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정책 차별화 본격화③] 글로벌 금리 인하 행진 속 원화 영향은
  • 일시 : 2024-06-07 08:47:34
  • [통화정책 차별화 본격화③] 글로벌 금리 인하 행진 속 원화 영향은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하'에도 유로화가 강해졌지만, 원화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당분간 높은 달러-원 환율이 지속될 경우 한국은행의 선제 금리 인하도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강하다.



    ◇ECB 금리 '매파적 인하'…유로화 가치 상승

    7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ECB는 전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춘 연 4.25%로 결정했다. 2019년 9월 이후 4년 9개월 만의 인하로, 스위스와 스웨덴, 캐나다 등에 이어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대열에 합류했다.

    하지만 이번 인하에도 불구하고 유로화는 오히려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ECB가 올해와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일제히 상향 조정하면서 추가 인하 기대감이 낮아진 탓이다.

    ECB는 올해 유로존 물가상승률 전망을 기존 2.3%에서 2.5%로, 내년은 2.0%에서 2.2%로 높였다. 근원 물가 전망치도 올해 2.6%에서 2.8%로, 내년 2.1%에서 2.2%로 상향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임금 상승률 확대로 국내 물가 압력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며 "물가상승률이 내년까지 목표치(2%)를 웃돌 가능성이 크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ECB의 추가 인하 가능성이 작아진 것으로 보고 유로화에 강세 베팅을 늘리고 있다. ECB 회의 이후 유로-달러 환율은 1.0862달러에서 1.0892달러로 올랐다.



    ◇강한 유로화, 원화 약세도 제한할까…亞 통화가 중요

    유로화 강세에도 불구하고 원화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원화는 유로화보다는 엔화, 위안화 등 아시아 통화와 동조화 현상을 보여서다.

    연합인포맥스 통화별 상관계수(6418)에 따르면 달러-원은 올해 들어 달러-엔과 가장 강하게 연동하고 있다. 달러-엔과의 6개월 상관계수는 0.85에 달한다. 반면 유로-달러 환율의 상관계수는 마이너스(-) 0.58로 상관관계가 그리 강하지 않은 모습이다.

    시계열을 3개월로 좁혀봐도 달러-엔과의 상관계수는 0.72, 유로-달러와는 -0.29에 불과하다.

    외환시장에서는 한국의 수출 회복세, 양호한 1분기 성장률에도 원화가 강세를 나타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은행의 외환 딜러는 "한국의 1분기 성장률이 예상을 큰 폭 웃돌았지만, 일회성 요인일 뿐 지속가능성에는 의문이 크다"라며 "무역수지 호조세지만 수입 감소 폭을 고려하면 그리 좋다고도 볼 수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내국인 해외 증권투자와 북한 리스크 등 원화 고유의 약세 요인도 있고 무엇보다 위안화와 엔화가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원화만 강해지기가 어렵다"라며 원화가 유로화 강세에 동조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투자대조표에 따르면 1분기 내국인의 해외증권투자 잔액은 9천45억 달러로 전 분기보다 469억 달러 늘었다. 글로벌 주가 상승 평가차익 등 비거래요인도 있었지만, 신규 투자 규모로 볼 수 있는 거래 요인에 의해서도 244억 달러 늘었다. 월평균 80억 달러가 달러 매수 유인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한은 선제 인하 가능할까…연준 행보가 관건

    ECB의 선제 금리 인하에도 유로화 가치가 버티면서 한은의 선제 금리 인하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지기 전까지 한은의 선제 행동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원화 약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섣불리 인하 시그널을 내면 오히려 달러-원 상승 압력만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한 증권사의 외환 딜러는 "한은의 금리 인하는 올 4분기나 돼야 가능할 것으로 본다"라며 "국내 경기와 물가 흐름 등을 고려할 때 서두를 필요가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연준의 금리 인하로 달러 약세 기조가 예상되는 시점까지 인하 카드는 유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은행의 외환 딜러도 "현재 200bp의 금리 역전 폭에도 차익거래 유인은 남아있는 편"이라면서도 "금리차가 더 벌어지면 지속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선제 금리 인하는 불안 요소가 많다"라며 "유럽 중앙은행처럼 선제 인하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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