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켓워치] 확전 불씨 남아있는 중동…주식↓채권↑달러↓
(뉴욕=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7일(이하 미국 동부시간) 뉴욕 금융시장은 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 가능성을 우려하는 가운데 자산군별로 주목하는 재료가 달랐다.
뉴욕증시는 금리인하 기대가 내년 초까지 후퇴할 수 있다는 전망에 하락했다.
기업 실적 시즌이 본격화됐으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지연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주가 지수는 신중한 양상을 보였다.
미국 국채 가격은 가파르게 상승했다. 3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오면서 저가 매수 심리가 강해진 데다 미국 재무부가 진행한 20년물 국채 입찰에서 강한 수요가 확인되자 국채가격은 상승폭이 늘어났다.
미국 달러화 가치는 모처럼 약세를 나타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는 6거래일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한국과 일본 재무장관이 공동 구두 개입에 나선 데 이어 미국까지 양국의 통화가치 약세 우려에 대한 공감의 뜻을 보이자 강달러의 기세가 꺾였다.
오후 장 들어 실시된 미국 국채 20년물 입찰 호조로 미 국채 수익률이 낙폭을 확대한 것도 달러화 약세 압력을 거들었다.
뉴욕 유가는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일촉즉발의 상황이던 이란과 이스라엘의 군사적 긴장 관계가 추가적인 직접적 공격 없이 유지되면서 지정학적 위험에 따른 유가 상승세가 되돌림 장세를 보였다.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갈등이 다시 격화할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이란의 폭격을 받은 뒤 지난 15일 이란에 대해 보복 공격을 감행하려다 연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이스라엘을 만류하면서 일단 재고의 시간을 가졌던 것이다.
하지만 악시오스는 "이란의 공격 이후 이스라엘이 보복 공격을 미룬 것은 이번이 두 번째"라며 "보복 공격 자체는 이미 결정됐고 시기의 문제만 남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라고 보도했다.
실제 이스라엘 정부는 신중한 입장을 표한 반면 군부는 즉각 대응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는 양측의 갈등이 언제든 되살아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채권시장은 20년물 국채 입찰이 호조를 보인 점에 반색하며 저가 매수에 나섰다.
미국 재무부가 130억달러 규모로 진행한 20년물 국채 입찰은 응찰률이 2.82배로 앞선 6번의 입찰 평균치 2.65배를 웃돌았다.
해외투자 수요인 간접 낙찰률은 74.7%였다. 앞선 6회의 입찰 평균 68.2%를 크게 웃돌았다. 20년물 금리는 4.818%로 결정됐다.
외환시장은 한미일 재무 수장들이 최근 엔화와 원화의 급격한 평가 절하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는 이례적인 공동 행보를 취한 영향으로 달러화가 약세를 보였다.
연준의 경기 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은 미국 경기가 여전히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준은 4월 베이지북에서 "모든 것을 감안할 때 전반적인 경제 활동은 2월 말 이후 약간 더 확장됐다"며 연준을 구성하는 12개 지역 중 10곳에서 약간(slight) 혹은 완만한(modest) 경제 성장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2월 보고서의 8곳보다 증가한 수치다.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5.66포인트(0.12%) 하락한 37,753.31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9.20포인트(0.58%) 하락한 5,022.21을, 나스닥지수는 181.88포인트(1.15%) 하락한 15,683.37을 나타냈다.
시장 참가자들은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전일 인플레이션이 2%로 하락한다는 확신을 갖는데 시간이 더 오래 걸릴 수 있다면서 금리인하 지연을 시사한 점을 염두에 두고 있다.
미국 경제는 여전히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연준은 이날 오후에 발표한 4월 베이지북에서 "모든 것을 감안할 때 전반적인 경제 활동은 2월 말 이후 약간 더 확장됐다"며 연준을 구성하는 12개 지역 중 10곳에서 약간(slight) 혹은 완만한(modest) 경제 성장이 있었다고 밝혔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미 연준이 2025년 3월까지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실질적인 위험이 있다고 내다봤다.
