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換市 법안] '예산도 반영됐는데'…원화 외평채 못 찍나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제21대 국회 종료가 임박한 가운데 외환시장 안정을 원화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을 위한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고 있어 우려를 자아낸다.
국회는 올해 예산안에서 최대한도 18조 원의 원화 외평채 발행을 승인했지만, 정작 이를 위한 후속 법안은 의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상황이다.
13일 국회와 정부에 따르면 기획재정위원회에는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한 '외국환거래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계류되어 있다.
해당 법안은 원화 외평채 발행을 위한 후속 입법안이다.
현재 기획재정부가 국고채나 재정증권을 발행할 때 한국은행이 발행 및 등록 업무를 수행하게 되어있다.
문제는 현행법상으론 한은이 발행 및 등록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채권이 국고채와 재정증권, 그리고 한은이 자체 발행하는 통화안정증권으로 한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원화 외평채는 지난 2003년 이후 발행이 중단됐는데, 그 사이 채권 발행과 관련한 법체계(전자금융법)가 변경되는 과정에서 이처럼 정리됐다.
현행법상으로 원화 외평채의 발행 및 등록 업무를 한은이 수행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박 의원 등이 발의한 법안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원화 외평채도 한은이 취급할 수 있는 채권에 포함토록 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국회는 올해 예산안을 확정하면서 원화 외평채를 최대 18조 원까지 발행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원화의 급격한 절상(달러-원 환율 하락) 등 필요할 경우에 필요한 규모로 외평채를 발행해 대응하는 것이 전체 예산 운용의 효율성을 더 높일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
원화 외평채가 주로 1년 등 단기물로 발행될 예정인 만큼 현행 국고채 통합 발행 방식에 비해 조달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혔다.
그렇지만 정작 기술적인 차원으로 볼 수 있는 후속 법안의 통과는 기약이 없어진 상황이다. 총선 등 급박한 정치 일정으로 인해 국회의 법안 논의 기능이 뒤로 밀린 탓이다.
이번 국회 회기는 오는 29일 종료된다. 회기 종료 전에 법안이 국회의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국회 등에 따르면 회기 종료 전에 기획재정위원회가 상정된 법안 일부 처리하더라도 세법 개정안 등 조세소위 관련 법안에 국한될 가능성이 클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외국환거래법 일부개정안은 경제재정소위에서 다루는 법안이다.
법안의 최종 통과를 위해서는 해당 소위와 기재위 전체회의, 법사위를 거쳐 본회의에서 통과돼야 한다.
다음 주 초까지 기재위를 통과하지 못하면 의회 일정상 사실상 이번 회기 통과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22대 국회에서 법안 제출 등의 과정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
여소야대 구도에서 상임위원회 배분 등의 문제를 고려하면 22대 국회가 언제 본격적으로 법안 심사를 시작할 수 있을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법안의 통과가 지연되면 자칫 필요한 시기에 원화 외평채를 발행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은행권의 한 외환전문가는 "예산안에서도 외평채 발행을 승인했는데 정작 입법 기술적인 문제로 발행을 못 하는 상황이 되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달러-원이 예상치 못하게 급락한다면 당국의 대처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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