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팍팍해진 살림살이…열심히 벌어도 실질소득은 감소
  • 일시 : 2024-06-05 08:42:31
  • 고물가에 팍팍해진 살림살이…열심히 벌어도 실질소득은 감소



    [https://youtu.be/uvAJ07NUm6A]



    ※이 내용은 6월 4일(화) 오후 4시 연합뉴스경제TV의 '경제ON' 프로그램에서 방영된 콘텐츠입니다. (출연 : 최욱 연합인포맥스 기자, 진행 : 이민재)



    [이민재 앵커]

    직장인들이 흔히 하는 푸념 중에 '내 월급 빼고 다 오른다'란 말이 있는데요. 최근에 통계청이 발표한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이런 말이 농담으로만 들리진 않습니다. 고물가 상황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가계 살림살이가 팍팍해지고 있는 게 통계로도 나오고 있는데요. 올해 1분기 소득 지표가 안 좋게 나왔다고요.



    [최욱 기자]

    통계청은 분기별로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발표하는데요. 가계동향조사는 가계의 살림살이가 어떤지 알아보기 위해 매월 전국 약 7천200가구를 대상으로 소득과 지출 실태를 파악하는 조사입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소득과 지출 통계뿐만 아니라 얼마나 많은 가구들이 흑자나 적자 상태인지 알 수 있는 가계수지 지표도 공개가 되는데요. 소득 지표를 토대로 현재 소득분배 상황에 대한 진단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시의성이 있는 통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발표된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의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12만원으로 조사됐는데요. 작년 1분기보다 1.4% 정도 증가한 수치입니다.



    [앵커]

    일단 가계소득이 늘긴 늘었군요.



    [기자]

    네. 소득 지표는 크게 명목소득과 실질소득으로 나눌 수 있는데요. 방금 제가 말씀드린 건 명목소득이 늘었다는 얘기입니다.

    실질소득은 명목소득에서 물가상승률을 제외한 수치를 말하는데요. 1분기 물가상승률이 3.0% 정도였는데, 이를 대입해보면 실질소득은 1.6% 감소한 것으로 나옵니다.

    쉽게 말해 직장인들의 월급이나 자영업자들의 소득이 조금 늘었어도 3%대의 고물가를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소득이 줄었다는 얘기가 되는데요.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해도 물가 때문에 주머니 사정이 나아지지 않는다는 게 지표로도 어느 정도 확인된 셈입니다.



    [앵커]

    실질소득이 1.6% 줄었다는 건 그냥 숫자로만 봐도 좋지 않아 보이는데요. 얼마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인가요.



    [기자]

    가계동향조사에서 발표되는 통계들은 보통 같은 분기를 기준으로 비교를 합니다. 왜냐하면 분기별로 계절성이란 게 있기 때문인데요.

    그러니까 올해 1분기 통계의 비교 대상은 과거 연도의 1분기 수치가 되는 건데요. 시계열을 쭉 봤더니 2017년 –2.5%를 기록한 이후 7년 만에 가장 큰 폭의 감소였습니다. 2021년 –1.0% 이후 3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기도 하고요.



    [앵커]

    소득에도 여러 종류가 있을 텐데요. 구체적으로 어디서 문제가 생긴 건가요.



    [기자]

    방금 말씀해주신 대로 가계소득에는 근로소득, 사업소득, 이전소득, 재산소득 등이 있습니다. 이 중에서 가장 비중이 큰 것은 근로소득인데요. 64% 정도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합니다.

    다음으로 사업소득과 이전소득이 각각 17%와 16% 수준인데요. 이자소득 등을 포함한 재산소득은 1% 정도로 비중이 크진 않습니다.

    여기서 이전소득에 대해 추가로 설명을 드려야 할 것 같은데요. 이전소득은 경제활동과 상관없이 받는 소득을 말합니다. 대표적으로 정부에서 받는 지원금이나 보조금, 연금 같은 게 이전소득에 포함됩니다.

    올해 1분기에는 실질근로소득의 감소 폭이 –3.9%로 비교적 컸습니다. 1인 가구를 포함해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인데요. 반면 실질사업소득과 실질이전소득은 각각 5.7%, 2.7% 증가한 것으로 나왔습니다.



    [앵커]

    1분기에 근로소득이 이렇게 줄어든 특별한 이유라도 있을까요.



    [기자]

    사실 아무리 직장인들이 월급이 안 오른다고 푸념해도 임금이 삭감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거든요. 그런데 1분기에는 실질소득이 아닌 명목소득 기준으로 봐도 근로소득이 1.1% 줄었습니다.

