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환거래·외평채 법안' 21대 국회 처리 사실상 무산
(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21대 국회 임기 종료가 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외환시장의 관심 법안인 2건의 외국환거래법 개정안이 폐기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법안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28일 열리는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 앞서 최소한 이번 주 초반 기획재정위원회를 개최해야 하는데, 채상병 특검법안을 둘러싼 여·야간 대립과 기재위 위원들의 미온적인 입장에 법안 처리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20일 국회에 따르면 이번 달 마무리되는 21대 국회 임기 중 기재위가 열릴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진 상태다.
기재위의 야당 측 관계자는 "절차적으로 28일 본회의가 열리기 전 기재위를 개최해야 하는 시기는 20~21일이 마지노선"이라며 "낙선 이후 등원을 잘 하지 않는 의원들도 있어 회의 개최는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여당 측 관계자 역시 "기재위가 열리려면 양당 간사 간 협의해야 하는데, 현재 진행이 잘 안되고 있다"며 "남은 21대 기간에 기재위가 열릴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전했다.
휴업 중인 기재위의 상황 때문에 애꿎은 피해를 보는 것은 금융시장에 필요한 주요 법안들이다.
현재 기재위에 계류 중인 외국환거래법은 정부가 올해 시행하는 외환시장 선진화 정책의 근거가 되는 법안으로, 기재부는 최근까지도 기재위 위원들을 상대로 법안을 설명하며 통과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하반기부터 외국 금융기관(RFI)의 국내 외환시장 참여, 개장 시간 연장, 대고객 외국환중개업 허용 등을 계획하고 있다.
RFI 참여는 시행령 개정으로, 개장 시장 연장은 자율 규제로 시행할 수 있지만 대고객 외국환중개업은 현행법에 근거가 없어 법안 통과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외국환거래법 개정안에는 외국환중개업무의 정의를 신설해 '외국통화의 매매·교환·대여의 중개나 외국통화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 거래의 중개'라고 규정했다.
법안에 따르면 기재부 장관은 부득이하다고 인정하는 바에 따라 법의 적용을 받는 거래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해 일시 정지를 명령할 수 있고, 또 지급수단, 귀금속, 증권 또는 파생상품을 한국은행 등에 예치하거나 매각하도록 권고·명령할 수 있게 된다.
폐기될 상황에 놓인 법안 중에는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을 위한 후속 법안도 있다.
정부는 올해 예산안에서 18조원 규모의 외평채 발행을 승인했는데, 현재 근거 법안이 없어 외평채 발행이 하반기로 미뤄질 상황이다.
외평채 발행이 미뤄지면 외환시장 안정에 필요한 자금을 국고채 발행으로 간접 조달해야 하는데, 국고채는 장기채 비중이 높기 때문에 주로 1년의 단기물인 외평채를 발행했을 때보다 높은 이자를 지불해야 한다.
금융투자협회의 최종호가수익률 기준 전일 통화안정증권 1년물의 금리는 3.354%, 국고채 10년물의 금리는 3.454%로, 1년물 금리가 10bp 낮다.
여기에 18조원의 외평채 예산 규모를 대입하면 10년물 국고채 대신 1년물 외평채로 발행했을 경우 이자 비용 180억원을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금리차가 더 확대되는 시기에는 이자 절감 규모 역시 크게 확대될 수 있다.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재위 위원 중 상당수가 22대 국회 재입성에 실패해 법안 처리에 적극적이지 않은 상태다.
야당 관계자는 "기재위 위원 중 낙선한 의원들이 꽤 많다"며 "기재위 출석을 요청했을 때 정족수를 구성할 만큼 나오기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가능성은 기재위뿐만 아니라 모든 상임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다.
지난 2일 본회의를 통과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국무회의에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 야당이 강경 투쟁에 들어가면서 상임위는 뒷전이 될 수 있다.
21대 국회에서 법안이 폐기돼버리면, 22대 국회에서는 법안 제출부터 전 과정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
야당 관계자는 "외평채 발행을 위한 외국환거래법의 경우 전자증권법으로도 처리가 가능할 것"이라며 "22대 국회가 열린 뒤에라도 충분히 처리는 가능해 보인다"고 예상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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