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피벗 언제 ②] 연준으로부터 독립 강조…현실화될까
  • 일시 : 2024-04-15 10:41:01
  • [한은 피벗 언제 ②] 연준으로부터 독립 강조…현실화될까



    (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국가별 통화정책 '탈동조화(디커플링)'를 강조하면서 우리나라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로부터 독립적인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주요국의 경제 및 물가 상황을 감안하면 한은이 독보적으로 경기가 견조한 미국이 아닌 유럽 등 다른 주요국과 궤를 같이하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4월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를 통해 "미국이 작년 말에 이어서 피벗(통화정책 전환) 신호를 주면서 탈동조화되고 있다"면서 "ECB(유럽중앙은행)는 6월 인하를 고려할 수 있다고 했고 스위스는 벌써 인하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미국이 통화정책을 어떻게 하고 환율에 주는 영향은 어떤지 봐야 하므로 미국을 굉장히 많이 보고 결정했다면 피벗 시그널 이후에는 국내 물가는 어떻게 가는지에 대한 고려가 더 크다"며 "미국보다 먼저 할 수도 있고 뒤에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국가별 통화정책 여력이 강해진 만큼, 우리나라의 경우도 이제는 국내 물가 흐름에 따라 미국으로부터 다소 독립된 통화정책이 가능할 수 있음을 시사한 셈이다.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도 주요국 경기 상황 및 통화정책 운용의 차별화에 대한 언급이 수차례 나왔다.

    (서울=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에 관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4.4.12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실제로 우리나라 국고채 금리는 역사적으로 미 국채 금리보다는 유럽의 중심국인 독일 국채 금리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왔다.

    지난 20년 동안 각국 국채 10년물 금리 간 상관성을 도출한 결과, 우리나라 금리와 독일 금리 간 상관계수는 0.97로, 미국 금리와의 상관계수인 0.81보다 높았다.

    여기에 더해 우리나라와 유럽이 최근 펀더멘탈까지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통화정책이 큰틀에서 같은 궤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통화정책 전환(피벗) 분위기 속 미국만이 여전히 견조한 고용과 뜨거운 소비자물가 흐름을 보이면서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고 있다.

    다만 유럽의 경우 물가가 목표 궤적에 따라 둔화되면서 이르면 6월에 금리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무엇보다 미국 혼자만의 성장과 견조한 물가라는 환경이 가장 핵심이다"며 "경기 상황을 고려하면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선진국이 한국을 포함해 조만간 통화완화로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근본적인 산업 구조 등이 우리나라와 유럽이 유사하고 이는 통화정책에 고스란히 반영된다"며 "유럽 각국의 통화정책이 한은의 금리 결정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고 언급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추가로 금리 인상을 하지 않는 국면에서 이제 언제쯤 낮추냐가 관건이라면 우리나라도 물가 등 우리 사정에 맞춰서 통화정책을 이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의 내생변수에 좀 더 집중해야 할 시기가 온 것"이라고 말했다.

    한 은행의 딜러는 "앞으로는 연준보다는 ECB와 연동될 가능성이 더 높지 않을까 싶다"며 "미국 경기가 너무 좋은 상황이어서 우리나라와 여건 자체가 다른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헤드라인 물가만 잡힌다면 언제든 인하할 수 있다는 뉘앙스를 보이기도 했다"고 부연했다.

    다만 연준은 확실한 피벗 시그널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ECB만 금리 인하를 단행할 때 촉발될 달러 강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우리나라는 환율 민감도가 높기 때문에 여전히 연준의 영향력이 강하다는 시각이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ECB만 금리를 인하하면 달러 강세가 얼마나 더 심화할지 우려스럽다"며 "결국 환율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여전히 연준이 피벗할 분위기 정도는 조성해 줘야 우리나라의 금리 인하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며 "피벗 분위기만 잡혀도 달러 강세는 다소 잡힐 수 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jhson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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