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네 번째 경상흑자…달러-원 투기 매수세력 눈치 보나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경상수지 흑자 행진이 지속되면서 달러-원 환율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은 글로벌 달러 강세 분위기가 지속되더라도 네고 물량으로 인해 달러-원 상승세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서프라이즈에 이어 경상수지도 호조를 이어가면서 원화의 상대적 강세 기대감도 나온다.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 1분기 누적 경상수지는 168억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 59억 달러 적자에서 큰 폭 개선됐으며 역대 네 번째로 큰 규모다.
수출이 개선된 가운데 원자재 수입이 감소하며 경상수지가 예상을 웃돌았다. 글로벌 정보기술(IT) 경기 회복과 국제 유가 하락이 맞물린 결과다.
특히 반도체 수출(118억3천만달러)은 작년 같은 달에 비해 34.5% 급증하며 상반기 경상흑자 전망치 198억 달러의 85%를 1분기 만에 달성했다.
한은은 올해 연간 경상흑자 전망치 520억 달러를 상향 조정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4월 외국인 배당 지급이 많아 경상수지가 조정될 가능성이 있지만 5월부터는 상품수지를 중심으로 흑자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종합적으로 보면 연간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올해 1분기 흑자 규모에 소폭 못 미치는 2017년(1분기 159억달러 흑자) 연간 경상수지는 752억 달러 흑자에 달하기도 했다.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양호한 경상수지로 인해 글로벌 달러 강세 속에서도 달러-원 상승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한 은행의 외환 딜러는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가 과도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경상수지 흐름이 예상보다 좋다"며 "달러-원이 반등하더라도 네고가 상단을 막을 것이란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네고가 급하게 나오는 분위기는 아니다"라며 "달러-원 레벨이 오르면 상단을 막는 흐름"이라고 덧붙였다.
양호한 국제수지는 외환수급뿐만 아니라 투기적 매수세를 진정시킬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지난달 달러-원 급등의 배경은 글로벌 달러 강세에 연동한 역외 매수세"라면서도 "매수 배경에는 배당금 역송금 등 수급 요인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상수지 흐름이 좋고 우리나라 1분기 경제성장률도 기대치를 큰 폭으로 상회했다"며 "펀더멘털이 양호하고 외환당국 부담도 있어 달러-원이 1,400원을 재시도하긴 어려워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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