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오르는 성장률 전망…경제가 살아나고 있다고?
[https://youtu.be/YCNbdgA11sw]
※이 내용은 5월 21일(화) 오후 4시 연합뉴스경제TV의 '경제ON' 프로그램에서 방영된 콘텐츠입니다. (출연 : 최욱 연합인포맥스 기자, 진행 : 이민재)
[이민재 앵커]
최근 수출 호조세가 이어지면서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에 대한 눈높이가 올라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국내외 주요 기관들이 성장률 전망치를 큰 폭으로 올리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다른 한편에선 성장률 전망치가 올라가는데 왜 체감 경기는 여전히 좋지 못하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고 합니다. 올해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 얼마나 오른 건가요.
[최욱 기자]
이달 들어 국내외 주요 기관들의 경제전망 발표가 잇달아 나왔는데요. 전부 성장률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는 희소식이었습니다.
먼저 이달 초에 OECD가 우리나라의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2.6%로 올렸습니다. 이어 한국금융연구원은 2.1%에서 2.5%로 전망치를 높였고요. 가장 최근인 지난 16일에는 KDI가 종전 2.2%에서 2.6%로 성장률 전망치를 올리기도 했습니다.
공교롭게도 이들 기관의 성장률 전망치 상향 폭이 0.4%포인트로 같았습니다. 일반적으로 전망 기관들이 3개월 또는 6개월 간격으로 수치를 조정하는데요. 0.4%포인트면 상당히 큰 변동 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갑자기 전망치를 올린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요. 한국 경제의 어떤 측면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건가요.
[기자]
지난 방송에서 추경 얘기를 하면서 언급했던 내용이기도 한데요. 올해 1분기 실질 GDP가 전분기 대비 1.3% 성장한 것으로 나왔습니다.
당초 금융시장에서 예상했던 0.5~0.6%를 큰 폭으로 웃도는 실적이 나온 건데요. 1분기 GDP 성장률이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자 OECD와 KDI 등 주요 기관들이 연간 성장률 전망치에도 변화를 준 겁니다.
작년 하반기부터 현재까지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요. 지난달까지 수출은 7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반도체 경기 호황과 함께 살아난 수출이 한국 경제를 이끌어 나가면서 연간 성장률을 2%대 중반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주요 기관들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2.6%의 성장률이라고 하면 이게 얼마나 높은 건지 감이 안 잡히는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요. 그 부분에 대해서도 보충 설명을 해주시죠.
[기자]
우선 지난해 우리나라의 연간 성장률이 1.4%였습니다. 올해 2.6%를 찍는다면 단순 비교를 해봐도 작년보다 경제가 좋아졌다고 얘기할 수 있겠습니다.
또 비교를 해볼 수 기준이 잠재성장률인데요. 잠재성장률은 한 나라의 자본과 노동력을 최대한 활용했을 경우에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을 말합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을 2% 내외로 보고 있는데요. 2.6%라면 잠재성장률을 훌쩍 웃도는 성적표이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앵커]
OECD와 KDI도 공신력이 높은 기관들이지만, 정부와 한국은행의 전망치 상향 움직임이 있는지도 궁금한데요.
[기자]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1분기 GDP가 깜짝 성장한 것으로 나왔기 때문에 정부와 한은도 성장률 전망치를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최상목 부총리와 이창용 총재가 이미 전망치 상향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고요.
문제는 얼마나 올리느냐인데요. 정부는 올해 초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연간 성장률을 2.2%로 예상했고요. 한은은 지난 2월 경제전망에서 2.1%를 성장률 전망치로 제시했습니다.
한은은 이번주 목요일인 23일에 수정 전망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정부는 6월 말 또는 7월 초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할 때 수정 전망치를 내놓을 계획입니다.
[앵커]
정부와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를 올린다는 것은 정책당국에서도 현재 경제 상황이 좋아지고 있다고 본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당국의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한 평가는 어떤가요.
[기자]
1분기 GDP 발표 이후에 기재부에서 낸 평가 코멘트를 보면 '우리 경제의 성장 경로에 선명한 청신호' '교과서적인 성장 경로로의 복귀' 같은 표현이 눈에 띄었습니다. 1분기 GDP가 워낙 잘 나오긴 했지만 정책당국에서 내놓은 워딩 치고는 다소 강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일각에선 이를 두고 정부가 지나친 낙관론에 빠져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특히 GDP는 속보치, 잠정치, 확정치 이렇게 세 번에 걸쳐서 발표를 하는데 이번에 나온 것은 속보치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통계청의 산업활동동향에서 발표된 경기 지표 흐름을 보면 GDP 속보치가 잠정치로 수정될 때 성장률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러면 정부에서는 현재 경제 상황이 매우 좋다고 보고 있는 건가요.
