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정책 차별화 본격화①] ECB의 '독립'…지역별 동향은
  • 일시 : 2024-06-07 08:47:32
  • [통화정책 차별화 본격화①] ECB의 '독립'…지역별 동향은



    [※편집자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아직 금리를 내리지 않고 있지만, 유럽중앙은행(ECB)과 캐나다중앙은행(BOC)이 금리 인하를 단행하는 등 주요국 통화정책의 차별화가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이에 주요 지역 중앙은행 금리 정책의 현황과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에 미칠 영향을 진단한 기사를 송고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보다 선제적으로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글로벌 통화정책 '비동조화(디커플링)' 추세를 본격화했다.

    주요국 중에서는 스위스가 3월, 스웨덴이 5월, 캐나다는 이달 5일에 금리 인하에 동참한 바 있는데, 하반기 통화정책 전환(피벗) 분위기가 더욱 팽배해질 수 있을지 주요 권역별 동향에 시선이 모인다.

    ◇ 유럽에서 시작된 피벗…추가 인하 가능성은

    7일 서울 채권시장에 따르면 ECB는 전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하한 4.25%로 결정했다.

    ECB는 지난해 9월 회의 이후 물가상승률이 2.5%포인트 이상 하락했고 인플레이션 전망도 크게 개선됐다며 앞선 9개월 동안 금리를 동결한 만큼 이제는 통화정책의 강도를 완화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유로존의 전년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부터 2%대에 머물면서 목표치인 2.0%에 다가선 바 있다. 여기에 각국 경기침체 우려도 불거지자 연준보다 한발 앞서 피벗의 첫걸음을 뗀 셈이다.

    다만 추가 인하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면서 '매파적 인하'라는 평가가 나왔다. 올해 물가상승률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모두 상향 조정해 예상보다 오래 걸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금리인하 시점과 여정의 속도는 불확실하다"며 "디스인플레이션 경로에 있다고 확신하려면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ECB가 7월은 배제하고, 9월경 추가 인하를 단행할 수 있을지 점치고 있다.

    이보다 하루 앞선 지난 5일에는 캐나다중앙은행(BOC)도 기준금리를 기존 5.00%에서 4.7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티프 맥클렘 캐나다중앙은행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있다는 추가적이고 지속적인 증거가 나오고 있다며 더는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할 필요성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추가 인하 기대에 대해서도 합리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캐나다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지난 2022년 6월 8.1%까지 올랐으나, 지난 4월 2.7%로 둔화했다.

    이미 유럽에서는 일부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하에 속속 나서면서 피벗 분위기가 본격화됐다.

    앞서 스위스중앙은행은 지난 3월 기준금리를 1.75%에서 1.5%로 인하했고, 이어 스웨덴 중앙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4%에서 3.75%로 낮췄다.

    이외의 지역에서는 중국이 이미 지난해 6월 기준금리 격인 중앙은행 대출우대금리(LPR)를 인하하기 시작했으며, 멕시코도 3월에 금리를 내렸다.

    ◇ 연준은 '신중모드'…글로벌 차별화 언제까지

    다만 여전히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서둘러 내릴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유럽 주요국들과 궤를 달리하고 있다. 일부 연준 인사의 경우 금리 인상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최근 미국의 노동시장과 인플레이션이 둔화 조짐을 보이면서, 시장은 연준의 첫 금리 인하 시기를 9월로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금리 선물 시장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이상 인하할 확률을 68.3%로 반영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덜 둔화한 것으로 나타난 영국의 경우도 6월은 건너뛰고 8월까지 기다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영국의 4월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3% 상승하면서 시장 예상치(2.1%)를 상회한 바 있다.

    우리나라와 통화정책 연관성이 높다고 여겨지는 호주와 뉴질랜드의 경우 연말까지 금리 인하가 쉽지 않아 보인다.

    호주의 경우 여전히 뜨거운 인플레이션으로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4월 CPI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3.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시장 예상치(3.4%)를 상회했다. 미셸 블록 호주중앙은행(RBA)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 굳어질 경우 중앙은행이 주저하지 않고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 채권시장 참여자는 "그간 ECB의 '매파적 동결' 가능성을 예상해왔는데, 추가 인하 가능성이 얼마나 열리느냐를 살펴봐야 한다"이라며 "한차례 시험적 금리 인하보다도 추세적인 여러 차례 금리 인하가 단행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관점에서 다음주 FOMC에서 점도표 조정이 얼마나 있느냐도 관건이다"고 말했다.

    주요 국가별 정책금리 추이


    jhson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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