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이모저모] TP타워도 우뚝…맨해튼 닮아가는 여의도
(서울=연합인포맥스) ○…허드슨강 너머에서 뉴욕 맨해튼 스카이라인을 구경하는 눈을 사로잡는 비대칭 첨두(尖頭)의 시티그룹센터.
1985년 완공 당시 단일 건물로는 사상 최대인 10억 달러의 공사비를 쓴 영국 대표 건축가 노먼 포스터의 홍콩 HSBC빌딩.
런던을 상징하는 건물로 밖으로 튀어나온 은빛 파이프가 정유공장 같은 인상을 주는 금융회사 로이드의 로이드빌딩.
세계 주요 도시의 랜드마크는 금융회사 사옥이다. 현대 사회에서 금융회사가 가진 위상을 보여준다. 왕궁이나 대성당이 도시에서 가장 돋보이던 때는 오래전이다.
서울도 마찬가지다. 가장 비싸고 높은 건물이 즐비한 곳은 여의도 금융가다.
지난 30일 개관한 TP타워는 여의도의 새로운 랜드마크다. 42층·220m나 되는 큰 키의 빌딩이 쓴 학사모 모양 장식탑은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을 상징한다. 금속 고유의 색상을 강조해주는 아노다이징 공법을 적용한 외관은 해가 뜨고 지는 출근길과 퇴근길을 꾸며준다.
외관만 자연과 어우러지는 게 아니다. 친환경 건물인 TP타워는 세계 최고의 ESG평가기구 GRESB가 국내 최초로 만점을 부여한 실물자산이다. 장식탑 상단부와 유리창에 적용된 태양광 패널과 에너지 사용을 줄여주는 집광채광루버 롤스크린에서 세심함이 엿보인다.
TP타워는 여의도 다섯 번째라는 크기에 걸맞게 여러 세입자와 시민을 수용한다.
건물주 사학연금은 꼭대기 층을 사용한다. 연금·자금운용 업무를 하는 직원들은 전남 나주의 본사 대신 TP타워에서 일한다. 한 지붕 아래 우리종합금융, 신한투자증권과 키움증권도 함께 한다. 한국투자증권과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일부 부서도 입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5호선·9호선이 지나가는 여의도역과 바로 연결되는 1·2층의 선큰광장은 여의도를 찾은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시민에게 비워둔 공간은 사회적 의미를 가진다.
마포대교 너머 강북에서 여의도를 바라볼 때 가장 눈에 띄는 붉은 테두리의 마천루. 파크원도 여의도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다.
오피스 2개 동과 쇼핑몰 1개 동, 호텔 1개 동으로 이뤄진 파크원의 53층짜리 오피스동 NH금융타워는 NH투자증권이 2020년에 사들였다. 매입가는 그해 최대 규모인 약 1조 원으로 알려졌다.
파크원을 설계한 세계적인 건축가 리처드 로저스는 면적당 공사비가 가장 비싸다는 하이테크 건축의 대가다. 하이테크 건축이란 첨단 공학 기술을 건축물에 숨기지 않고 보여주는 건축이다. 철골 구조와 파이프가 그대로 드러난 전시관인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가 그의 대표작 중 하나다.
영국인 리처드 로저스는 하이테크에 한국적 전통을 더했다. 53층짜리 타워2와 69층짜리 타워1의 철골 뼈대를 겉으로 드러내고는 한국 전통 건축에서 위엄을 상징하는 자적색으로 물들였다.
한강 변을 지나다 강렬한 색상에 시선을 뺏긴 시민의 눈은 이내 53층 높이에 걸린 NH투자증권 사명으로 향한다. 역시나 하이테크 양식으로 지어져 꼭대기에 회사 이름을 내건 홍콩 HSBC빌딩을 연상시킨다.
1985년에 지어진 63빌딩은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이룬 고속성장의 상징물이다. 1만3천516장의 반사 유리가 뿜어내는 황금빛은 한강의 기적처럼 눈부시다.
보험회사 대한생명(현 한화생명)의 모기업인 신동아그룹이 지었는데, 2002년에 한화그룹에 인수됐다. 현재는 한화생명보험과 한화자산운용 등 한화그룹 금융계열사가 사옥으로 쓴다. 글로벌 금융중심지 뉴욕의 이름을 붙인 회의실이 있는 50층 등은 금융의 공간이다.
63빌딩은 문화의 공간이기도 하다. 60층 전망대를 방문한 시민은 서울을 시각적으로 소유하는 체험을 한다. 같은 층에서 열리는 예술 전시는 문화적 풍요로움을 더해준다. 내년에는 세계적인 미술관 퐁피두센터의 분관이 63빌딩에 들어온다.
빌딩의 설계는 미국 업체 스키드모어, 오윙스&메릴과 건축가 박춘명이 맡았다. 종로구 시티은행빌딩도 디자인한 박춘명은 "서울은 15~20m만 파면 반드시 경암(硬巖)이 나온다"며 "뉴욕하고 똑같다"고 말했다. 서울의 지반이 뉴욕처럼 고층 건물을 짓기에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새로운 랜드마크 TP타워와 기존의 초고층 금융회사 사옥이 만드는 서울 여의도의 스카이라인이 뉴욕 맨해튼을 닮아가고 있다. (투자금융부 송하린 서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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