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붙는 추경 논쟁…지금이 경제위기?
  • 일시 : 2024-04-30 09:27:40
  • 다시 불붙는 추경 논쟁…지금이 경제위기?



    [https://youtu.be/3wKfZMIEprw]



    ※이 내용은 4월 29일(월) 오후 4시 연합뉴스경제TV의 '경제ON' 프로그램에서 방영된 콘텐츠입니다. (출연 : 최욱 연합인포맥스 기자, 진행 : 이민재)



    [이민재 앵커]

    총선이 야당의 압승으로 끝나자 더불어민주당이 내걸었던 여러 공약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전국민 1인당 25만원 지원금인데요. 민주당은 민생회복지원금을 지급하기 위해 추경을 편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정부는 현재 경제 상황이 추경 요건에 맞지 않는다면서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추경을 놓고 양쪽의 입장차가 너무 분명해 보이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쟁점이 있는 겁니까.



    [최욱 기자]

    네. 저희가 흔히 '추경'이라고 부르는데 추경은 추가경정예산의 줄임말입니다. 말 그대로 기존에 편성한 예산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 발생했을 때 추가로 짜는 예산을 말합니다. 그런데 추경은 정부가 돈을 더 쓰고 싶다고 해서 마음대로 편성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국가재정법에 추경 요건이 확실하게 명시돼 있습니다. 국가재정법 89조에 따르면 정부는 전쟁이나 대규모 재해가 발생하거나 경기 침체·대량 실업·남북관계 변화·경제 협력 등에 중대한 변화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을 때 추경을 편성할 수 있다고 돼 있습니다. 문제는 야당과 정부의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한 판단이 다르다는 겁니다. 같은 지표를 보고도 전혀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는 거죠.



    [앵커]

    법에 이렇게 명시가 돼 있군요. 그러면 야당과 정부의 경제 상황 판단이 어떻게 다른 건가요.



    [기자]

    법에 명시된 추경 요건을 보시면 알겠지만 현재가 전쟁이나 대규모 재해 상황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래서 만약 추경을 한다면 경기 침체 정도가 요건에 부합하게 될 텐데요. 먼저 추경을 요구하는 쪽인 민주당은 현재 경제와 민생이 총체적인 위기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근거로 드는 것이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경기 침체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겁니다. 민주당의 주장대로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1%로 한국은행의 물가 안정 목표인 2%를 웃돌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 등 중동 사태 악화로 국제유가가 치솟게 되면 물가 상승률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큰 상황이고요. 금리와 환율 역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과 중동 사태 등 대외 변수를 감안하면 당분간 높은 상태에서 유지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앵커] 추경에 반대하는 정부의 입장도 말씀해주시죠.



    [기자]

    정부의 입장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현재 상황을 경기 침체로 볼 수 없다는 건데요.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최근에 G20 재무장관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 워싱턴을 다녀왔는데요.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서 "추경은 경기 침체가 올 때 하는 것"이라고 여러 차례 얘기했습니다. 그리고 "사회적 약자 지원이 우선"이라면서 민생회복지원금 전국민 지급에 대한 반대 입장도 우회적으로 밝혔고요. 정부 인사는 아니지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야당의 추경 요구에 대해 "근시안적 시각"이라며 "재정은 우선순위를 가려서 써야 한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앵커]

    쟁점이 지금이 경기 침체냐 아니냐인 것 같은데요. 경제 지표로 보면 현재 상황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기자]

    네. 경제지표라고 하면 다양한 지표들이 있지만 경기 판단에 있어서는 성장률이 가장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습니다. 마침 지난주에 한국은행이 1분기 GDP 성장률을 발표했는데요. 전분기 대비 1.3% 성장한 것으로 나왔습니다. 시장에서 0.5~0.6% 정도를 예상한 것과 비교하면 '서프라이즈' 수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1분기 성장률 지표가 이렇게 발표되자 정부 안팎에선 추경의 명분이 약해지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GDP 성장률이 나왔는데 어떻게 지금이 경기 침체냐는 시각인 거죠.



    [앵커]

    그렇다면 현재가 경기 침체라고 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건가요.



    [기자]

    네. 표면적으로 발표된 지표만 보면 그렇습니다. 1분기 GDP 성장률만 보면 경기 침체가 아니라 오히려 경기 회복세가 강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하는 게 타당해 보입니다. 그런데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소상공인이나 서민들이 어려운 것도 사실이거든요. 속된 말로 "우리나라 성장률이 오르는 게 나랑 무슨 상관 있냐. 물가와 금리가 높아서 쓸 돈도 없는데" 이런 얘기들도 충분히 납득이 갑니다. 쉽게 말해 지표상 경기는 개선되고 있지만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 경기는 아직 좋지 않다는 건데요. 앞으로 펼쳐질 정부와 야당 간 추경 논쟁에서도 체감 경기가 결국 쟁점이 되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앵커]

    듣다 보니 정말 어려운 문제네요. 지표상으로는 경기가 살아나고 있지만 체감경기까지 아직 살아난 건 아니라는 건데요. 그러면 경기 상황에 대한 판단 말고도 정부와 야당 측 의견이 갈리는 부분이 있을까요.



