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얼마 없는데…" 한국물 시장서 반복되는 외평채 부담
  • 일시 : 2024-06-03 09:19:44
  • "발행일 얼마 없는데…" 한국물 시장서 반복되는 외평채 부담

    모호한 조달 일정에 고민 깊어지는 기업들

    효용론 비판도 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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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정부의 외국환평형채권(외평채) 발행을 두고 한국물(Korean Paper) 시장 내 불안감이 싹트고 있다.

    당초 시장에서 예상한 6월이 되도록 발행 일정을 확정하지 않으면서 9월로의 연기 가능성마저 거론되고 있다. 이 경우 하반기 한국물 발행을 고심하는 기업들의 조달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기획재정부는 기업들의 조달에 불편함이 없도록 윈도우를 최대한 열어두겠다는 입장이지만 관련 업계의 우려는 쉽사리 가시지 않는 모습이다.



    ◇불확실한 외평채 시기, 한국물 조달 변수 부상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번 달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에 예정된 공모 달러화 채권 북빌딩(수요예측)은 KDB산업은행과 LG에너지솔루션, 한국가스공사 정도다.

    LG에너지솔루션과 한국가스공사가 이달 마지막 주 북빌딩을 계획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이번 달에만 3주가량 KP 달러채 발행시장이 공백기를 맞는 셈이다. KDB산업은행은 현재 주관사단 선정에 돌입해 구체적인 조달 일정까진 확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달 시장이 주춤해진 배경 중 하나로 외평채를 꼽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4월 외평채 발행을 위한 주관사단을 선정한 후 현재까지 조달 일정을 확정하지 않고 있다. 앞서 당초 6월 발행이 예상됐던 터라 발행사들은 이와 겹치지 않기 위해 아예 이번 달 전체를 피하곤 했다.

    문제는 공모 한국물은 발행일이 제한된다는 점이다. 한국만의 독특한 특징 중 하나인 윈도우 제도로 인해 발행사는 사전에 기획재정부로부터 북빌딩 날짜를 받아야 한다. 윈도우에 맞춰 정해진 날짜에 투자자 모집을 해야 하는 데다 해외 채권의 경우 135일룰 등도 따라야 해 더욱 발행일이 제한된다.

    더욱이 미국 인플레이션 지표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이 채권시장 전반에 미치는 파급력이 커진 터라 관련 이벤트도 부담되는 실정이다. 7월 말부터 8월까진 여름휴가 시즌으로 해외 투자자 모집이 녹록지 않아진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전후해 또다시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터라 3분기부터의 조달 여건 또한 가늠할 수 없다.

    발행할 수 있는 일정이 많지 않지만, 외평채 조달을 둘러싼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면서 한국물 시장의 우려는 깊어지고 있다. 특히 외평채 발행이 6월을 넘길 경우 9월 조달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이때 다시 윈도우를 둔 눈치싸움이 펼쳐질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장고 끝에 달러채를 찍지 않은 데 이어 올해는 조달 시기를 계속 구체화하지 않고 있어 외화채 발행을 준비하는 기업들의 긴장감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외평채가 6월에 등장하지 않을 경우 9월이 유력한데 이때는 하반기 한국물 조달이 가장 활발한 시기라는 점에서 시장에 미치는 부담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시장 리스크 된 외평채…벤치마크 역할 이견

    외평채는 발행 때마다 꾸준히 시장에 혼선을 주곤 했다.

    윈도우를 부여하는 기획재정부가 직접 발행을 준비하는 만큼 발행사들은 외평채를 피해 조달 시기를 잡아야 했다. 외평채 등장이 예정된 해마다 해당 채권의 발행 시기가 시장의 화두로 자리매김한 배경이다.

    더욱이 올해는 당초 발행할 것으로 예정된 6월이 될 때까지도 일정이 확정되지 않으면서 혼선이 더욱 커졌다. 이번 달을 염두에 두던 곳들은 기다림 끝에 먼저 다른 시기를 검토하곤 했다.

    기획재정부 역시 이를 인지하고 기업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기업들의 외화 조달에 불편을 주지 않도록 윈도우를 최대한 열고 있다"며 "기업들의 발행에 차질이 없도록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역시 한국물 대표 발행사라는 위상을 고려해 시장 상황에 대한 꼼꼼한 모니터링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외평채의 벤치마크 역할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조달 환경이 녹록지 않을 때 발행에 나서면 다소 높은 금리를 감수해야 하는데, 이는 이후 한국물 전반의 비용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시장 분위기를 살피면서 보다 신중하게 접근하는 모습이다.

    다만 외평채 역할 자체에 대한 회의론도 나온다. 이미 한국수출입은행과 KDB산업은행이 한국물 벤치마크 역할을 충분히 하는 데다 오히려 외평채 발행을 전후해 한국물 시장 혼선 등의 부작용만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정부채를 발행하는 곳을 보면 선진국은 거의 없고 개발도상국 정도"라며 "한국의 경우 외평채 펀딩이 필요한 나라가 아닌 데다 자금이 유입된다 해도 큰 차이를 가져오지 않는 규모"라고 지적했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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