BofA의 스티븐 주노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1회만 인하할 가능성도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6월이나 9월조차도 금리인하 사이클을 시작하는 것이 불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동 지정학적 위험이 확산되거나 이로 인해 유가가 급등할 경우에도 연준의 금리인하 지연이 불가피할 수 있다.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공격 이후 아직 이스라엘의 재보복이 나오지 않았다.
이날은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북부 국경 마을 아랍 알아람셰의 커뮤니티 센터를 드론(무인기)으로 공격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럼에도 지정학적 위험은 소강 상태를 보이고 있다. 국제 유가도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이날 장초반 3대 주가지수는 기업 실적에 주목하며 상승세를 보였지만 점차 하락세로 돌아섰다.
종목별로 보면 유나이티드에어라인은 장초반 1분기 실적에서 보잉 관련 문제에도 예상보다 손실이 적게 나오면서 주가가 17% 이상 급등했다.
다른 항공주들도 호조를 보였다.
델타 항공은 2%대 올랐고, 아메리칸항공은 6%대 상승했다.
기술주들은 대체로 약세였다.
엔비디아는 3%대 하락했고, 아마존닷컴과 메타플랫폼스(페이스북)은 1%대, 애플도 1% 가까이 하락했다.
테슬라도 1%대 하락했다. 이날 테슬라와 관련해서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에게 560억 달러(약 77조원)에 달하는 보상 패키지를 제공하는 안에 대해 다시 주주 투표를 실시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대만에서 5.1 규모의 지진이 또 발생하면서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 ADR은 0.5% 하락했다.
블루칩 데일리 트렌드 리포트의 래리 텐타렐리 전략가는 CNBC에 "지난 5개월간의 시장보다 좀 더 조심스러운 시장"이라고 말했다.
업종 지수는 엇갈렸다. 유틸리티 관련 지수가 2%대 급등했고, 필수소비재, 금융, 소재 지수도 올랐다. 그러나 기술 관련 지수는 1% 이상 급락했고, 에너지, 헬스, 산업, 부동산, 커뮤니케이션 관련 지수도 하락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금리 선물 시장은 연준이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83.2%로 높게 봤다. 6월 25bp 인하 가능성은 16.3%로 위축됐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19포인트(1.03%) 하락한 18.21을 기록했다.
◇채권시장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중 화면(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오후 3시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가보다 7.50bp 하락한 4.587%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같은 기간 3.30bp 내린 4.939%를 가리켰다.
30년물 국채금리는 5.90bp 떨어진 4.701%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간 역전폭은 전 거래일 -31.0bp에서 -35.2bp로 확대됐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장 초반 국채금리는 보합권에서 혼조 양상을 보였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무력 갈등이 소강상태를 보이자 채권 투자자들은 경계심을 갖고 큰 폭의 움직임을 자제했다.
하지만 오후로 접어들며 국채금리는 낙폭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전날까지 채권금리가 3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왔던 만큼 저가 매수 수요가 강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20년물 국채입찰에서 강한 수요가 확인된 점은 금리 하락세에 가속도를 넣었다.
미국 재무부가 130억달러 규모로 진행한 20년물 국채 입찰은 응찰률이 2.82배로 앞선 6번의 입찰 평균치 2.65배를 웃돌았다.
해외투자 수요인 간접 낙찰률은 74.7%였다. 앞선 6회의 입찰 평균 68.2%를 크게 웃돌았다. 20년물 금리는 4.818%로 결정됐다.
앞서 이달 초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 후 10년물 입찰에서 실망스러운 수요가 확인되자 국채금리는 상승 탄력이 붙은 바 있다. 당시 가격대에선 10년물 국채가 매력이 없다는 뜻이었기 때문에 시장은 금리 상승으로 대응한 것이다.
반대로 이날 20년물 국채에서 강한 수요가 확인되자 채권 투자자들은 이를 저가 매수 타이밍으로 판단한 듯하다.