[기자]
반드시 그런 건 아닙니다. 1분기 GDP 성장률에 대해선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수출과 내수에 대한 진단은 여전히 엇갈리고 있습니다.
방한 관광객 증가와 서비스업 생산 개선 등을 근거로 내수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있지만 소비 등 내수가 본격적으로 좋아지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정부에서도 지나치게 낙관적이란 비판을 의식해서인지 당국자들이 공식석상에서 경기 지표상 회복을 국민들이 빠르게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말을 여러 차례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수출의 온기가 아직 내수까지는 확산되지 않고 있다. 이렇게 봐도 되는 건가요? 이 부분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이 좀 더 필요할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정확하게 짚어주셨는데요. 경제 부문별로 나눠 보면 수출과 제조업 생산은 정부에서도 좋다고 보고 있고 지표상으로도 괜찮게 나오고 있습니다.
문제는 내수 지표입니다. 보통 내수라고 하면 소비와 투자 부문으로 나눌 수가 있는데요. 소비는 다시 서비스 소비와 재화 소비로 구분되고, 투자에는 설비투자와 건설투자가 있습니다. 이런 세부 지표들을 다 살펴봐야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는데요.
소비 지표 중에선 서비스 소비는 나쁘지 않은데 재화 소비가 부진한 상황입니다. 투자 지표는 설비투자와 건설투자 모두 안 좋다고 볼 수 있고요. 특히 건설투자는 부동산 경기 침체와 PF 위험 등으로 올해 내내 성적표가 좋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내수가 좋지 않다는 건 그만큼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도 좋지 못하다 이렇게 볼 수 있을까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1분기 GDP 성장률이 잘 나오고 최근 여러 경기 지표들이 호조를 보이는 데에는 수출의 지분이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반도체의 비중이 절대적입니다.
올해 4월까지 관세청 수출 데이터를 분석해놓은 자료를 보면 올해 1~4월 수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9.7% 정도 증가한 것으로 나옵니다. 이렇게 보면 상당히 많이 늘었는데요.
문제는 여기서 반도체를 제외하면 수출 증가율은 3.2%로 떨어집니다. 또 반도체 다음으로 수출이 잘 되고 있는 자동차까지 빼면 증가율이 0.4%로 쪼그라듭니다.
[앵커]
이렇게 보니까 수출에서 반도체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렇다면 반도체 수출 호조가 국내 내수 경기에 미치는 긍정적인 파급 효과가 별로 없다고 봐도 되는 건가요?
[기자]
KDI 연구진이 최근에 흥미로운 보고서를 하나 냈는데요. 바로 '최근 내수 부진의 요인 분석: 금리와 수출을 중심으로'란 제목의 보고서입니다. 이 보고서에서는 수출과 금리가 내수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를 분석해놨습니다.
먼저 수출부터 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수출 회복은 시차를 두고 올해 내수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옵니다. 구체적인 수치를 보면 올해 소비와 설비투자를 각각 0.3%포인트와 0.7%포인트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금리가 내수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인데요. KDI에서 누적된 정책금리 영향을 분석했더니 올해 소비와 설비투자를 각각 0.4%포인트, 1.4%포인트 감소시키는 걸로 나왔습니다.
다시 정리해보면 수출 호조가 내수에 미치는 긍정적인 파급 효과보다 고금리가 주는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크다는 얘기입니다. 여기에 고물가로 소비 여력이 줄어든 영향까지 감안하면 수출이 아무리 좋아져도 내수가 살아나는 데에는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앵커]
또 금리 문제로 귀결이 되는군요.
[기자]
기준금리 결정은 한은의 고유 권한이기 때문에 정부나 KDI에서 조심스럽게 언급을 하지만 결국 금리가 인하돼야 소비가 살아날 것이란 전망에는 모든 기관이 동의하고 있는데요.
KDI는 최근 상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물가 상승세가 목표 수준에 수렴해가는 속도에 맞춰 현재의 긴축 기조를 중립 수준으로 점차 완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습니다.
쉽게 풀어서 얘기하면 물가 상승률이 2%대 초반으로 내려오면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해야 한다는 제언인데요. 아직은 한은이 금리를 언제 내릴지 모르는 상황이어서 내수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연합인포맥스 정책금융부 최욱 기자)
※본 콘텐츠는 연합뉴스경제TV 취재파일 코너에서 다룬 영상뉴스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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