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조엔 쏟아부은 日당국…환시개입 추정할 수 있는 '재정 등 요인'이란
(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지난달 29일 이후 일본 재무성과 일본은행(BOJ)은 8조엔이 넘는 막대한 규모의 엔화 매수 개입을 단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확한 규모는 일본 재무성이 월말 발표하는 외환개입 실적에서 확인할 수 있지만, 그전에는 일본은행이 매영업일 공개하는 '당좌예금 증감 요인과 금융조절'에서 대략 추정할 수 있다.
◇ 엔화 매수 개입 땐 '재정 등 요인' 마이너스폭 확대 경향
당좌예금이란 일본은행의 거래처인 '민간 금융기관이 일본은행에 맡기는 예금'을 말한다. 민간 금융기관이 고객의 예금 인출 요구에 언제라도 응하기 위해 마련해두는 자금(준비금) 외에도 환율 송금 등의 서비스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일본은행 당좌예금에 충분한 자금을 맡겨둔다.
이러한 당좌예금은 매일 변동하는데, 그 요인으로는 '은행권 요인'과 '재정 등 요인'을 들 수 있다.
여기에서 당국의 환시개입을 반영하는 항목은 '재정 등 요인(財政等要因)'이다. '재정 등 요인'은 한마디로 정부의 활동으로 인한 민간 금융기관의 일본은행 당좌예금 변화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재정자금의 지불은 개인에 대한 연금 지급이나 기업에 대한 공공사업비 지급 등을 위해 정부가 민간 금융기관에 자금을 줄 때 발생한다. 정부의 자금 지급은 민간 금융기관 당좌예금의 증가로 이어진다.
반대로 재정자금의 수입은 정부가 개인·기업으로부터 세금 등을 징수하기 위해 정부가 민간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을 가져올 때 발생하며, 이는 민간 금융기관 당좌예금의 감소를 가져온다.
외환 개입에 따른 엔화 자금 결제도 일본은행에 개설된 정부 예금 계좌와 민간 금융기관 당좌예금 사이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증감이 발생한다.
엔화 매도 개입 때는 엔이 국고로부터 금융기관 당좌예금으로 이동해 재정자금의 지불이, 엔화 매수 개입 때는 엔이 당좌예금으로부터 국고로 이동하기에 재정자금 수입이 된다.
민간 금융기관의 당좌예금 입장에서 보면 전자는 플러스 수치로, 후자는 마이너스 수치로 표기되는 셈이다.
단자회사들은 당좌예금 증감 예상치를 내놓는데, 이는 환시개입을 반영하지 않은 일반적인 상황을 가정할 때의 수치다. 단자회사의 예상치와 일본은행의 예상치의 차이가 바로 환시 개입 규모 추정치다.
◇ 29일 5조엔 이어 2일에도 3조엔 개입 추정
한국시간 기준 2일 새벽(미국시간 기준 1일 저녁) 달러-엔 환율은 돌연 153엔으로 급락했다. 다소 비둘기파적이었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에도 157엔대에서 움직이던 환율은 40분 사이에 4엔이나 추락했다.
일본은행이 2일 저녁 고시한 7일자 당좌예금 증감 요인을 보면 '재정 등 요인'은 4조3천600억엔 감소로 집계됐다.
은행간 자금교환을 중개하는 단자회사가 환시 개입이 없는 것을 전제로 사전에 예상한 당좌예금 잔고는 7천억~1조1천억엔 감소였다.
차액은 3조2천600억~3조6천600억엔으로 이를 바탕으로 시장 참가자들은 3조엔 이상의 개입이 이뤄진 것 추측하고 있다.
결제가 2영업일 이후에 이뤄지는데, 일본 금융시장이 3일 헌법기념일로, 6일 어린이날 대체 휴일로 휴장하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 2일 새벽 개입은 대략 7일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9일에도 환율은 160엔을 찍은 후 154엔으로 6엔 급락했다. 30일 일본은행이 고시한 1일자 당좌예금 증감 요인에서 '재정 등 요인'은 7조5천600억엔 감소로 집계됐다.
단자회사 예상치는 2조500억∼2조3천억엔 감소로, 차액은 5조2천600억~5조5천100억엔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시장은 최대 5조5천억엔의 엔화 매수 개입이 이뤄진 것으로 판단했다.
불과 한 주 사이에 8조엔이 넘는 실탄이 쏘아진 것으로 보인다.
환시 개입이 있었던 것으로 추측됐으나 당좌예금 증감 요인에서 개입이 아닌 것으로 드러난 사례도 있었다.
작년 10월3일 달러-엔 환율이 미국 고용 관련 보고서 발표 영향에 150엔을 터치한 후 148엔으로 급후퇴하자 시장에서는 실개입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예상이 나왔다. 하지만 10월5일 당좌예금 예상치에서 '재정 등 요인'은 오히려 100억엔 증가를 나타냈다.
다만 이와 같은 당좌예금 증감 요인으로 추측한 환시 개입 규모는 오차가 있기 때문에 실제 여부와 규모는 월말 재무성이 발표하는 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난달 29일부터 시작된 실개입 규모는 재무성이 5월31일 발표할 '4월26일~5월29일 총 개입액'을 통해 확인된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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