다만 이날 국채금리 하락이 추세 전환이라고 보기엔 섣부른 면이 있다. 시장은 이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첫 기준금리 인하 시점으로 9월을 점치고 있지만 내년 3월은 돼야 금리인하가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우리는 여전히 연준의 첫 금리인하 시점을 올해 12월로 잡고 있다"면서도 "연준이 최소 내년 3월까지는 금리를 내리지 못할 '실질적인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오후 4시 현재(이하 미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54.334엔으로, 전일 뉴욕장 마감가 154.631엔보다 0.297엔(0.192%) 내렸다.
154엔 중후반대에서 움직이던 달러-엔은 뉴욕 오후 12시 한미일 재무장관의 공동선언문이 전해지자 빠르게 굴러떨어졌다. 달러-엔은 154.155엔까지 밀린 뒤 낙폭을 축소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1.06713달러로, 전장 1.06235달러에 비해 0.00478달러(0.450%) 올랐다. 유로-달러는 7거래일 만에 처음으로 상승했다.
유로-엔 환율은 164.69엔으로, 전장 164.24엔에서 0.450엔(0.274%) 올랐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106.324보다 0.358% 하락한 105.943을 기록했다. 달러인덱스가 종가 기준으로 106선을 밑돈 것은 지난 11일 이후 처음이다.
한미일 재무 수장들이 최근 엔화와 원화의 급격한 평가 절하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는 이례적인 공동 행보를 취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장관,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워싱턴D.C에서 회의 후 발표한 공동 선언문에 "최근 엔화와 원화의 급격한 평가절하에 대한 일본과 한국의 심각한 우려를 인지했다"고 명시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국제통화기금(IMF) 주최 대담에서 참석해 힘을 거들었다. 그는 "지난 몇 주 동안 국내 환율이 펀더멘털에 부합한 수준에서 다소 벗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유로 약세로 금리 인하가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아온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환율 발언을 보탰다.
그는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주최 대담에 나와 "ECB는 환율을 목표로 삼지 않지만, 분명히 우리는 그것을 매우 면밀히 살펴보며 전개를 모니터한다"고 밝혔다. 그는 ECB의 유일한 책무는 물가안정이지만 환율은 중요한 요인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다만 선진국 중 가장 강한 미국의 경제 펀더멘털과 중동 불안 등으로 강달러의 추세가 꺾이긴 어렵다는 진단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TS롬바르드의 안드레아 시시오네 애널리스트 등은 보고서에서 국채 수익률 상승 위험을 감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롱 달러'라면서 중동의 긴장은 "달러가 최고의 안전피난처라는 점을 상기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이날 오후 장 후반께 오는 6월까지 금리가 동결될 확률을 83.2%로 가격에 반영했다.
직전 거래일에 비해 0.5%포인트 높아졌다.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5월 인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2.67달러(3.13%) 하락한 배럴당 82.69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지난 3월 27일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번달 유가 상승폭은 0.58%를 기록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6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도 2.73달러(3.03%) 하락한 배럴당 87.29달러대로 내렸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공격 이후 전면전을 우려했으나 소강상태가 이어지면서 지정학적 위험에서 한숨 돌렸다.
이날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북부 국경 마을 아랍 알아람셰의 커뮤니티 센터를 드론(무인기)으로 공격해 18명이 다쳤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시장은 잠잠했다.
이스라엘이 고통스러운 방식의 보복을 내세운 후 아직 구체적인 실행에 나서지는 않은 상태다.
이란과 이스라엘이 전면전에 나설 경우 원유 시장의 공급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전망은 다소 누그러졌다.
이에 원유시장은 지정학적 위험에 대한 긴장을 일부 풀었다.
한편,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 가능성은 여전히 지켜봐야 할 요인이다.
유럽연합(EU) 27개국 정상들은 이날 중동 지역 확전 우려 속에서 이스라엘을 공격한 이란에 대해 추가 제재 방안을 논의했다.
PVM의 존 에반스 애널리스트는 "이스라엘이 지금까지 자제력을 보여주면서 트레이더들이 전쟁 프리미엄을 일부 언와인딩하고 있다"고 말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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