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원의 뷰포인트] 달러-엔 160엔, 환율전쟁의 신호탄
  • 일시 : 2024-05-03 10:53:59
  • [이장원의 뷰포인트] 달러-엔 160엔, 환율전쟁의 신호탄



    (서울=연합인포맥스) 어느덧 1달러당 160엔의 시대가 왔다. 1985년 플라자 합의 때 250엔에서 120엔으로 내려온 이후 본 적 없는 환율이다. 1990년대 후반 아시아 외환위기 시절 잠깐 147엔을 찍긴 했지만, 그 후 어느 때에도 160엔을 넘긴 적은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달러-엔 환율이 150엔 중반으로 다시 내려오긴 했지만, 급등 국면이 쉽사리 진정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천장이 열린 듯이 오르는 달러-엔 환율은 최근 금융시장의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고 있다. 지난달 29일엔 유로화 출범 이후 최저치(유로-엔 기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쯤 되면 엔화 환율은 펀더멘털을 뛰어넘어 투기의 영역에 들어섰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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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헤지펀드들은 물 만난 고기처럼 엔화 매도에 베팅하고, 여기서 상당한 이익을 얻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자산은 엔화 숏포지션, 10년물 미국채 숏포지션, 코코아와 석유 등 급등세를 탄 상품시장 등이라고 한다. 기준금리를 올리고 싶어도 올리지 못하는 일본의 상황을 고려할 때 투기 세력의 엔저 베팅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글로벌 공조에 기반한 외환시장 개입 말고는 없는 것 같다. 그러나 현 상황에 그와 같은 무리한 개입은 명분도 없고 효과도 없을 가능성이 크다.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됐던 미국 연준의 5월 통화정책 회의도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일각에서 예상한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에는 선을 그었지만 금리인하 시기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고, 무엇보다 현재의 달러 강세 현상을 유발한 미국의 고물가 상황이 원자재와 식품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쉽게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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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미국의 성장은 멈추지 않고 물가는 내려오지 않는 가운데 고금리 양상은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이 수출하는 인플레이션에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이 직격탄을 맞아 성장 저하와 물가 앙등의 이중고를 보는 상황이 계속될 전망이다. 미국 경제는 훈풍을 타고 잘 나가고 있는데 다른 나라는 침체에 빠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도 그 궤도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슈퍼 엔저 현상이 장기화될 경우 원화 약세가 오랜 기간 지속되며 경제에 충격파를 던질 것으로 우려된다. 원화 약세가 수출에 분명 도움이 되는 것은 맞지만, 달러당 1,400원 선에서는 국가적 측면에서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 석유를 비롯한 원자재 수입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해외부채가 많은 기업은 이자 비용에 더욱 허덕일 수 있다. 반도체와 자동차만 살아남고 나머지 산업은 초토화될 수 있다. 원화 약세로 인한 수입 물가 상승은 소비위축과 내수 침체를 더욱 부채질해 우리 경제의 체력을 떨어뜨릴 것으로 우려된다.

    밀려오는 환율전쟁의 소용돌이도 걱정거리다. 달러-엔이 160엔을 찍은 것을 기점으로 투기 세력과 각국 정부·중앙은행의 싸움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세계적으로 환율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대선 국면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환율전쟁 이슈가 본격적으로 터질 가능성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후보는 벌써부터 신 플라자합의를 입에 올리고 있다. 환율불안과 함께 다가온 글로벌 불확실성의 늪에서 방향을 잃고 허둥대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할 때다.(편집해설위원실장)

    jang7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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