    어떤 가구에서 근로소득이 줄었는지 봤더니 의외로 소득 상위 20%를 뜻하는 5분위 가구에서 명목근로소득이 유일하게 마이너스인 것으로 나왔는데요. 5분위 가구의 명목근로소득 감소율이 –4%였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고소득 가구에서 임금이 줄었다는 건데요. 원인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기자]

    일반적으로 대기업들은 연초에 상여금을 지급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작년에 기업들의 영업실적이 안 좋았던 영향으로 상여금이 지급되지 않은 곳들이 좀 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DS부문은 지난해 적자를 내면서 초과이익성과급 지급률을 0%로 책정했습니다. 쉽게 말해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은 것인데요.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등 다른 주요 대기업들도 성과급을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획재정부에서 배포한 가계동향조사 결과 분석 자료를 보면 올해 1~2월 상용 특별급여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5% 줄어든 것으로 나옵니다.

    아무래도 대기업 종사자들이 속한 가구라면 소득 수준이 꽤 높을 텐데요. 연초 상여금이 삭감된 것이 5분위 가구의 근로소득 감소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대기업 상여금이 축소된 것이 다른 지표에도 영향을 미쳤다고요.



    [기자]

    네. 맞습니다. 앞서 대기업들의 상여금이 줄어들면서 고소득 가구의 근로소득이 줄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반면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명목근로소득은 6.6% 늘었습니다.

    제가 5분위와 1분위를 따로 언급한 이유는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이란 개념을 말씀드리기 위해서인데요. 이 지표는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을 가구원 수로 나눈 뒤 5분위의 소득이 1분위의 몇 배인지를 보는 것입니다.

    올해 1분기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98배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0.47배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이렇게 배율이 낮아지면 상하위 소득 격차가 줄어서 소득분배가 개선됐다는 의미입니다. 대기업들이 상여금을 줄인 게 소득분배 지표가 개선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는 거죠.

    제가 방금 처분가능소득이란 낯선 용어를 언급했는데요. 처분가능소득은 전체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뺀 것을 말하는데, 가구에서 실제로 쓸 수 있는 돈을 가리킨다고 보시면 됩니다.



    [앵커]

    저소득 가구가 돈을 잘 벌어서 소득분배가 개선된 게 아니라 고소득 가구가 돈을 적게 벌어서 소득분배 상황이 나아졌다는 거네요. 정부의 정책으로 소득분배가 개선됐다고 보긴 어려운 상황 같아 보이는데요.



    [기자]

    네. 제가 볼 때에도 올해 1분기 소득분배 지표를 평가할 때에는 이런 전반적인 상황을 모두 고려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대기업 상여금 축소는 일시적인 요인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올해 기업들의 실적이 다시 좋아져서 내년 초에 상여금이 다시 지급되면 소득분배 지표는 다시 나빠질 수 있거든요.

    그래서 분기 단위로 발표되는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만 보고 소득분배 상황을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고요. 정부에서도 "분기별 가구소득은 계절성, 변동성 등이 있어서 5분위 배율을 통해 소득분배를 분석하는 것은 주의가 필요하다"고 공지하고 있습니다.



    [앵커]

    실질소득과 소득 5분위 배율 얘기를 오래 했는데요. 이 외에 또 눈에 띄는 지표들은 없었나요.



    [기자]

    우리 사회의 조금 씁쓸한 단면이기도 한데요. 적자가구 비율이란 지표가 있습니다. 처분가능소득보다 소비지출이 많은 가구를 적자가구라고 부르는데요.

    올해 1분기 적자가구 비율은 26.8%였습니다. 1년 전보다 0.1%포인트 올라간 수치인데요. 문제는 우리 경제의 허리라고 할 수 있는 중산층에서 적자가구가 많이 늘었다는 점입니다.

    소득 상위 20~40%인 4분위의 적자가구 비율은 1년 전보다 2.2%포인트 상승한 18.2%로 조사됐습니다. 소득 상위 40~60%인 3분위의 적자가구 비율은 17.1%였습니다. 중산층 5가구 중 1가구가 적자 살림을 꾸렸다는 얘기가 되는데요.

    참고로 소득 하위 20%인 1분위의 적자가구 비율은 60.3%나 됩니다. 1년 전보다 2.0%포인트 내려갔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고요.



    [앵커]

    번 돈보다 쓴 돈이 많은 가구 비중이 이렇게나 높았군요.



    [기자]

    적자가구가 늘어나는 배경에는 고물가와 고금리가 있는데요. 높은 물가와 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가계의 소비와 이자비용 등 지출은 증가하고 있지만, 소득이 이를 상쇄할 만큼 늘지 못하는 게 문제인데요.

    가계의 소비지출 쪽을 보면 식료품·비주류음료가 1년 전보다 7.2% 늘었고요. 음식·숙박은 5.8%, 오락·문화는 9.7% 늘었습니다. 이 중에서 식료품이나 음식 지출이 증가한 것은 고물가의 영향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또 비소비지출에선 이자비용이 11.2%나 늘었습니다. 고금리의 영향으로 가계의 이자비용이 급증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연합인포맥스 정책금융부 최욱 기자)

    ※본 콘텐츠는 연합뉴스경제TV 취재파일 코너에서 다룬 영상뉴스 내용입니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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