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극의 파인앤썰] 환율은 탄광속의 카나리아
(서울=연합인포맥스) 최근 달러-원 환율이 1,400원선을 터치하는 등 원화 가치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달러-원 환율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변동성마저 커지면서, 그렇지 않아도 고유가 등으로 고물가 현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고환율이 한국 경제 전반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물론 원화만 약세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 올해 들어 18일까지 원화가 미국 달러화에 대해 6.18% 정도 약세를 보인 반면 일본 엔화와 스위스 프랑화는 각각 8.64%와 7.44%나 절하됐다. 같은 기간 대만 달러화나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도 5.31%와 4.62% 정도 약세를 연출했다. 달러-원 환율 상승이 한국 경제나 원화만의 문제라기보다는 글로벌 달러 강세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는 의미다.
외화 유동성 상황도 나쁘지 않다. 작년 말 기준 4대 시중은행의 외화 유동성커버리지 비율(LCR) 평균이 154.88%로, 지난 2017년 제도가 도입된 이후 최고 수준이다. 외화자금 상황을 반영하는 스와프베이시스도 달러-원 환율 상승에도 견조하고, 이번 주 하나은행과 현대카드의 글로벌채권 발행에서 입증된 것처럼 외화채권 발행시장을 통한 외화자금 조달에도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과거 외화부채가 외화자산보다 많았던 시절에 겪었던 것처럼 달러-원 환율 상승만으로 외채 상환과 대외리스크를 걱정해야 하는 소위 외환발 위기를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뜻이다.
그러나 달러-원 환율 상승을 손 놓고 보고만 있을 수도 없다. 어느 나라 외환당국도 자국 통화가치의 급변동을 방임하는 나라는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IMF 외환위기라는 트라우마를 겪은 우리나라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달러-원 환율 상승은 한국의 경제 침체나 금융 불안을 미리 알리는 '탄광 속의 카나리아(위험 조짐을 예고하는 존재)'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환율 급등과 맞물려 주식시장이 흔들리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도세로 돌아선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달러-원 환율이 1,400원을 터치한 시점과 맞물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등 외환당국의 수장들이 시장의 쏠림현상과 환율의 변동성 확대를 두고 경계의 목소리를 내놓는 것도 이런 이유로 풀이된다.
글로벌 달러 강세에 따른 달러-원 환율 상승을 과도한 위험으로 해석되는 것도 경계해야 하겠지만, 무엇보다 환율 안정에 대한 당국의 의지가 의심받는 일이 없도록 필요할 때는 외환당국도 구두 개입이나 직접 개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러시아-우크라이나와 중동지역 전쟁 등으로 고유가에 따른 고물가로 서민들의 어깨가 무거운 상황에서 자칫 외환시장의 쏠림으로 환율마저 치솟을 경우 금융시장의 불안심리가 가중되고,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3고(高) 현상에 따른 민생경제의 시름에도 기름을 부을 수밖에 없다. (취재보도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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