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등에 빡빡해진 조선사 신용한도…"1,400원 경계"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최근 급등 장세를 연출하면서 중공업체 등 수출기업의 선물환 신용한도 소진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업의 선물환 거래를 위한 은행권의 신용 한도가 다소 빡빡해진 상황으로 환율이 1,400원대를 넘어서면 선물환 계약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선사가 선물환 매도를 통한 환변동 위험을 헤지하기 어렵고 시중에 달러 공급이 제한되면 대책이 필요해질 수 있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 달러-원 환율은 전장대비 13.90원 내린 1,372.90원에 마감했다.
외환당국이 2년여 만에 구두개입을 단행하면서 쏠림과 변동성을 경계하는 발언을 내놓자 환율은 1,400원을 찍고 후퇴했다.
한·미·일 당국까지 나서 현 상황에 대한 공감대를 나눴다.
그러나 이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당국자들의 매파적 발언에 환율은 다시 10원 이상 오름세를 나타냈다.
1,400원은 막혔지만 글로벌 달러화 강세 기조가 쉽사리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이면서 환율의 추가 상승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연초 조선사 등은 대규모 선박 수주 이후 선물환을 대거 매도했다.
당시 환율이 1,300원 위쪽으로 특히 1,330~1,340원 범위에서 큰 움직임 없이 변동성이 매우 제한된 수준을 나타냈다.
지금 환율과는 약 40~50원 정도 낮은 것이다. 조선사 선물환 매도가 이뤄진 시점의 환율이 다소 높았던 점은 은행권의 선물환 평가손실이 크지 않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럼에도 현재 은행권의 신용한도가 여유로운 상황은 아니어서 환율이 1,400원 위로 올라가면 리스크 및 손실 관리가 빡빡해져 선물환을 받아줄 여력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시장 참가자들은 진단했다.
이 때문에 당국에서도 1,400원을 막기 위한 구두 개입에 나서면서 은행권과 인식을 공유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2022년 1,440원까지 급박하게 올라갔던 당시에는 환율이 비교적 오랫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조선사 등은 기존 은행권의 신용한도 부족 문제를 겪은 바 있다.
A은행의 한 FX세일즈 관계자는 "은행권 신용한도가 많이 차고 있는 상황은 맞다. 환율이 오르면 기존 선물환 계약 평가손실이 커지고 익스포저도 커져 리스크 관리상 계약이 어려워지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조선사가 올해 1,300원 위쪽에서 환 헤지를 많이 해 (평가손이 크지 않아) 아직 큰 제약이 있는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1,300원대는 괜찮지만, 환율이 1,400원 이상으로 올라가면 은행권 익스포저 관리에 들어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정부에서도 1,400원을 막으려고 구두 개입한 것이 아닐까 한다"고 덧붙였다.
B은행의 FX세일즈 딜러는 "환율이 갑자기 튀어서 조선사 신용한도가 거의 꽉 차거나 기존에 많이 있었던 업체는 오버되는 경우도 있다. 은행들 전반적으로 빡빡해져 비슷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럼에도 거래하는 모든 은행이 한도가 찬 것은 아니라 아직 여유는 있는 편"이라면서 "특별한 이슈가 없다면 환율이 1,400원대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봐서 심각하게 보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주요 은행들의 조선사 신용한도가 소진되면 조선사들은 규모가 작은 은행이나 증권사에 선물환 매도를 타진한다.
C은행의 외환딜러는 "당초 취급하는 선물환이 많은 편은 아니다. 그러나 당행에 한도를 급박하게 물어볼 정도는 아니라서 지금이 위험한 정도는 아닌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수출업체는 환율이 1,400원을 터치하기 전 1,370원대에서 매도 물량을 오히려 쏟아냈었다. 최근에는 환율이 더 올라갈지 알 수 없어 네고물량을 내놓을지 갈팡질팡할 것 같다"고 말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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