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과는 대화가 안된다"…커지는 정부와의 거리감
  • 일시 : 2024-05-21 10:26:30
  • "일본은행과는 대화가 안된다"…커지는 정부와의 거리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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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에도 엔화 약세가 멈추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일본은행과 정부가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참석한 경재재정자문회의에서는 환율과 관련해 일본은행에 요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행이 엔화 약세 압력을 완화해줬으면 한다", "엔화 약세에 의한 과도한 물가 상승이 우려되는 가운데 정부와 일본은행이 적당한 물가 상승을 실현해 달라"는 목소리였다.

    발단은 우에다 총재가 지난달 26일 금융정책결정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엔화 약세가 기조적인 물가 상승세에 미치는 영향이 '무시할 수 있는 범위'라고 말한 것이다.

    이 발언은 엔화 약세를 용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져 이후 달러-엔 환율은 160엔까지 급등(엔화 가치 급락)했다. 외환당국은 환율의 추가 급등을 막기 위해 수조엔 규모의 환시 개입에 나선 것으로 추정됐다.

    아베·스가 정권 시절 관저에서 지냈던 한 관료는 "일본은행에 독립성이 있다고는 하지만 협의 없이 저런 발언을 했다면 보통은 책임 문제"라고 단언했다. 자문회의에 참가했던 한 경제관청 수장도 "일본은행과는 대화가 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지난 3월까지만 해도 일본은행의 방식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평하는 움직임이 없었다고 전했다. 한 재무성 간부는 "국회의원 대부분이 '일본은행으로서 잘 해달라'는 생각이었다"고 전했다. 완화적인 금융환경 유지를 요구하면서도 금융정책 정상화를 묵인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신문은 잠시 시장이 안정된 것으로 '일본은행은 만능'이라는 생각이 많아졌을지 모른다고 꼬집었다. 지난 4월 중순 한 각료 출신 관계자는 일본은행 간부로부터 "미국이 이처럼 금리를 내릴 수 없는 환경이 될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다"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이후 일본은행발(發)이라고 할 수 있는 엔화 급락세가 펼쳐지자 정권의 스탠스도 바뀌었다고 매체는 전했다. 기시다 총리는 해외 방문을 마친 후 다음날인 지난 7일 우에다 총재와 회동했다.

    우에다 총재는 기시다 총리와의 면담 후 "엔화 약세에 대해 일본은행이 정책 운영상 충분히 주시할 것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정부 내에서는 "총리 관저가 (우에다 총재를)불러 발언을 수정시켰다", "일본은행에 변명의 기회를 준 것"이라는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양측의 견해가 일치하는 것은 엔화 약세가 관저의 관심사항이라는 점이지만, 이를 수정하기 위해 일본은행이 금리를 올리기엔 장애물이 높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지적했다.

    오치 다카오 중의원 의원은 "역사적으로 봐도 일본은행은 환율과 결부돼 움직인다고 여겨지는 것을 싫어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금리가 인상되면 모기지 금리와 중소기업 자금 조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정권 관계자는 "당분간은 금리를 인상할 수 없다"면서도 "중요한 것은 일본 경제가 성장 가능성을 보여 언젠가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이라고 (세간이) 생각하게 하는 것"이라고 본심을 드러냈다.

    니혼게이자이는 '엔화 약세 시정'과 '금리 인상 회피'를 동시에 추구하는 정권과 여당의 자세는 염치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일본은행이 시장·정부와의 대화에서 더 많은 것을 요구받게 돼 통화정책 향방이 더욱 불투명해졌다고 우려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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