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혁의 투자] 민간 주도 서프라이즈 GDP와 추경의 함수
(서울=연합인포맥스) 한국 경제가 깜짝 성장했다. 경기 침체를 기본 전제로 한 야당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요구와 관련한 타당성을 신중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변수가 생겼다.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는 경제가 전기대비 1.3%, 전년비 3.4%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문가 평균인 전기비 0.53%를 두배 이상 웃돌았으며 전년비 기준 2.4%도 크게 상회했다. 수치가 놀라운 것뿐 아니라 속살도 흥미롭다. 재정에 의존한 게 아닌 민간이 성장을 주도했기 때문이다. 1분기 성장에 대한 민간과 정부의 기여도는 각각 1.3%포인트와 0.0%포인트로 나타났다.
서프라이즈 GDP는 예상대로 수출이 호조세를 지속한 덕분이다. 수출은 AI 수요 확대 등으로 반도체가 호황을 보인 점과 방한 관광객 확대 등에 힘입었다.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1분기 0.6%포인트로 지난해 4분기의 1%포인트에 비해 낮지만 같은 해 1분기의 마이너스(-)0.2%포인트에 비해서는 상당히 높다. 올해 남은 기간 반도체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고 여행이나 운송 등 서비스 수출 개선이 나타날 여지가 많은 점은 고무적이다. 한국은행은 이번 GDP 성장을 두고 우리 경기 회복세가 뚜렷한 모습을 보였다며 다음 달 수정경제 전망에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이달 초 올해 성장이 기존 예상 2.1%보다 다소 양호할 수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또 예상 밖 내수의 반등은 앞으로 수출과 내수의 균형 잡힌 회복세를 기대하게 하는 요인이다. 내수의 성장기여도는 지난해 4분기 -0.4%포인트로 떨어졌다가 올해 1분기에 0.7%포인트로 높아져, 이번에 수출 기여도를 넘어섰다. 이는 수출 호조가 기업실적과 가계소득으로 점차 확산하는 여파로 풀이됐다. 내수에서 민간소비는 연초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 24 판매가 전반적인 내구재 소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데다 의류, 음식·숙박 등으로도 증가세가 확대된 결과다. 민간소비는 지난해 2분기 -0.1%포인트에서 점차 올라서 1분기 0.8%포인트로 높아졌다. 1분기 소비자심리지수가 101.4로 기준선을 올라선 데다 앞으로 고금리, 고환율 여건이 완화될 가능성이 있어서 하반기에도 소비 개선 흐름을 기대해볼 만하다. 한은은 지난 2월 올해 민간소비를 기존 1.9%에서 1.6%로 하향한 바 있다.
앞으로도 이런 성장 흐름이 계속할지에 대한 의구심은 있지만 적어도 역성장만 없다면 일단 한은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관에서 올해 성장 전망치를 속속 상향할 것으로 보인다. 발표 직후 JP모건이 2.3%에서 2.8%로, 바클레이즈가 1.9%에서 2.7%로 대폭 조정했다. 따라서 이런 상황에서는 경제 성장의 계기를 만들기 위해 추경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 에너지 자원이 없는 데다 인구도 소멸로 가는 대한민국 현실에서 건전 재정 기조를 버리는 모습은 해외 신인도에 큰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 있다. 물론 GDP 호조와 국민의 삶에는 간극이 있다. 누구에게는 한 끼 밥값 정도의 푼돈이지만 다른 누구에게는 생존이 걸린 현금 25만원일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고물가가 아직 안 잡힌 상황에서 추진할 추경의 부작용도 간과할 수 없다. 힘으로 밀어붙이기에는 조심스럽고 부담인 게 현실이다. (취재보도본부 금융시장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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