하는 단계"…아직 이른 '피벗'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금리 인하로의 전환 시점에 대해 모호한 스탠스를 나타냈다.
이 총재는 "(금리 인하로)깜빡이를 켰다는 게 아니라 자료를 보고 깜빡이를 켤까 말까 생각하고 있는 중"이라면서 "데이터 디펜던트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은은 이날 통화정책방향문에서 그동안 사용해 온 '충분히 장기간 긴축 유지'라는 문구를 '충분히 유지'로 바꿨다.
통방문의 완화적인 변화를 이 총재가 기자회견을 통해 어느 정도 보완하는 균형을 보인 셈이다.
금통위원의 포워드 가이던스도 향후 3개월 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위원은 한 명으로 2월 구도에서 변화가 없었다. 서영경 위원이 3월 말 기자간담회에서 예상보다 비둘기파적 발언을 내놓아 인하 가능성을 열어 둘 수 있다는 전망도 있었지만, 최근의 물가 상황 등으로 기존 견해를 유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이 이처럼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면서도, 이른 시점은 아닐 것이란 견해를 내놓은 점은 결국 물가 불확실성 영향이다.
국제유가가 한은의 전망 전제치(브렌트유 연평균 배럴당 83달러)보다 높은 배럴당 90달러 부근까지 올랐다. 농산물 가격도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한은은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가 당초 예상대로 연말 2% 수준에 수렴하겠지만, 헤드라인 물가는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토로했다.
이 총재는 "CPI가 저희가 예상하듯이 연말이면 2.3% 정도까지 갈지에 부합할 것인지가 지금 굉장히 중요한 결정 과정인 것 같다"면서 "유가나 이런 것이 다시 안정돼서 CPI가 연말에 2.3%까지 갈 거라고 하면 금통위원 전체가 하반기에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반면 유가 등 다른 문제로 2.3%로 가려는 패스보다 지연되면 하반기에 금리 인하가 어려울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인하 시점에 대한 시장의 기대도 결국 물가 탓에 지연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7월 인하 기대 후퇴…연내 인하 폭도 제한
이 총재가 금리 인하 가능 시점에 대해 다소 모호한 견해를 내놓으면서 시장의 기대도 조정되는 양상이다.
연준의 금리 인하 예상 시점이 7월 이후로 상당폭 후퇴한 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메리츠증권의 윤여삼 연구원은 "한은과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을 모두 7월로 전망했지만, 연준은 9월 한은은 8월 인하로 전망을 수정한다"고 밝혔다.
윤 연구원은 "(한은이)적어도 6월까지 정보를 확인한 이후 7월 정도에는 통화정책 방향에 좀 더 선명성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외국계 투자기관의 한 딜러는 "이 총재가 5~6월 데이터를 더 보고 신호를 주겠다고 말했는데, 이를 보면 7월은 돼야 신호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빨라야 8월에 인하가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BNP파리바의 윤지호 이코노미스트는 7월로 금리 인하 시점을 제시했지만, 기존의 5월 인하 전망에서는 한 클릭 뒤로 미뤘다.
다올투자증권의 허정인 연구원은 기존 연내 2회 금리 인하 전망을 1회 인하로 바꾸면서 3분기 인하 신호가 나오고 4분기에 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봤다.
그는 "근원물가가 연말 2% 수렴이 가능하다고 한 점을 보면 연내 2회 인하도 부담이 없지만, 총재는 헤드라인 물가도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면서 "전체 물가의 상방 압력이 커진 환경을 유의 깊게 살필 것이라고 한 점도 연내 1회 인하에 그칠 것을 내포한다"고 말했다.
JP모건의 박석길 이코노미스트도 당초 3분기 인하 전망을 4분기 인하로 늦춰 잡았다고 밝혔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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