    [기자]

    현재 민주당이 요구하고 있는 추경 규모는 15조원 정도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1인당 25만원을 주는 민생회복지원금 예산으로 13조원 정도가 필요하고요. 그 외에 저금리 대환대출이나 소상공인 지원 등에 2조원 정도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문제는 15조원을 어떻게 조달하냐는 건데요. 민주당에선 국채를 추가로 발행해서 돈을 마련하면 된다고 말합니다. 우리나라 1년 예산이 600조원이 넘는데 15조원 정도는 큰 돈이 아니다 이런 논리인데요. 하지만 민주당의 주장대로 상황이 그렇게 간단치만은 않습니다. 국채를 추가로 발행할 때 예상할 수 있는 여러 부작용이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국채를 추가로 발행한다는 건 나라 빚을 더 낸다는 건데. 어떤 부작용들이 예상되는지 말씀해주시죠.



    [기자]

    가장 단순하게 생각했을 때 나라 빚이 늘어나는 문제가 있습니다. 작년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국가채무가 1천127조원인데요. 나라별로 국가채무 수준을 따지기 위해 GDP 대비로 국가채무비율이 어떻게 되는지를 살펴보게 됩니다. 우리나라의 국가채무비율은 50.4%로 사상 처음으로 이번에 50%를 넘어섰습니다. 민주당에선 국가채무비율이 50% 정도면 양호한 수준이고 선진국 대비 낮다는 걸 강조하고 있는데요. 반면에 기축통화국인 선진국과 비기축통화국인 우리나라를 단순 비교하면 안 된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비기축통화국으로 범위를 좁혀보면 우리나라의 국가채무비율이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라는 겁니다.



    [앵커]

    국가채무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국채를 추가로 발행하자는 야당의 얘기가 설득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거네요.



    [기자]

    네. 맞습니다. 앞으로 저출생·고령화로 복지 예산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추가로 빚을 내는 건 경계해야 한다는 게 정부의 주장입니다. 우리나라 재정을 책임지고 있는 기획재정부에선 추가 국채 발행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건전재정 기조와도 맞지 않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사실 추경을 둘러싼 이런 논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닌데요. 코로나19 시기였던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우리 정부는 8차례나 추경을 편성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일종의 재난이었기 때문에 여러 차례 추경이 가능했던 건데요. 당시에는 민주당이 여당이었음에도 민주당과 기재부 간에 갈등이 있었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8차례 추경을 통해 투입한 재정이 195조원 정도 됩니다. 그만큼 국채 발행이 늘어나면서 국가채무가 급증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고요.



    [앵커]

    추가로 국채 발행을 늘리면 예상되는 또 다른 문제점이 있을까요.



    [기자]

    국채시장의 관점에서 보면 국채 공급 물량이 늘어나는 부담이 있을 수 있습니다. 금융시장의 특성상 작은 변화라도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데요. 일반적으로 시장에 국채 공급량이 늘어나면 채권 가격은 낮아지고 금리는 오르게 됩니다. 일각에선 우리나라 전체 국채시장 규모를 감안했을 때 이 정도 공급은 큰 충격이 아니란 견해도 있는데요. 일시적이라고 할지라도 시장에 부담이 되는 건 맞는 거죠.



    [앵커]

    추경이 물가를 자극할 수도 있다. 이런 얘기도 들어본 것 같은데요.



    [기자]

    네. 물가에 대한 우려도 있습니다. 추경을 해서 민생회복지원금이 시중에 풀리면 통화량이 늘어나게 되는데요. 보통 이렇게 유동성이 증가하면 수요를 자극해 물가가 오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의 물가 흐름을 보면 과일 같은 농산물 가격이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여기에 국제유가가 올라 석유류 가격까지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데요. 농산물과 석유류는 물가 상승 요인을 분석할 때 공급 측 요인이라고 얘기합니다. 물가를 관리해야 하는 정부로서도 공급 측 요인으로 물가가 오르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가질 수 있는 거고요. 그런데 시중에 돈이 풀려서 물가가 오른다는 건 수요 측 요인을 자극한다는 겁니다. 올해 들어서 잠잠했던 외식 물가 등 서비스 가격이 상승할 수 있는 거라 정부에서도 걱정을 할 수밖에 없는 거죠.



    [앵커]

    추경에 대한 방정식이 이렇게 복잡한데 앞으로 어떻게 될 거라고 보시나요. 전망을 한번 해주신다면요.



    [기자]

    네. 오늘 오후에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만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재명 대표가 영수회담에서 25만원 지원금 지급을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야당 대표가 정식으로 요청을 했으니 정부 측에서 어떤 식으로든 추경에 대한 답변이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연합인포맥스 정책금융부 최욱 기자)

    ※본 콘텐츠는 연합뉴스경제TV 취재파일 코너에서 다룬 영상뉴스 내용입니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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