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섭의 중소기업 킵고잉] 中企 인력난, '구인부터 정착'까지 바라봐야
  • 일시 : 2024-06-05 10:10:00
  • [김규섭의 중소기업 킵고잉] 中企 인력난, '구인부터 정착'까지 바라봐야



    법원 통계 월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법인의 파산 및 회생 접수 건수는 각각 1천657건, 1천24건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회사를 청산하거나 채무 탕감을 바라는 중소기업이 하루에 7개 남짓 생기고 있는 셈이다. 대부분의 중소기업 대표자들은 위기의 순간에 다다라서 금융기관을 찾아온다. 그들은 한결같이 "절박하다", "잘 몰라서 찾아왔다"고 말한다. 중소기업을 위한 정부 정책 및 은행의 상품과 서비스가 다양하지만, 막상 어려움에 처한 중소기업 경영인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헤매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인터넷에서 정보를 쉽게 찾을 수도 있겠지만, 자신의 상황에 맞는 정보를 제대로 찾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본 기고는 중소기업이 계속기업으로 '킵 고잉'(Keep Going)할 수 있도록 다양한 주제를 정해 논의하고자 한다. 첫 번째 주제는 최근 들어 중소기업의 가장 큰 고민거리가 되고 있는 심각한 인력난이다.

    ◇ 중소기업의 심각한 인력난

    중부고속도로 곤지암나들목 근처. 반도체 부품업체 A사 대표는 본사가 있는 이천이 아닌 서울로 출근을 하고 있다. 오늘은 신입 직원을 뽑는 면접 날이기 때문이다. 최근 A사는 서울에 '면접용 사무소'를 차렸다. 이천에서는 면접 기회 자체가 적다 보니, 서울로 직접 발걸음을 옮긴 것이다. 과감한 선택에도 A사 대표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신입 직원을 어렵게 뽑아도 출퇴근 거리가 또 하나의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A사는 셔틀버스를 운영할 여력은 없어, 대신 카풀 지원금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방식을 시도해보고 있다. A사 대표는 "인력 문제가 가장 큰 고민"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A사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최근 중소기업 인력난은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첫 시작은 구인난에서 비롯된다. 지난 12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직종별 사업체 노동력 조사'에 따르면 작년 3분기 300인 미만 규모 사업체의 미충원율은 12.1%에 달했다. 전체 기업의 미충원 인원 중 92%가 300인 미만 중소기업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중소기업의 심각한 구인난을 엿볼 수 있다.

    직원을 채용한 후에도 긴장을 늦출 수는 없다. 채용한 인력을 유지하지 못하면 기업은 또다시 인력 부족과 구인난이라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즉, 현재의 인력난은 단순히 구인 문제를 넘어 직원이 회사에 안정적으로 정착하는 과정에서의 어려움까지 포함하고 있다. 특히, 최근 구직자와 직원의 기대치가 높아지면서 중소기업의 부담은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의 '2023년 경제활동인구조사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를 보면, 취업자의 직업 선택 시 주요 고려사항으로서 근무 여건을 택한 비중(31.5%)이 임금 수준(26.8%)을 크게 웃돌았다. 직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임금 외에도 주거복지·유연근무 등 다양한 비임금적인 근로 여건이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정부는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해소하고자 외국인 인력 확대를 전면에 내세웠다. 19만명에 달하는 외국 유학생에 대해 구인·구직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온라인 인재 매칭, 직무교육, 취업 연계 등을 일괄 지원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방안은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해결하는 의미 있는 발걸음이 될 수 있다. 다만, 중소기업 인력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구인과 정착까지 고려한 종합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중소기업 구인·구직 플랫폼을 활성화하는 것은 물론 중소기업 근로자와 경영인 등 주체별로 관리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우선, 중소기업 근로자가 중소기업의 이점을 잘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그 예시로, 중소기업에서만 누릴 수 있는 혜택과 지원금을 한곳에 모은 '통합 멤버십 애플리케이션'을 들 수 있다. 중소기업 근로자가 재직 기업과 개인 정보를 입력하면 그에 맞는 정책과 혜택을 매칭해 근로자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중소기업 경영인이 인력을 잘 유지할 수 있도록 주거복지 정책 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중소기업 밀집 지역 내 통근버스 운영 및 기숙사 용도의 임대주택 공급이 확대된다면, 중소기업은 주거복지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장기근속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실업급여 제도와 외국인고용법의 개편도 필요하다. 실업급여 지급 시 단기근무자와 장기근무자의 격차를 확대하는 한편, 외국인 근로자 역시 장기근속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더불어 정부의 노력에 발맞춰 중소기업도 과감한 체질 개선 의지를 보여야 한다. MZ세대를 유입하기 위해 실현가능한 업종과 직무를 중심으로 유연근무제도를 실시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다.

    한편, IBK기업은행은 중소기업 인력난 해소를 위해 중소기업 전문 취업포털 사이트 'i-ONE JOB(아이원잡)'을 활성화하고 있다. 아이원잡은 구직자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AI 일자리 자동 추천 서비스 및 중소기업 맞춤 채용공고 등록, 법정의무교육 등 전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또한, 아이원잡을 통해 정규직으로 채용 또는 정규직 전환 후 3개월 이상 고용유지 중인 기업에는 50만원의 금융 포인트를 지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매년 중소기업 임직원의 복지 증진을 위해 온오프라인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문화복지 바우처(기업 단위 신청·1인당 10만원씩 최대 200만원)를 지원하고 있다. 더 자세한 사항은 아이원잡 홈페이지(www.ibkonejob.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중소기업의 인력난은 중소기업의 생존과 결부되어 있다. 중소기업에서 일하고 싶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적극적인 자구적 노력뿐만 아니라, 정부·국책은행 등 전방위적인 노력과 지원이 필요하다. 다음에는 중소기업이 디지털금융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주제로 찾아뵙도록 하겠다.

    (김규섭 IBK경제연구소 연구소장·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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